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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주 '산송(山訟)'

경주 최씨의 후손인 최형준이 죽어 선산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형준은 혼백이 된 아버지와 어머니, 조부모, 그 외 친척들을 만난다.  아버지는 화장(火葬)을 해 얼룩덜룩한 상복차림으로 등장하고,  나이도 늙수그레해 보이는데,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작고했는지  아버지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부녀자들도 마찬가지다.  할머니는 젊어 보이는데, 딸은 꼬부랑 할머니다.  형준이 혼령들과 조우하던 중 경주 최씨 가문의 선산을  남평문씨 가문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리학 교수인 최형준도 그런 조상들의 요청으로 교통사고사를 당해 죽은 걸 알게 된다. 40대 중반 한창 때 죽은 그는 부모, 조부모 등 선조의 위세에 눌려 이 산송(山訟)에 참전하게 된다 양 가문의 혼백들이 선산에 떼지어 등장한..

한국희곡 2024.09.10

박한별 'EXIT: 출구는 저쪽입니다'

난 항상 평범한 학생이었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했다.  적당한 성적과 적당한 학벌 그리고 적당한 직업을 가지기 위해,  낙오되지 않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했다.  노력하지 않는 적당한 미래를 꿈꾸며...  펜데믹으로 입학 후 절대평가였던 시험은 처음으로 상대평가로 바뀌었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선  교양수업과 전공수업을 모두 준비해야 했다. 나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입시와 학점경쟁을 지나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해 또다시 그 지난한 경쟁을 해야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생애 처음 컨닝을 했다. 그리고 들켰다. 팽팽했던 내 인생이 팽그르르 꼬였다.  빌어먹을 내 인생. 인생에 있어서 처음 컨닝을 한 '나' 가 같이 부정행위를 한  대학생들과 함께 징계위원회를 기다리면서 벌어지는 얘기..

한국희곡 2024.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