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한별 'EXIT: 출구는 저쪽입니다'

clint 2024. 9. 10. 10:27

 

난 항상 평범한 학생이었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했다. 
적당한 성적과 적당한 학벌 그리고 적당한 직업을 가지기 위해, 
낙오되지 않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했다. 
노력하지 않는 적당한 미래를 꿈꾸며...  
펜데믹으로 입학 후 절대평가였던 시험은 처음으로
상대평가로 바뀌었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선 
교양수업과 전공수업을 모두 준비해야 했다.
나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입시와 학점경쟁을 지나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해 또다시
그 지난한 경쟁을 해야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생애 처음 컨닝을 했다.
그리고 들켰다.
팽팽했던 내 인생이 팽그르르 꼬였다. 
빌어먹을 내 인생.

 



인생에 있어서 처음 컨닝을 한 '나' 가 같이 부정행위를 한 
대학생들과 함께 징계위원회를 기다리면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목숨을 걸고 작은 희망을 향해 달리는 8명의 대학생들,
다양한 캐릭터의 대학생들이 같이 혹은 따로 자기의 말을 한다.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조금은 절박하게 사유하는 
'나'라는 인물을 통해 오늘날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칫 심각한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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