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2

윤미현 '크림빵을 먹고 싶었던 영희'

때는 1960년대 중후반. 마님 댁의 일을 돌보며 살아가는 영희네 가족, 마님이 좋아하는 오리를 키우며 오리를 잡고 탕을 만들어 마님한테 올리는 일에 영희 엄마아빠는 전력을 다한다. 맛있게 먹으면 쌀을 주고, 그것을 끓인 국물이라도 먹고 살 수 있기에. 정성을 다한다. 영희의 꿈은 10원짜리 크림빵을 먹는 것. 1년에 명절 때나 먹는 그 빵을 자주 먹는 것이다. 그러나 영희네의 이 일도 사단이 난다. 영희 오빠와 국민학교 같은 반인 마님네 아들 가래가 거들먹거리자 숯돌로 가래를 때린 것. 그 일로 마님은 득달 같이 영희네로 와서 다 나가라고 한다. 영희 부모는 워낙 어렵게 살아왔고  악의가 없는 순박한 사람들인지라 오히려 그간 고마웠다고  인사까지 하고 나온다. 그리고 영희 엄마아빠는 시장통에 시금치 목..

한국희곡 2024.09.14

호키모토 게이코 '주머니 속의 연기'

“누군가가 보고 있어. 당신은 누구시죠?”애매모호하고 형태도 없는 알아차릴 틈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주머니 속의 연기.이 이야기는 실체가 없다. 주머니에 넣었다고는 하나, 어쩌면 넣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아무것도 없는 장소, 그곳에 한 명의 임산부가 등장한다. 이쪽으로 얼굴을 돌린다.상당히 큰 배로 보이는 큰 주머니를 목에 걸고 있다. 만삭이다.출산의 고통. 크고 무거운 배가 그녀를 힘들게 하고 체력을 앗아간다.'내보내자, 내보내자' 라는 노래가 어디선가 들려온다.달려나가자, 생각해 나가자, 튀어나 가자' 출산준비에 돌입한 여성의 자리로한 팀의 남녀가 나타난다. 이쪽으로 얼굴을 돌리는 두 사람,남자는 자상한 모습으로 아이를 받을 위치에 섰다.필사적으로 힘을 주는 임산부. 괴로워하며 소리를 지르고 마침내배에..

외국희곡 202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