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해민’, 아들 ‘유석’은 오늘 자정까지 집을 비워야하고
집의 모든 가구나 옷까지 차압딱지가 붙어있는 상태다.
그러다 액자 뒤에서 사기꾼 아버지가
자신의 무덤에 금붙이를 넣어두었다는 유언을 발견한다.
정확히는 "귀한 것'을 남겨두었다는 유언인데
모두 골드바나 땅문서 쯤으로 생각한 것....
무덤을 파내는 것은 누가 될 것인지 갈등하던 중
사위 ‘정원’이 대리운전을 하다가 사고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래도 갈 곳 없는 가족들은 아버지의 묘를 파서 "귀한 것"을 찾으러 출발한다.
과연 이들의 파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친절한 식구들>은 블랙 코미디의 요소를 잘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자식들과 가족의 화합과 사랑을 바라는 부모세대의
묘한 대립이 결국 무덤을 파고, 그전에 서로 얼마씩 나누기로 하는 둥 웃픈 상황이 펼쳐진다,
‘파묘’라는 파격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기시감이 드는 인물들로
예측 가능한 전개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작품이었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밀도 있는 대화들과,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유머 구사력이 해당 작품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대사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이 평면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해당 스토리는 단막극의 소재로 더욱 적합할 것이라 여겨진다는 의견도 존재하였다.
작가의 말 - 이도경 2022년 <자정의 달방>으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
서로를 사랑하지도, 서로에게 친절하지도 않은 이들이 가족일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집니다. <친절한 식구들>의 아버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자체를 의미합니다. 이런 자본주의 속에서, 가족 관계는 정말 조건 없는 사랑이 따를까요. 세상 끝으로 내몰렸을 때도 과연 이들은 서로를 끝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누구도 '나'의 가족에 대해 정의할 수는 없기에, 이 모든 답은 스스로만이 내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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