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은희 '뉴욕 스토리'

clint 2025. 1. 16. 07:45

 

 

맨하탄에 한인 교포들의 뉴욕 퀸즈의 네일샵.. < NewYork Nails >

거기에서 벌어지는 우리 교포들의 애환을 엮은 이야기다.
돈 벌어오겠다며 미국으로 떠난 남편 찾아 무작정 단체 관광에 섞여 
뉴욕에 왔다는 충청도 아줌마 미카엘라, 고학생 실비아, 소녀 같은 유리언니, 
심술써니, 인정 많은 마리아, 그리고 마네자...  
미카엘라는 신입으로 이 네일샵에 취직하여 영어도 일도 배우며
뉴욕에 적응해 가고 그런 뒤 그만 두고 다른 네일 샵에 경력으로 간다.
그리고 후에 들려 한 얘기는 남편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현지 교포와
위장결혼을 했다가 둘이 눈이 맞아, 자기만 불법체류자가 됐단다. 
그녀들의 눈물, 콧물 섞인 이야기가 판소리로 무대여 펼쳐진다...

 



이 극은 뉴욕 맨해튼의 외형적인인 소개로 시작해, 현지 교포들의 주요 생업 중 하나인 네일숍에서 벌어지는 애환을 소리와 모듬북, 1인 다(多)역의 역할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게다가 판소리로 듣고 보는 이 작품은 판소리의 음악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확실하게 연극성을 충돌시킨 무대라 할 수 있다. [뉴욕스토리]는 순전히 오늘의 이야기다. 더구나 이 땅의 이야기가 아닌 이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이는 판소리 창작의 관점에서 볼 때 설상(雪上)에 가상하는 격일 수도 있고, 반대로 금상(上)에 첨화(添花)하는 격일 수도 있다. 원작을 소리사설로 바꾸면서 원작의 표현들을 훼손시키지 않고, 동시에 바뀐 사설이 소리꾼 이 작창하기에도 거슬림이 없어야한다. 이 작품은 '이국에서 싹트는 여성의 삶'이라 판소리 드라마로 연극과 판소리이 합쳐진 소리극이다. 



하나의 초석이 되는 작업의 의미 - 작·연출 박은희
<판소리>에서 시작된 작업이었다. 1992년 해외에서 돌아온뒤 첫작업은 세계무대에서도 그 독특함과 유일함을 인정받을수 있는 우리의 전통1인극<판소리>를 본격적으로 무대화 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판소리가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었지만 그것은 소리꾼과 부채, 고수 와 북, 그리고 돗자리를 그대로 무대위에 옮겨놓은, 판소리의 음악성에만 의존한 무대 였다. 그래서 판소리의 음악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확실하게 연극성을 충돌시켜 보고자하는 연극 연출가로서의 생각을 해 본것이었다.
「창극과 다르게 1인극의 묘미를 최대한 살리며, 소리꾼과 고수의 역할확대와 무대장치, 조명, 분장, 음향, 보조 출연자 등 모든 연극 방법동원....」
그런데 무엇보다도, 춘향가, 흥부가, 수궁가 등 잘 알려진 레파토리를 새로운 소재로 바꿔 보겠다는 의도로 인해 처음 대본을 쓴 92년부터 약 15년간, 몇차례나 공연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쉽지 않은 이 작업을 선뜻 해보 겠다는 소리꾼을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이번에 써놓은지 15년만에 젊은 소리꾼들을 만나 공연에 이르게 되었다. 특별히 성균소극장이 전통예술전용 공간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여 초청공연까지 하게 되었으니 포기하지 않은 작업의 그 의미를 더 크게 해주었다. "성균소극장이 전통예술전용공간으로 지정된 것과 더불어 시민교육연극센터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관 객 여러분께서 판소리로 듣고 보는 '뉴욕스토리'가 낯설지 않고, 나아가 친숙함까지 느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극단 고향의 제37회 정기공연 '뉴욕스토리'가 우리의 전통예술이 다양한 모습으로 계승발전하는 하나의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박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