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서 늘 보던 친숙한 그 곳 - 삼겹살 집.
오랜만에 만나는 죽마고우 친구와 함께, 이제 시작해보려는 연인과 그리고
지친 하루 업무를 마치고 동료들과의 회식으로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벌어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뜨거운 불판 위 삼겹살과 함께 익어 간다.
이상과 현실의 벌어진 간격만큼 가깝고도 먼 친구와의 사이에서 때론
화가 나가도 하고, 달궈지는 불판처럼 뜨거운 만남에 대한 기대에 술이 자꾸
취하려하고, 직장 내 경쟁과 눈치 속에서 현기증이 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저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면 또 내일을 살아갈 힘이 생긴다.
비계와 살이 삼겹으로 붙어 있는 삼겹살처럼 우리는 그렇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주잔에 희로애락을 담아 마신다.
비오는 겨울 밤,
사장 혼자 요리하고 서빙하고 계산하는 조그만 삼겹살집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첫 번째 이야기 - 우리는 하나다
죽마고우인 재민과 봉수, 그리고 재민의 오랜 순정 수희. 술잔 부딪힐 때마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그들의 속사정은 무얼까?
누군가는 대기업에 들어가 승진을 하고 누군가는 6년째 공무원준비중이다.
사랑도, 결혼도, 승진도, 돈도 무색한 밤. 그들의 순정은 상추 쌈 싸먹듯
어딘가로 사라지는데...
오늘을 살아가는 30대, 과연 우리는 하나일까?
두 번째 이야기 - 맛있는 그라운드
소개팅을 마치고 얄팍한 지갑 사정으로 삼겹살집에 2차온 20대의 커플.
삼겹살을 먹자는 건지 서로의 살을 먹자는 건지...
모호한 이야기들이 각본 없는 드라마 축구플레이로 이어진다.
수비와 공격! 진 빠지는 전략 속에 그들이 향하는 곳은?
삼겹살집에서 펼쳐지는 성(性)과 식(食)의 코미디!
세 번째 이야기 - 다이나믹 영업3팀
중요한 프로젝트를 마치고 옛 팀원이 차린 삼겹살집을 찾은 영업3팀 사원들.
비오는 밤 우산을 잃어버린 듯 무언가 목적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의 고뇌.
하지만 비를 맞고서라도 다시 잠자리에 들고 내일을 준비해야하는 회사원들의 꿀
같은 밤. 도망칠 수도 멈춰 설 수도 없는 그들의 시간처럼 삼겹살은 잘도 익어간다.
그리고 손님이 떠난 자리. 아직 멈추지 않은 겨울의 빗소리 떠난 이들의 자취를 치우며....
남은 삼겹살집 사장님과 단란주점 아가씨의 또 다른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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