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차범석 '소낙비'

clint 2023. 12. 6. 19:18

 

 

차범석 선생의 희곡전집에도 실리지 않은 작품인데, 아무튼 우연히 발견하여 읽어본다.

1960년대 중반쯤 쓴 것으로 추정대는 이 작품은 청소년 공연용 대본으로 적합할 듯하다.

 

임금 체불로 구속된 아버지와 4명의 아들들(성준, 성민, 성찬, 성옥) 그리고 할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가 나오는데구속기간이 늘어지자 할아버지는 작은 아들인 광만을 불러, 대책을 상의한다. 광만은 인맥을 통해 법관들을 만나 뇌물을 주고 집행유예 든 감형을 받아야지, 요즘 세상에 임금 체불은 악덕 사업주로 몰려 대책 없이 기다리다 가는 형님한테 큰 형벌이 내려질 거라고 말한다. 셋째조카인 성찬과도 말다툼한다. 그리고 조카들이 없을 때 부친에게 집문서를 잡히고 돈을 융통해, 빨리 로비를 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아들 4형제는 큰아들은 고교 졸업 후 대학에 떨어져 재수생인데, 군대영장이 나와 기피하는 상황이고 고2 성민은 공부에는 관심 없고 기타를 치며 가수의 꿈을 키우며 매일 집안을 노래로 시끄럽게 하고, 셋째 성찬은 고1로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집안 일에도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이다. 특히 숙부 광만에 불만이 많다. 막내는 국민학교 졸업반. 친구인 길수의 아버지 얘기를 전해주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얘기인 즉, 아버지가 곧 석방될 거란 소식이다. 사업주를 구속시켜 회사가 마비되니 30일 간 유예시켜 임금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애들 얘기를 어떻게 믿느냐며 빨리 집문서를 달라고 다그친다. 그때 밖을 겉돌던 장남도 들어와 뉴스 속보를 알려준다. 같은 내용이다. 상황이 이럴 때 아버지의 석방되었다는 전화가 온다.  동만은 슬그머니 도망간다. 할아버지와 통화를 하고 동만의 비리도 밝혀진다. 그동안 적잖은 돈으로 여기저기 뇌물을 줬다는 건 모두 거짓이고 그가 착복했다는 것. 장남도 재수생이자 군대 기피신분에서 벗어나 입대하고 제대 후 대학시험을 다시 치르겠다고 한다. 그동안 무겁던 분위기가 한차례 소낙비가 지난 후 맑게 갠 것처럼 온 집안에 희망찬 활기가 웃음, 노래와 함께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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