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근삼 '멀어지는 기적'

clint 2023. 12. 5. 07:21

 

 

1963년에 발표된 단막이다. 60년대 초반의 작품이라 당시의 먹고 살기 어려웠던 국내사회의 여러 면을 볼 수 있다. 단막이지만 작가는 이 작품 속에 여러 이야기를 얽기설기 엮어 놓았다. 그 것이 마지막에는 모두 풀어지는 모양새로 끝나는 비극으로 봐야 한다. 이근삼 작가의 작품 대부분은 코미디가 주류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 중 <욕망><멀어지는 기적>이 비극으로 분류되는 지라 희소성이 있는 작품이다.

 

 

 

무대는 마을과 국도를 잇는 지점에 있는 시골 가게 집. 차를 기다리는 장소.

막걸리 집, 잡화상을 겸한 초라한 오두막집이다.

주인공 명진은 형님 명회와 조카 상복, 그리고 병환중인 아버지를 모시고

이 가게를 도우며 그럭저럭 지낸다.

특히 형은 조카 상복을 낳다가 형수가 후유증으로 죽고 본인마저

시외버스의 부딪혀 한쪽 다리를 잃은 불구자이기에 어쩔 수 없이 고교 졸업 후,

군대 다녀와서 이 가게를 돌봐 주는 것이다.

이 가게 평상에는 동네사람들의 휴식장소 겸 자나다가 들르는 장소로

새소식을 듣는데 제격인 장소이다.

옆집의 대머리 영감네 강도가 들어 돈도 털리고 그 영감과 식모가 죽었기에

동네에 검문이 강화되고 조사 중이란다.

평소 가래(호도같이 주먹에서 굴리는 것) 1개를 잊어버려 형과 상복이는 온집안을 뒤지고 난리다.

명진은 고교 성적도 뛰어났고 본인도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집안 사정에 얽매어 결단을 못했는데 친구들인 길수와 은남이 같이 서울로 가서

뭔가 해보자고 해서 오늘 오후 기차로 서울로 조용히 탈출할 계획이었다.

명진은 집안 누구에게도 그 말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떠날 것이다.

길수와 그 얘기를 하고 있는 사이 잠시 후에, 강 선생이 은남과 온다.

고교 은사님이자 자신들을 이해해준 유일한 선생이다.

강 선생은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 서울로 가는 것에 그 꿈과 계획을 묻는다.

맹목적으로 떠나는 것이 아님을 안 강 선생은 격려하고 간다.

이제 얼마 후, 열차를 타야 한다. 친구들도 모두 집에 알리지 않고 떠나는 것이다.

명진도 상복이에게 공부 잘하라고 말한다.

근데 명회형이 이 자신이 떠나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오늘 가냐?”고 묻는다.

그의 보따리를 열어봤단다.그리고 형과 대판 싸우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형사가 찾아온다. 옆집 대머리영감 살인혐의로 이명회씨를 구속하러 온 것,

그 집에서 지팡이 자국과 없어진 가래1개를 찾았단다.

왜 살인했느냐고 묻고 또 하녀는 왜 죽였으며 훔친 돈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그때 명진이 돌아온다. 기차를 안 탄 것이다.

그의 보따리에서 뭉치돈이 나와서, 차마 떠날 수 없었기에

형은 얼마 전부터 동생이 이 집을 떠날 것을 알고 그에게 노잣돈을 얼마 마련하려고

옆집 영감에 돈을 빌리러 갔다가 병신주제에빌려줄 돈이 어딨어?” 비꼬는 소리를 듣고

욱해서 지팡이로 내리 쳤고,

마침 그 소리에 들어온 하녀도 죽였다고 실토한다

그렇게 끌려가는 형

명진은 멀어지는 기적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형과 조카, 병든 아버지를 돌보기로 한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범석 '소낙비'  (1) 2023.12.06
이윤설 '모든 이에게 모든 것'  (2) 2023.12.05
박환용 '너덜강 돌무덤'  (2) 2023.12.04
장소현 '춘향이 없는 춘향전, 사또'  (2) 2023.12.03
정복근 '산넘어 고개넘어'  (2)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