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무기수가 감방에 갇혀 있다. 그는 오랫동안 감방에 지낸 까닭으로 명태처럼 마르고 쪼그라져 있다. 얼굴은 세월에 닳아 거무튀튀하고, 눈빛은 제주 돌하르방처럼 툭 불거지고 사납다. 그런데, 그의 옆 감방에는 동물도 함께 갇혀 있다. 거기서 이따금 꽥꽥, 우우,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던 어느 날, 용수라는 젊은이가 감방에 들어오게 된다.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에 대한 용수의 반항심은 하늘만큼 크다. 게다가 절름발이 간수는 허허수와 주팔삼 두 사깃꾼을 데리고 나타나는데……. 연극은 공연일 뿐이다. 말 그대로의 의미다. 혹시 당신이 생각하는 연극의 개념이 무색무취의 삶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면 지금 당장 접어두길 권해본다. 단언컨대 연극은 당신을 행운으로 이끌어주지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