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기훈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clint 2023. 12. 7. 13:23

 

꿈을 쫒아 집을 나온 버스 안내양, 그녀를 찾아온 언니, 
그런 언니를 거부하는 동생. 그런 동생을 30년을 기다린 끝에 다시 만난다.
약육강식의 세계를 동경하는 사냥꾼, 사자와 북극곰 등 맹수를 이야기하며 
맹수는 맞바람을 맞으며 목표물을 잡는단다. 
자신도 그 목표물을 잡기위해 맞바람을 맞고 있단다.  
가수의 꿈을 꾸었던 소녀가 오늘 데뷔 무대를 연다, 
노래를 부른다. 대장장이인 아버지의 쇠 두드리는 소리가 싫어 
더 크게 노래부르며 꿈 꾼 가수였고, 
이제 꿈을 이루었나 봤는데 3류술집 여가수였다. 
자신의 세계에 갇힌 복서. 

그는 1라운드 180초를 버티지 못하고 KO당하는 전경기 1회KO패 전적을 가진 복서다.
그가 1승을 올렸고 그 경기를 얘기한다. 
이상의 4개의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가로등이 지켜주는 어디든 어느 골목길에라도 
바로 보이지도 않고 잡힐 것 같지도 않은 실체 없는 꿈을 찾아 헤매는 
우리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야기다.

세 번째 이야기: 가수의 꿈 중에서

 


거리극이란 정형화된 극장과 매표의 제도를 벗어나 도심 일상 속의 거리 그 어느 곳이라도 무대를 삼아 공연하는 연극의 한 양상이다. 정형화된 연극이 비교적 폭넓게 향유되는 서구 사회에서도, 1970년 이래 그들의 근대 이전 연극의 전통으로 회귀하며 극장의 벽을 넘어 거리 속의 환경과 동시대인들과의 확대된 소통이 가능한 거리극이 주창되고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연행의 환경과 미학을 존중하는 마당극이 주창된 것도 비슷한 시기의 일이다. 마당극은 서구적 극장과 제작 및 매표 제도의 한계를 넘어서 공동체의 삶의 현장에 밀착된 주제를 발언하고 해소의 기회를 모색하는 놀이판으로서 발현되었다. 그러나 1980~1990년 초반의 경직된 우리 사회에서 과감하고도 직접적인 정치적 발언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마당극의 연극적 예술성은 위축되기에 이른다. 그에 비하여 마당극과 유사한 계기로 발현한 거리극은 소재나 양식, 공연 공간의 선택 등에서 한껏 자유를 누림으로써 세계 곳곳에서 무한한 확산 가능성을 입증해 보여 왔다. 1997년 야외에서의 공연물들을 묶어 제1회 ‘과천마당극큰잔치’가 열리기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에서도 마당극 뿐 아니라 거리극 유형의 공연이 소개되기 시작한다. 거리극은 동시대인과 사회로부터 소외되어가는 오늘의 우리 연극이 새롭게 사회와 소통하고 새로운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무한히 자유롭고, 효과적인 양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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