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순열 '악령의 시'

clint 2016. 10. 9. 08:07

 

마약을 매개로 한 현대인들의 치부와 번민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작업」제 49회 공연작품 길명일 / 연출

 

- 마약을 통해 현대인의 치부를 드러낸 작품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 평탄해 보이지만 껍질을 벗기면 흠집이 보이는 것이 우리들이다. 정순열 씨는 악령의 시()’에서 친구 사이인 엔지니어 이두영과 사업가 신현철을 통해 현대인의 치부와 번민을 드러내고 파멸로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비극을 조명하려고 시도했다. 정순열 씨는 그간 많은 희곡을 쓴 작가다. 그래서인지 그의 희곡에는 기교가 돋보인다. 평범한 이야기, 다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말하면서도 관객을 지리하게 놔두지 않는다. 장면 장면에 간결하게 삽입되는 그의 기교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두 친구의 집을 좌우 동시에 나타내 장면 전환을 조명으로 신속하게 처리한다. 한쪽은 현실적인 집이요, 또 한쪽은 상징적인 집이다. 집 주인의 성격과 사건의 밀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의도인 것 같다. 새로 얻은 사랑, 의욕에 찬 계획이 결국 허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들은 생의 환멸을 피하기 위해 마약을 찾는다. 마약을 먹는 동기는 속임수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피할 수가 없다.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드는 마약의 문제를 작가는 36세의 사회적 지위도 있는 중년 남자를 희생자로 내세워 경종을 울린다. 마약은 현실과 환상을 혼동케 한다. 연극에서 관객의 참여는 불가결의 요소다. 작가는 종반부에서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도망치는 장면을 작품 속에 연출해낸다. 마약의 공포는 무대에 등장한 인물들뿐만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 우리들에게도 다가오는 것이다. (극작가, 이근삼)

 

 

 

 

정순열

• 47년 1월 23일(음) 목포 출생

• 75년부터 패션 디자이너로 주네패션 경영

• 88년 전업 작가 시작

• 88년 8월 월간문학 신인 문학상 수상 - 희곡 당선 '수술실의 살인'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 88. 12월 제6회 소청 문학상 수상

• 90년 계몽사 아동문학상 200만원 현상공모 아동극 당선 '바다의 소년'

• 9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가작 희곡 당선 '해선망'

• 93년 삼성도의 저작상 500만원 현상공모 장막극 당선 '바다의 뿌리'

• 저서 : 희곡집 '바다의 뿌리' 시집 '시인일기' 발간

• 현 / 계간 '문학춘추' 미술 편집위원 목포 詩 문학회 사화집 편집인 작품 집필에만 전념 단막, 장막으로 미 발표작 30 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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