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3132

페르난도 아라발 '기도'

나이도 사회신분도 알지 못하는 남여가 천진난만하면서도  섬뜻한 대화가 이어지고... 그들 주변에는 관이 있다. 릴베와 휘디오는 자신들이 죽인 아이의 관을 옆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착한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성경을 읽으며 착하게 사는 ‘놀이’를 시작하려 하지만 결국 시들해진다.  두 인물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 같지 않은 천진난만함을 보여주는데,   그들이 열심히 노력한 끝에 찾게된 착한사람의 유형은   성경에 나오는 인물등이다.  그들은 그것에 한가닥 희망을 건다.  그러나 고리타분하기에 싫증이 난다.   는 그의 초기작품의 하나이다. 는 '미스틱 드라마'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짧막한 작품으로서 나이도 사회신분도 전혀 알 수 없는 두 남녀가  그들이 죽인 어린아이의 관 앞에서 이야기를 ..

외국희곡 2024.12.27

F. 뒤렌마트 정진수 번안 '마춘자 여사의 귀향'

극심한 불황으로 거의 파탄지경에 이르른 상태인 도시에 이곳 출신인  세계적 갑부 마춘자여사 가 고향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모든 사람이 그녀를 환영하러 역으로 나가 기다린다.  말할 것도 없이 혹시라도 그녀가 고향을 되살릴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해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 마침내 도착한 그녀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상상을 초월한 거부였다.  거기다 검은 표범 한 마리와 빈 관(棺)하나를 대동한다. 환영만찬에서 마여사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이 도시에 지원하기로 약속하는데,  시민들에게 이 제안은 상상을 초월한 유혹이다. 다만 그 대가로  소녀시절 그녀의 애인이었던 오태환을 죽여 그 시체를 넘겨달라는 것이다.  오태환은 옛날 자기의 아이를 밴 소녀 마춘자를 차버리고 딴 여자와..

외국희곡 2024.12.26

윌리엄 사로얀 '동굴 가족'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철거가 임박한 뉴욕의 한 낡은 극장 무대. 겨울. 그곳에 대왕이라 자처하는 광대, 여왕이라 불리는 배고픔에 병든 여자 그리고 프로복싱 챔피언이었던 전직 권투선수인 "공작"이 살고 있다. 장난감 공장에서 쫓겨나 집 없고 겁에 질린 소녀가 극장으로 뛰어 들어왔다가  공작의 호의로 극장에 같이 머물게 된다.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지만 그들은 과거의 성공을 재현하고 즉흥극을 즐기며 살아가고, 소녀는 점차 공작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중 거리의 흥행사인 남자가 아내의 해산으로 도움을 청하며  극장으로 오게 된다. 하루 벌거나 동냥해 하루를 사는 이들. 대왕은 해산한 애엄마가 허기진 것을 알고 공작에게 동전을 주고는 우유를 사오라고 시키고, 새벽에 나간 공작은 가게를 찾아 헤매다가 우유배달차에..

외국희곡 2024.12.26

데이빗 캠프턴 '그럼....'

황무지가 되어버린 핵폭탄 폭발 이후의 가상 도시...종이주머니를 뒤집어 쓴 두 명의 등장인물이 살아남아 만나는데이들이 산 이유가 종이주머니를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이다.남자는 고교 물리선생... 그의 제자 중에 똑똑한 누군가가 폭탄을 만들었다고 한다.여자는 미스 유럽... 예쁘다는데 그녀의 ... 아니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다.그들은 서로 의지하고 호감을 느끼며 사랑하게 되나 서로 키스조차 할 수 없다.종이를 벗으면 방사선 때문에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이다.이들은 사랑할 수 있을까?    작가는 지구를 파멸시킬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오늘날 우리들 시대에 중요한 논쟁이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우리는 무언가를 하며 또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가, 라고 묻고 있다. 특히 작가는 ..

외국희곡 2024.12.24

클레어 부스 루스 '인형의 집 1970'

무대는 뉴욕 근교의 주택 거실이다.  남편 소오 월드는 아내 노라가 갑자기 외출복 차림에 여행가방을 들고 나타난 사실을 모른 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TV에서는 여권신장에 대한 대담프로가 진행된다. 소오는 여자가 말할 때는 찡그리며 야유하고, 반대로 남성이 강하게 반대하면 좋아라 박수치며 환호한다. 집을 떠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나가려는 로라를 대수롭잖게 보다가 사태가 이상한 걸 느끼고, 가방을 빼앗고 노라를 데려와 소파에 앉힌다. 그리고 둘의 대화가 이어진다. 결혼 13년차. 애들 셋에 다시 임신까지 한 노라. 혼자 애 키우고, 집안청소, 정원가꾸기, 장보고, 식사 준비하고... 그런 그녀가 이제 나 자신을 찾겠다며 일자리를 구해 나가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오는 남자가 생겼냐, 돈은 있냐..

외국희곡 2024.12.23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서 있는 탓에 '폭풍의 언덕'이라 불리는  요크셔 농장의 주인 언쇼는, 리버플에서 한 명의 고아를 데리고 돌아온다.  그는 그 아이에게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자신의 아들인 힌들리,  딸 캐서린(케시)과 함께 키운다. 힌들리는 처음부터 히스클리프를 적대시했으며  사사건건 그를 학대한다. 그러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일종의 원초적인 끈에  의해 서로 굳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아버지 언쇼가 죽자 힌들리의 학대는  더욱 심해지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을 연결하는 끈도 더욱 강해진다.  힌들리는 결혼해 아들 헤어튼을 낳게 되는데, 그의 학대는 처자에게까지 미친다. 우연한 기회에 유복한 지주 린턴 가(家)에 초대 받아가게 된 캐서린,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면서도 오빠..

외국희곡 2024.12.22

F. 뒤렌마트 '당나귀 그림자 재판'

사막을 지나기 위해 당나귀 한 마리를 빌린 치과의사가 뜨거운 볕을 피하기 위해 그림자 속에서 쉬려 하지만 그림자 값을 따로 내라는 당나귀 주인인마부의 요구에 발끈한다. 결국 주먹다짐이 오고 가는 두 사람. 당나귀 그림자 소유권에 대한 재판이 벌어진다. 두 사람은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마을 역시도 이 기괴한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평화롭던 마을은 의사를 지지하는 "그림자 당"과 마부를 지지하는 "당나귀 당"으로 양분되어 피비린내 나는 폭력과 복수가 자행된다.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된 분쟁은 결국 마을이 불타버리는 대참극으로 끝나고 만다. 그러나 사랑과 용서를 노래하는 두 어린 소년과 소녀의 노랫소리에 폐허가 된 마을이 다시 일어서고 서로 화해한 마을 사람들 모두가 희망과 미래를 노래하며 대단원의 막..

외국희곡 2024.12.21

줄리 보바소 '슈베르트의 마지막 세레나데'

멋진 고급 레스토랑.  프란츠 슈베르트가 바이올린으로 세레나데를 연주하는 악사로 나온다. 정복을 입은 웨이터와 요리사가 나와 주문을 받는 곳이다. 이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가 들어온다. 안전모를 쓴 건설노동자와 부잣집 딸 같은 예쁜 여자. 말투도 우락부락하고, 사소한 것에도 흥분하는 남자 알프레드, 교양있는 말투에 젊고, 매력적인 여성, 베베.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시위 도중에 만나 사랑에 빠졌단다. 여기에 해설 같은 상황설명을 하는지, 지문을 읽어주는 남자, D 감독이 있다. 그의 설명대로 상황이 흘러간다. 시위도중 남자를 저지하려는 여자의 행동에 곤봉으로 머리를 쳐서 여자가 쓰러진 것인데, 여자는 신의 섭리라며 애증이 교차하는 상황에도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2번째 만남이 ..

외국희곡 2024.12.20

로버트 앤더슨 '차와 동정'

빌 선생의 집에서 기숙 생활을 하는 톰은 가수를 꿈꾸는 조용한 학생이다.  '시스터보이'란 별명으로 평소 왕따를 당한 톰은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고,   톰을 동정하여 관심을 보이던 빌의 부인 로라는 그런 톰과 얘길 나눈다.  로라는 배우 출신이었고, 동갑내기와 결혼한 남편을 2차대전에 참전, 전사해 잃었고, 그후, 씩씩하고 때론 와일드한 성격의 현 남편 빌과 재혼한 것.  톰은 17세의 민감하고 조용한 학생으로 시와 음악을 좋아하며 혼자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그런 그를 유일하게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로라에게 사랑 비슷한 감정에 빠져든다. 5살때 헤어진 엄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고 가정부 손에서 자랐기에 소극적인 톰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당한다.   특히 학교 선생인 헤리스선생과 해변에서 ..

외국희곡 2024.12.19

장뤽 라가르스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다섯 여자가 집에 있는데 갑자기 한 젊은 남자가 집에 도착한다. 아버지에 의해 쫓겨난 후 몇 해 동안이나 가출하여 소식 없었던 이 집 외아들이다.그동안 세상을 돌다 지친 삶을 마감하고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결국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전혀 생사를 알 수 없도록 소식 단절 상태로 있었지만 식구들이 기다리고 기다려 왔던 그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술 취한 사람처럼, 늙은 이처럼, 곧 쓰러질 것 같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아무 대화도 없이, 그는 지금 어릴 때부터 지내던 자기 방에 돌아와 자고 있다. 쉬기 위해, 죽기 위해, 자신의 길을, 자신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그녀들이 잠든 그의 침대 주변으로 서성댄다. 그를 보호하고 서로 서로를 이해하려 애쓴다. 발소리도 죽이고, 그가 부재하는 동..

외국희곡 2024.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