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줄리 보바소 '슈베르트의 마지막 세레나데'

clint 2024. 12. 20. 11:15

 

 

멋진 고급 레스토랑. 
프란츠 슈베르트가 바이올린으로 세레나데를 연주하는 악사로 나온다.
정복을 입은 웨이터와 요리사가 나와 주문을 받는 곳이다.
이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가 들어온다.
안전모를 쓴 건설노동자와 부잣집 딸 같은 예쁜 여자.
말투도 우락부락하고, 사소한 것에도 흥분하는 남자 알프레드,
교양있는 말투에 젊고, 매력적인 여성, 베베.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시위 도중에 만나 사랑에 빠졌단다.
여기에 해설 같은 상황설명을 하는지, 지문을 읽어주는
남자, D 감독이 있다. 그의 설명대로 상황이 흘러간다.
시위도중 남자를 저지하려는 여자의 행동에 곤봉으로 머리를 쳐서
여자가 쓰러진 것인데, 여자는 신의 섭리라며 애증이 교차하는 상황에도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2번째 만남이 이뤄진 거다.
황당한 얘기지만 D 감독도 비슷한 설명을 한다.
웨이터와 요리사는 혹시 주문을 하지 않을까 기다리고,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연주는 이어진다.

 

 


상황이 깨진 것은 한 아줌마가 꽃을 팔러 와서
남자가 꽃 한다발을 사서 여자에게 준다. 
그러나 여자는 냄새를 맡고는 조화인지 알자 남자에게 말한다,
남자는 화가 나서 웨이터에게 꽃을 판 아줌마를 불러오라 한다.
웨이터는 여기 직원이 아니고 가끔 꽃 팔러 오는 여자라고 하자 
남자는 꽃을 박박 찍어 던져버린다. 그리고 여자와 말싸움이 벌어진다. 

그러자 여자는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D 감독은 남자가 여자의 빰을 때리고... 라는 설명에서
남자는 실행하지 않는다. 여자도 비명을 지르고 나가야 하는데 
남여 모두 D 감독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 
게다가 웨이터도, 요리사도, D 감독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감독이 흥분해서
대본을 팽개치고 사나운 야수처럼 길길 뛴다는 말을 하면 그대로 행동하는
D 감독을 본다. D 감독은 "너희들 모두 파면이야!" 하며 사라진다.
다시 조용해진 레스토랑.
웨이터는 코코넛 밀크를 알프레드와 베베, 그리고 요리사에게 건네고 
프란츠 슈베르트가 훌륭하게 연주하는 동안 함께 마신다.  
그리고 막이 내린다.

 



줄리 보바소가 1972년 발표한 작품으로 1막의 실험극이다.
한 레스토랑을 무대로 연출의 지시대로 작품이 공연되다가
연출의 무리하고 황당한 지시에 배우들이 거역하고
비극을 희극으로 돌려놓는 즉흥극을 펼친다.
1827년에 사망한 프란츠 슈베르트가 무대에서 세레나데를 연주하며
언벨런스한 남녀사이의 사랑, 그리고 웨이터와 요리사...
이들은 모두 코미디를 좋아하는 것 같다.   

 

Julie Bova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