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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 '바다와 아침등불'

거제도 배내포라는 낙후된 작은 포구에 도선감댁 어른으로 불리는 윤노인이 산다.노인의 집안은 조상 때부터 이 곳에서 목선 조선업을 하면서 살아왔다.근년에 와서 철선의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목선 제조업은 폐업상태에 이르렀고,게다가 그곳이 조선 공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원주민들은 땅을 팔고 타지방으로전출하거나 근처 조선소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노인의 목선 공작소도 대기업인 고려조선소 확장계획에 따라 타의에 의해팔아야 할 처지에 있을 때 노인 방 벽장 속에 있는 오래된 가전품인 고서 뭉치를정리하다가 이조 중기 임진난 후에 작성된 통영장사 판옥선 조선도본을 발견하고그의 생의 마지막 사업으로 그것을 복원하기로 결심한다.그러나 자금, 인원, 기술 등의 어려움이 있고 가내의 반발과 외부의 압력으로쉽게 추진될 수가 없는 ..

한국희곡 2025.03.23

유진규 마임극 '빈손'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위와 그것에 반대하는 힘 사이에서  외면과 내면의 충돌을 갖는다. 그리고 힘과 힘 사이에서 벌어지는  공격과 배반과 방관 등의 현상에 영향을 받으면서 그의 몸은 서서히 내부로부터 망가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견딜 수 없게된 그의 몸은  스스로에게 반항하여 온몸을 마비시킨다. 그는 회복을 위한 길을 떠나게 된다.  망가진 몸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 자신이 아닌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다.  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버리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그는 알게된다.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란 것을. ..

한국희곡 2025.03.23

김정숙 '꽃가마'

때는, 병자호란직후  청나라로 끌려간 여인들이 환향녀가 되어 돌아오자 사대부 남자들의  이혼청구소송이 줄을 잇던 때이다.  어두운 밤길을 가는 꽃가마 속에 환향녀 초희가 타고 있다. 그녀는 양반가에 태어나 규수로 자라나.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문세가에 시집을 와 아들까지 낳고 보니 남부러울 것 없었으나  이제 환형녀 신세가 되고 보니 어제의 영화가 꿈일런가 가마를 막아  세우는 남편 이승지가 이제 낯설기만 하다. 가마꾼들은 승지양반이  건네주는 돈주머니를 챙겨들고 자리를 비워준다 양반인 그는 남편이라지만 환향녀인 아내를 위로는 커녕 자결하여  가문을 빛냄이 도리라며 은장도를 건낼 뿐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도 또한 양반가의 자제로서 환형녀인 아내가  살아있고 보면 가문의 수치는 물론이려니와 과거를 ..

한국희곡 2025.03.23

이해조 '자유종'

이 작품의 배경은 1908년 음력 1월 16일 밤 이매경 여사의 집이다. 등장하는 인물은 신설헌, 이매경, 홍국란, 강금운 등 네 사람이다. 이 가운데에서 신설헌 부인이 사회격으로 제일 먼저 토론회를 제의한 다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녀는 먼저 구시대의 유습인 여성의 인종(忍從)과 예속이 타파되어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리고는 여성 역시 새 시대의 의미, 국가와 민족의 앞날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신설헌 여사의 말로 토론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내용은 여권(女權) 문제와 교육을 통한 개화·계몽, 국가 사회의 부강·자주책, 미신 및 계급·지방색 타파 등에 미친다. 먼저 여권 문제에 대해서는 남자가 절대 지배권을 행사하는 우리 사회의 폐습이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와 ..

좋아하는 소설 202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