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악스러운 할머니와, 남편과 사별 후 자식에 집착하는 엄마, 그들의 편애를 독차지하는 오빠까지 재수생 은빈에게 가족은 고추 말리는 냄새 가득한 낡은 빌라처럼 쿰쿰하다. 은빈은 지방대 치대에 붙어, 제 ‘오빠’ 규빈만 위하는 이 집안을 영원히 탈출하려 한다. 열과 성을 다해 독립의 꿈을 키워가던 은빈은, 어느 날 제 복숭아향 립스틱이 자꾸만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만 보니 머리가 나만큼 길고, 어려서부터 만화 세일러문을 좋아했던 우리 오빠가 의심스럽다.그런 오빠 규빈은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은빈에게만 고백한다. 그리고 은빈은 택배를 받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꾸미고 외출하는 일탈까지 규빈을 돕게 된다. 또 은빈 자신의 인생을 양보할 수 없는데, 몰랐던 규빈의 아픔들이 보인다. 과연 은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