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들이 등장해서 궐기대회를 벌인다. 무슨 궐기대회인고 하니, 해방을 맞아 의자들도 정신 똑바로 차려서 친일 반역자가 아닌 애국자들만 골라 앉히도록 투쟁하자는 결의를 다지는 궐기대회다. 여기에는 독립투사의 의자(고물상 의자)를 비롯하여 노조의자, 대학생 의자, 이발소 의자, 카페 소파, 호떡 의자, 냉면집 의자, 고문실 의자, 안락의자에 심지어 비단 방석까지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자기들 이 모셔 앉히던 주인의 성격을 그대로 빌어 의인화된다. 예컨대, 안락의자나 비단 방석은 철 지난 양반 계층을 대변한다는 식이다. 그러면서도 의자 특유의 입장에서 스스로 무생물임을 자처하며 어떻게 하면 이 시대를 올바로 살아 갈 것인가를 토의한다. 대회가 해산을 선언한 후 차례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감투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