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74

구메 마사오 '미우라 제사 공장'

이 작품의 초고는 잡지 『데이코쿠분가쿠(帝国文学)』(1915.4.1)에 (사회극 4막)으로 발표되었는데, 제4막은 미완성인 원고로 게재되었다. 이후 잡지 『주오코론(中央公論)』(1919.7.15., 임시증편 ‘노동문제’호)에 초고를 전면 수정한 개정판을 발표하였고, 이후 발간되는 희곡집 등에는 1919년의 개정판이 실리게 되었다. 1920년 2월에 데이코쿠극장(帝国劇場)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되었고, 이후 다른 극단이 지방 순회공연도 하게 되면서 작품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부분적으로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존 골즈워디(John Galsworthy, 1867~1933)의 1909년 작품인 Strife (일본에서는 ‘쟁투(争闘)’, ‘투쟁(闘争)’ 등의 제목으로 번역되었다)의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

외국희곡 2023.12.09

박홍진 '가스통 할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정세가 불안하자 평소 가스통 할배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장필국은 반공 활동에 더욱 열을 올린다. 반면 사업실패로 대리기사 일을 하고 있는 아들 정석은 아버지 필국의 행동에 항상 불만이다. 필국은 군대시절 자신의 중대장이었던 이인호가 부럽다. 그의 아들 성준은 어엿한 변호사가 되어 있고 인호는 말년을 편안하고 부유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늘도 늦게까지 대리기사 일을 하고 들어와 자고 있는 정석은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떠는 아버지가 짜증난다. 게다가 여동생 연자가 남편에게 매를 맞고 친정을 찾아온다. 정석에게는 아버지나 여동생이 모두 답이 없는 한심한 사람들로 보일 뿐이다. 연자가 친정을 찾은 날은 마침 필국의 생일이다. 연..

한국희곡 2023.12.09

그림 형제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아이를 간절히 원하던 어느 왕과 왕비가 귀여운 딸을 얻게 되었다.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왕은 나라안의 마법사를 초대하기로 했다. 손님을 대접할 황금 접시가 12개밖에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왕은 열두 명의 마법사밖에 초대할 수가 없었다. 초대받은 마법사들은 한 사람씩 공주에게 마법을 걸어 아름다움, 지혜 등 훌륭한 선물을 주었다. 11번째의 마법사까지 선물을 주었을 때, 초대받지 못한 13번째 마법사가 나타나 "공주는 물레 바늘에 찔려 죽을 것이다" 라고 저주를 걸었다. 미처 선물을 주지 않았던 12번째 마법사는 그 저주를 풀 수는 없었지만 대신 죽음이 아닌 100년 동안의 깊은 잠이 들도록 바꾸었다. 왕은 나라안의 모든 물레를 불태우도록 했고,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공주는 무럭무럭 자라나 15..

외국희곡 2023.12.08

원인진 '루나의 욕조'

HIV 양성 확진. ‘민구’가 에이즈에 걸린다. ‘민구’는 한순간에 이방인 안에서도 더 고립되는 존재가 된다. 민구의 애인인 ‘블루’는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자고 말하며 둘은 파티를 계획한다. 조금은 극성스러운 ‘엄마’가 지배하고 있는 민구의 집.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병원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거짓말을 하는 ‘민구’. ‘엄마’는 ‘민구’에게 파티를 제안한다. 사실 엄마가 계획한 파티는 ‘민구’의 동성애를 고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다. 전환치료를 향한 ‘엄마’의 집착과 폭력으로 파티는 점점 엉망이 된다. 엄마와 아빠의 애무, 교회 누나와의 야릇한 세례 등 공포를 환기시키는 장면들이 짧게 교차된다. ‘민구’는 결국 ‘블루’를 떠나 보내게 되고 결국 ‘블루’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국희곡 2023.12.08

기시다 구니오 '옥상 정원'

은 빈익빈 부익부 사회를 살아가는 부부 이야기이다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여유로운 부부, 일찍이 예술의 길에 뜻을 두었으나 겨우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부부, 학창시절 친구인 두 남자는 각자의 아내와 함께 도심 어느 백화점 옥상에서 오랜만에 예기치 않은 재회를 한다. 두 사람은 오랜만의 재회를 서로 기뻐하며 근황을 이야기하게 되지만, 경제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성공한 부유한 부부와 미래의 예술가를 꿈꾸지만 현재는 일이 없어 아내의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먹고사는 가난한 부부의 대화는 점점 더 어긋나고 어색해져 가는데...... 은 인간 이면의 겉치레, 허영심, 질투, 욕심, 자격지심, 비굴함 등의 심리를 묘하게 어긋나는 일상 대화 속에서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을 듯 드러나도록 표현한 작품이다. 물론 ..

외국희곡 2023.12.08

김승철 '셋톱박스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리는 회사원 '남자'. 과중한 회사업무와 결혼준비까지 더해져 그의 컨디션은 요즘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복통을 더욱 심하게 하는 원인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의 셋톱박스. 집에는 있지도 않은 셋톱박스에서 신호가 잡혀 TV요금이 나가고 있다.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복잡한 절차와 ARS시스템의 긴 대기시간을 견뎌가며 통신사에 문의해 보지만 통신사는 '셋톱박스'에서 잡히는 신호를 근거로 그의 민원을 묵살해버린다. 신사 남자'의 복통은 점점 심해지고, 참다 못한 그는 결국 병원을 찾는다. '의사'는 '남자'의 위와 소장에 오랫동안 소화되지 못하고 굳어버린 음식물이 가득 들어차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보인다. 갈수록 심해지는 복통, 자꾸만 번복되는 상사의 업무 지시, 점..

한국희곡 2023.12.07

윤기훈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꿈을 쫒아 집을 나온 버스 안내양, 그녀를 찾아온 언니, 그런 언니를 거부하는 동생. 그런 동생을 30년을 기다린 끝에 다시 만난다. 약육강식의 세계를 동경하는 사냥꾼, 사자와 북극곰 등 맹수를 이야기하며 맹수는 맞바람을 맞으며 목표물을 잡는단다. 자신도 그 목표물을 잡기위해 맞바람을 맞고 있단다. 가수의 꿈을 꾸었던 소녀가 오늘 데뷔 무대를 연다, 노래를 부른다. 대장장이인 아버지의 쇠 두드리는 소리가 싫어 더 크게 노래부르며 꿈 꾼 가수였고, 이제 꿈을 이루었나 봤는데 3류술집 여가수였다. 자신의 세계에 갇힌 복서. 그는 1라운드 180초를 버티지 못하고 KO당하는 전경기 1회KO패 전적을 가진 복서다. 그가 1승을 올렸고 그 경기를 얘기한다. 이상의 4개의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가로등이 지켜주는 어..

한국희곡 2023.12.07

박홍진 '격리'

원인 미상의 전염병으로 아파트에 격리된 부부. 전염병의 규명이 안 되니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고 걸리면 죽는다.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은 정부 당국에 의해 어딘가로 끌려갔고… 아이들은 보호되고 있는지 죽었는지 전혀 모른다. 이들은 정부의 공식 채널 외에는 방송도, SNS도 전화도 모두 통제된 채 그냥 집에만 갇혀 있다. 집에 먹을 음식도 거의 없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마치 코빅19 펜데믹 때 중국 우한성 같은 상황이 우리의 대도시에 발생해 원인도 이유도 모른 채 격리 되어야만 하는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를 통해 권력 집단의 새로운 통제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팬데믹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든 격리될 수 있으며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한국희곡 2023.12.07

나탈리 사로트 '아무것도 아닌 일로'

무대 위 두 사람은 한때 무척 가까운 친구 사이였다. 그런데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무언가 불만이 있는 듯, 썩 유쾌하지 않은 분위기로 만나 극은 시작한다. 속마음을 드러낼 듯 드러내지 않으면서 표면적인 이유에서 시작해 대화가 이어지며 말의 진의를 서로 묻고 대화가 어긋나자 이웃에 사는 남녀를 불러 상황을 설명하는데... 남들이 보기엔 별 얘기도 아닌 듯하다. 바쁘다며 가는 이웃들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사람을 불러? 하는 듯하다. 결국에는 각자의 깊은 속마음까지 끄집어내며 폭발하고... 결론도 없지만 아마도 서로 깊은 상처를 입은 패자인듯 끝난다. (Pour un oui ou pour un non)는 나탈리 사로트가 쓴 마지막 희곡작품으로 1982년에 발표되었다. 사로트가 자신의 문학세계를 가장 잘 나..

외국희곡 2023.12.07

차범석 '소낙비'

차범석 선생의 희곡전집에도 실리지 않은 작품인데, 아무튼 우연히 발견하여 읽어본다. 1960년대 중반쯤 쓴 것으로 추정대는 이 작품은 청소년 공연용 대본으로 적합할 듯하다. 임금 체불로 구속된 아버지와 4명의 아들들(성준, 성민, 성찬, 성옥) 그리고 할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가 나오는데… 구속기간이 늘어지자 할아버지는 작은 아들인 광만을 불러, 대책을 상의한다. 광만은 인맥을 통해 법관들을 만나 뇌물을 주고 집행유예 든 감형을 받아야지, 요즘 세상에 임금 체불은 악덕 사업주로 몰려 대책 없이 기다리다 가는 형님한테 큰 형벌이 내려질 거라고 말한다. 셋째조카인 성찬과도 말다툼한다. 그리고 조카들이 없을 때 부친에게 집문서를 잡히고 돈을 융통해, 빨리 로비를 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아들 4형제는 큰아들은 고교..

한국희곡 202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