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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뜨 뒤라스 '영국인 애인'

이 작품은 살인사건이라는 단순한 추리극 정도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남편인 삐에르의 참고인 진술로 먼저 시작되는 이 작품은 정신이상자인 부인 끄레르의 엽기 살인이 왜 일어나는지 그 살인동기를 파해치는데 극 전체의 흐름이 맞추어져 있다. 남편의 진술로는 좀 이상증세를 가진 부인의 범행으로 느껴지도록 진행된다. 그러나 용의자인 부인 끄레르는 떳떳하게 자신이 살인을 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만 해도 관객은 부인을 엽기적인 살인자라고 생각을 하지만.. 계속되는 질문자의 질문과 부인의 답변속에 이 부인의 살아온 과정과 생각, 그리고 불행한 남편과의 결혼생활로 철저히 고립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생활이 드러난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적인, 나아가서 강한 여성의 의식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살인..

외국희곡 2023.12.23

박찬규 '버건디 무키 채널 오프닝 멘트'

재희는 45만 구독자를 갖고 있는 '버건디 무키' 채널의 메인 유튜버다. 이 유튜브 채널의 총괄 기획과 관리는 재희의 남자친구인 주원이 맡고 있다. 그 밖에 서브 유튜버로는 운동화 리뷰를 하는 슈랭과 애니메이션 리뷰를 하는 빅쿤이 있다. 재희가 유튜브 채널을 처음 개설했을 당시 같이 활동했던 윤영은 호주로 윤영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가 사기를 당하고 돌아온다. 채널을 개설할 당시만 해도 별 볼일 없었던 재희의 채널은 이제 구성원 모두를 넥스트 레벨로 이동시켜 줄 동아줄이 되어 있었다. 윤영은 달라진 채널의 위상과 구성원들 갈등에 당황한다. 무엇보다 가장 친했던 재희가 너무나 달라져 있자, 적응하지 못한다. 채널 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는 재희의 남자친구 영민은 채널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면서 그 채널..

한국희곡 2023.12.23

와즈디 무아와드 '그을린 사랑'

은 2003년에 쓴 작품으로, 무아와드가 이끄는 퀘벡 극단 '아베 카레 세 카레(Abe carre ce carre)'가 초연했다. 또한 이 작품은,,과 함께, 10여 년에 걸쳐 쓰고 2009년에 마침내 완성한 4부작 비극 중 하나로, 그 두 번째에 해당한다. 1970~1990년대 레바논 내전의 상처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지만, 요르단의 팔레스타인 게릴라추방, 팔랑헤 민병대의 보복 테러,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사브라(Sabra)와 샤틸라(Chatila) 대학살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보다는 비극적인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한 가족의 뿌리와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휴머니즘의 보편성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레바논계 캐나다 사진작..

외국희곡 2023.12.22

윤미희 '보존과학자'

대부분의 옛것들이 형체를 알 수 없게 되었거나 먼지로 변해 버린 미래, 물건의 가치를 판단하여 보존과 복원에 대해 결정하는 ‘보존과학자’가 있다. 오랜 시간 쌓여있던 물건들 중 예술작품이라고 여겨지는 텔레비전을 발견하곤 물건에 담긴 진실에 다가고자 한다. 복원의 과정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한 가족의 이야기와 과거로부터 시작되는 어떤 문 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뒤섞이며 어느 순간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폐허가 된 세상에 홀로 남은 보존과학자가 지키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가치를 매기고 순위를 정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지만 우리는 가치가 순위 매겨지는 세상, 평가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대한 질문을 끝없이 던지며 존재 자체에 대한 의미, 가치 판단의 기준 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한국희곡 2023.12.22

박홍진 '쿠르드에서 온 카톡'

IT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현민은 터키 여성인 아지리로부터 카톡을 받게 된다. 언어교환 사이트에 올려놓은 현민의 아이디를 보고 친구 요청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현민은 아지리와 카톡을 주고받게 되면서 점점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 그저 멍하니 일에 몰두하는 현민과 자신이 처한 아랍의 상황에 환멸을 느끼는 아지리. 둘은 카톡을 나누면서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현민에게 아지리는 현실을 벗어나는 돌파구이고 아지리에게 현민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다.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아지리를 직접 만나고 싶어진 현민은 아지리가 살고 있는 터키로 여행을 갈 계획을 짠다. 그런데 터키로 가기 전, 현민은 아지리로부터 시리아로 이주를 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터키인이 아니라 쿠르드족..

한국희곡 2023.12.21

신안진 '낮은 칼바람'

1931년 만주, 하얼빈 북쪽 대흥안령 아래 외딴 객점. 객점 주인 ‘용막’과 건달 ‘종수’ 그리고 ‘수염’은 한족 지주들과 어울려 며칠째 투전과 아편에 빠져 있다. 객점의 일꾼 ‘금석’은 용막의 눈을 피해 글 배우기에 여념이 없지만, 어떤 꿈을 가지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환경이다. 비밀 임무를 수행 중인 ‘야마모토 중위’와 ‘마에다’ 하사, 돈으로 팔려 온 어린 신부 ‘부근’과 ‘맹포수’는 늑대들의 하울링과 칼바람을 피해 작은 객점으로 몰려오고, 객점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각자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서부극을 표방한다. 허나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여기서는 인물들을 명확하게 선악으로 구분해놓지 않는다. 극 중에는 총 아홉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중 조선인이 일..

한국희곡 2023.12.20

오혜원 '특별한 저녁식사'

“무슨 일이 있어도 모두 모이라”는 막내딸의 긴급연락을 받은 핵(폭탄?)가족!! 먼저 도착한 가족들은 늘 그랬듯, 귀는 닫고 입만 열어 자기 얘기만 한다. 엄마는 꿈이 불길하다며 딸 걱정에 신경이 날카롭고, 아버지는 “당신 꿈은 늘 개꿈이었지.” 엄마 속을 긁는다. 늦은 나이에 여전히 락커를 꿈꾸는 아들 건우는 “결혼은 언제 할꺼냐?”는 잔소리에 ‘예술가의 자유로운 영혼’을 들먹이고, 큰딸 선미는 여전히 지구온난화를 설파하며 가족들에게 후원금을 강요한다. 드디어 도착한 막내딸, 특별한 손님이 온다며 “제발 화목한 가족인 척 해달라”는데…. 모두 모이라는 막내딸의 연락에 오랜만에 모인 가족의 모습은 전혀 단란한 풍경이 아니다. 엄마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에게 다단계 치약을 판매하려 하고, 첫째딸은 환경운동..

한국희곡 2023.12.20

티아고 호드리게스 '소프루: 그녀가 죽는 방식'

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로부터 영감을 얻어 창작된 희곡으로  욕망, 사랑, 신념, 질투 등 인간의 감정과 사회구조에 대해 가  현재, 그리고 극중 60년대 생인 두 쌍의 연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하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레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여러 구절이 나오는데,  이 작품은 우리를 압도하고 사랑과 인생을 생각하는 작품이다.  행복과 불행에 대한 끊임없는 투쟁은 "행복한 가족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고,  불행한 가족은 모두 나름대로 불행하다"는 말을 여러 번 던진다.  사랑의 비전,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투쟁이라고 말한다.  1960년대 포르투갈 커플 이사벨과 페드로, 2017년 앤트워프, 욜렌테, 프랑크 두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외국희곡 2023.12.19

차근호 '바이러스 키드'

지폐를 감염시키는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나라를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바이러스는 마치 숙주인 지폐를 보호하는 것처럼 지폐를 만지는 사람을 감염시켜 죽인다. 정부는 바이러스의 창궐을 막기 위해 시중의 모든 지폐를 회수하여 소각하고 전자 화폐로 전환하기로 한다. 주인공 오정진은 10대 시절 서울 시내를 누비며 오토바이 경주를 했던 문제아. 경주에서 사람을 죽게 한 이후, 죄책감에 빠진 정진은 무당인 어머니 예지의 말에 절대 복종하는 삶을 산다. 정진은 어머니가 주었던 합의금을 갚기 위해 회수조가 된다. 그러나 회수조의 일은 말 그대로 전쟁을 치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정진의 후배인 최도해는 10대 시절부터 함께 했던 인물. 도해는 바이러스 방호세트를 파는 사업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

한국희곡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