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알렉스 고트리브 '9월의 노래'

clint 2025. 1. 26. 21:12

 

 

남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양로원 부부의 방이 주무대이다.
70대의 호머 웰링턴과 부인 캐시가 이곳에서 일상생활을 한다.
오늘은 양로원의 댄스파티가 있는 날이라 거기서 놀다가 밤10시쯤
숙소로 돌아온다. 남편은 아내더러 아직 인기가 좋더라고 핀잔인지
부러움인지 말하고, 캐시는 당신이 댄스가 잼병이라 싫어 해서
뭇 남자들의 청을 받아준 거라고 한다.
부부사이의 얘기를 들어보면 호머는 부인 밖엔 모르는 남자로, 캐시는 
두루 사교성이 있는 듯하다. 
4남매 자식들은 키워서 결혼했고 손주에 증손까지 본 이들 노부부.
어언 결혼한지 50년이 된 올해이다. 일명 금혼식이다.
부부는 혹시 자식들에게 전화가 와도 부담 주기 싫으니 금혼식의 금자도
꺼내지 말자고 한다. 그러면서 예전 결혼할 때 얘기가 한바탕 웃기며
지나간다. 첫날밤에 부인은 기대했건만 남편이 술 한잔에 골아떨어져
다음 날 오후에 깨어났단다. 최근엔 손주들 이름도 까먹는데 옛날 얘기는
아직 그대로 기억하는 부부이고 그 50년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마는 좋은 것만 기억하는 부부인 것 같다.
남편이 선물을 준비했다고 한다. 금반지다. 몇년 전 화장실 수채구멍으로 
들어가 끝내 못찾은 결혼반지를 아쉬워하던 아내에게 그것보다 더 좋은
반지를 준비한 것이다. 잃어버린 반지에 대한 것 때문에 아내는 더 감격한다.
그리고 캐시는 예전 첫날밤에 입었던 나이트 가운을 입고 나오고,
호머도 옛날 파자마를 입고 신혼 흉내를 내는데....
호머 : 굿나잇. 로잘리. 
캐시 : (벌떡 일어나며) 로잘리...? 그게 누구예요? 
하면서 끝난다. 금혼식이 아니라 막장으로 안 가길 기대한다.

 

Alex Gottlieb(1906-1988)



1976년에 쓰여진 알렉스 고트리브의 단막 코미디이다.
노년 부부의 하루를 재미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그해 베스트 희곡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