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체호프 원작 '관리의 죽음 '

clint 2025. 1. 27. 15:03

 

 

 

주인공 이반 체르뱌코프는 오페라를 관람하다가 어쩔 수 없이 재채기한다. 

이것은 거의 조건반사이므로 그가 콘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르뱌코프는 그 재채기를 하필이면 자기 앞에서 관람하고 있던 같은 운수성에 다니는

브리잘로프 장군의 대머리에 튀겨버렸다. 그는 사색이 되어 장군에게 사과하였다.

당연히 장군은 조용히 사과를 받아준다. 그는 그게 더욱 안달 나서 새삼 다시 사과한다.

처음에는 떨떠름하였던 장군도 체르바코프가 그 다음날 자기 사무실에 찾아온

체르뱌코프에게 역정을 내었다. 장군은 그를 꺼지라고 고함을 쳤다.

그는 집에 돌아와서 관복을 벗지 않은 채 소파에 누웠다. 
'그리고... 죽었다'라고 소설은 끝을 맺는다.

 



이 제목은 체르뱌코프의 죽음이 단순히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관료주의를 견디지 못한 관리의 죽음임을 암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체르뱌코프는 관복을 입은 채로 죽는다. 관리인 상태로 죽은 것이다. 그리고 그 죽음은 부조리에서, 관료주의의 부조리함에서 찾아왔다. 즉, 관료주의는 이미 병들었으며 그 속에서 하급 관리들은 죽음의 바로 옆에서 심신미약의 상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체호프는 지적한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는 19세기 러시아 문단에 등장하여 현재까지 전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이다. 셰익스피어 이래로 가장 많이 공연된 극작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극계에서도 그의 작품은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의 극문학이 이러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인물 간의 대화와 공간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다룰 줄 아는 작가임을 증명한다.  

 

 

부산시립극단은 정기공연 '체홉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 공연은 안톤 체호프 단편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한 20분 안팎 5개 작품을 릴레이 연속 공연했다. (2020. 11월) 이중의 하나가 최은영이 각색한 <관리의 죽음>이다. 오페라 배우들도 나와 음악과 더불어 짧지만 버라이어티하게 공연되었다. 닐 사이먼이 체호프의 단막을 묶어 <굿닥터>란 제목으로 발표했을 때 제일 먼저 들어간 작품이기도 하다. <굿닥터>란 제목도 원래 의사인 체호프가 좋은 작품을 많이 써서 진실로 <굿닥터>라는 존경의 의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