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소를 하는 부자간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과거 자신의 솜씨로 수많은 목조건물과 명품가구를 제작했듯이 아들에게도 틀에 짜여 진 규격화 된 목각 조형물을 제작하도록 요구한다. 가구건 공구건 새롭고 발전적인 가구형태의 제작이 아니라 일정한 규격과 틀에 맞춰 만들도록 지시한다. 과거 자신은 전쟁 중 정전상태에서 총의 개머리판을 한 치의 차이도 없이 일정한 크기로 여러 개 제작했듯이 아들에게도 한 치의 차이도 나지 않도록 표준화된 목각제작을 요구한다. 아들은 자신만의 새로운 가구를 만들고 싶어도 효성심이 깊기에 아버지의 지시에 추호도 거슬림이 없도록 열과 성을 다 바쳐 제작을 하지만 어느 결엔가 손은 날카로운 공구에 베어 피를 자주 흘리게 된다. 아버지는 피를 흘리는 것도 아들이 부족한 탓이라며 더욱 고성을 지르며 비난을 하고 도와줄 생각은커녕, 커다란 됫병짜리 술병을 가져다 놓고 술 마시기에만 빠져있는 모습을 보이다가 드디어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면서 잠자기 시작한다. 아들은 상처 난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다가 송곳을 번쩍 들어올려 자신의 손등에 여러 번 내리꽂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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