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을 끼고 북쪽에 위치한 도룡리와 남쪽에 위치한 월평리는 대대로 이어져온 원수지간이다. 과거 조상들의 정치싸움을 시작으로 벌어진 두마을의 반목은 대를 이어 지금의 자손에게 까지 왔다. 하루가 멀다하고 두 마을의 접경지역인 갑천에써 투석전을 벌이며 서로의 증오를 키웠던 두 마을은 철저하게 상대 마을을 배척하며 갑천의 철창을 더욱 굳게 잠궜다. 따라서 갑천은 오랜동안 황폐해 지고 자연히 사람들에게는 다가갈수 없는 죽음의 강이었다. 월평리에 살고 있는 갑수란 청년은 노환으로 사경을 헤메는 어머니의 기력을 회복할수 있는 약재가 갑천에서 자라는 수풀이라는 의원의 얘기를 듣고 갈등한다. 갑천은 함부로 접근할수 없도록 마을에서 엄하게 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을에서 소문난 효자였던 갑수는 마을의 법을 어겨서라도 어머니의 약재를 구하기로 마음먹고 날이 어두워 지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고 천둥번개와 비바람이 몰아치던날 갑수는 보따리를 둘러메고 갑천으로 향한다. 어두운 산속을 헤메며 겨우 겨우 갑천에 도착한 갑수는 비바람을 맞으며 수풀을 따기 시작한다. 그러나 벼락같이 퍼붙는 빗물로 강이 범람해 갑수는 그만 갑천의 물쌀에 휩쓸리고 정신을 잃는다. 한편 월평리의 촌장인 우봉사와 마을 청년들은 갑수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되고 의원이 갑천에 약재가 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한다. 급히 마을 회의를 소집한 우봉사는 마을 전체에 비상을 내리고 혹시라도 있는 도룡리와의 싸움에 대비한다. 갑천에 빠져 정신을 잃었던 갑수는 도룡리 사람들에 의해 구해지고 도룡리 사람들은 갑수가 월평리의 첩자일 것이라고 의심한다. 그러나 갑수는 어머니의 약재를 구하러 온 것이라며 풀어줄 것을 부탁하지만 도룡리의 촌장인 민참봉은 마을 회의에서 결정을 내리겠다며 갑수를 광에 가둔다. 그러나 민참봉의 외동딸인 천녀는 갑수의 진실을 믿게 되고 갑수를 풀어줄 것을 아버님께 부탁하지만 오히려 경솔한 행동을 한다며 심한 꾸지람만 듣는다. 그날 밤, 광에 갇혀 자신을 원망하던 갑수는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 곧 그가 천녀임을 알아본다. 몰래 음식을 가져온 천녀는 갑수가 갇힌 광 문을 따주며 어서 도망가라고 한다. 이에 감동받은 갑수는 천녀의 착한 마음에 이끌려 천녀를 사랑하게 되고 천녀 역시 효심이 가득한 갑수를 받아들인다. 머지않아 반드시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갑수는 서둘러 집으로 향하고 천녀는 갑수를 몰래 풀어준 사실이 발각되어 아버님의 분노를 산다. 갑수가 도룡리에 잡혔다는 정보를 입수한 월평리는 마을 청년들을 소집해 갑천으로 향하고, 갑수가 착한 천녀를 꼬득여 도망갔다고 생각한 도룡리도 마을 청년들을 소집해 갑천으로 향한다. 갑천을 건너 집에 도착한 갑수는 그러나 어머님의 부음을 듣고 슬픔에 잠긴다. 그리고 동생에게 사람들이 지금 도룡리와 싸우러 갑천으로 갔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싸움을 말려야 된다는 생각을 한 갑수는 서둘러 갑천으로 향하지만 도중에 우연히 천녀가 아버님에 의해 광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게되고 발걸음을 도룡리로 바꾼다. 광에 갇혀있던 천녀를 꺼낸 갑수는 서둘러 천녀와 갑천으로 향하고 일촉즉발 싸움이 붙기 직전 갑수와 천녀는 갑천에 나타나 이제 싸우지 말고 서로 도우며 행복하게 살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둘은 화해와 용서의 춤을 추고 갑천에서 죽는다. 갑수와 천녀의 죽음을 통해 그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어리석게 살아왔는지 느낀 두 마을 사람들은 들고 있던 돌을 놓고 서로 화해 한다. 그러면서 갑천은 다시 아름다운 강으로 변하고 두 마을의 번영도 함께 이루어 진다.
갑천을 끼고 남과 북으로 갈라져 원수지간으로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대대로 이어져온 원수지간인두 마을이 남쪽 마을 총각 갑수와 북쪽 마을 처녀 천녀´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화해하는 과정을 공연한다. 갑천 설화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농경시대의 물싸움에 비유해 표현한 작품으로 박근형 극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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