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225

피터 메일 '세잔느를 찾아서'

피터 메일의 는 바로 후기 인상파의 거장인 프랑스 화가 폴 세잔느 (1839 - 1906)의 작품을 위조해 거금을 챙기려는 미술품 거래업자와 이를 추적하는 한 사진 작가의 이야기이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태생인 세잔느는 고흐처럼 생전에 그림 한 장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없진 않았으나, 대체로 화상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는 부유한 가정에 태어났기에 말년에는 고향에 칩거하다시피 하며 작품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잔느가 사후에 큐비즘(입체파)의 원조라는 평가를 받게 되자 그가 남긴 작품들도 피카소의 인기에 실려 끝없이 치솟았다. 생전에 그의 작품을 쉰 떡 보듯 밥 맛 없다는 표정을 짓던 화상들이 새삼 입맛을 다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은 미술품의 ..

좋아하는 소설 2023.05.06

마르크 레비 '그림자 도둑'

나는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왔다. 아는 친구도 하나 없고, 마르케스란 덩치 큰 친구에겐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훔칠 수 있는 능력이 있게 되고부터 학교 수위인 이브 아저씨, 빵집 아들 뤼크와 친구가 되고, 반장도 되며 무난한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바닷가에 놀러가게 된 나는 그곳에서 우연히 클레아라는 예쁜 여자아이와 친구가 된다. 클레아는 말도 하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지만 나에겐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이다. 다음 여름에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바닷가를 떠나지만 약속은 지키지 못한다. 몇 년 후 학교를 졸업하고 의대생이 된 나는 하루하루 잠과 싸워가며 공부하는 데 여념이 없다. 대학 동기인 소피와 사랑과 우정 사이의 애매한 관계를 ..

좋아하는 소설 2023.05.03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이 작품의 전편이라 할 수 있는 「톰 소야의 모험』 끝 부분에 톰 소야와 허클베리 핀은 도둑의 동굴에서 거금이 든 상자를 발견한다. 판사 대처는 소년들을 위해 이 돈을 투자하고 그 결과 이들은 매일 1달러라는 거액의 용돈을 받는다. 더글러스 아주머니와 왓슨 양이 헉을 교육시키려고 데려오지만, 혁은 이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담배도 피울 수 없고, 욕하는 것도 금지된 깔끔한 집에 사는 것이 힘들지만 이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 일이다. 1년 동안 사라졌던 그의 아버지가 나타나자 헉은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육천 달러를 대처 판사에게 넘긴다. 헉의 아버지는 헉을 숲속 통나무집에 가두고 때리고 굶기지만, 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놓고 담배 피우며 욕할 수 있는 생활을 좋아한다. 어느 ..

좋아하는 소설 2023.05.01

베르나르 베르베르 '고양이'

『고양이』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인 고양이의 시각에서 인간의 문명을 바라보는 작품으로, 2016년 프랑스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프랑스에서 현재까지 30만 부 판매). 원제는 ‘Demain les chats’. 〈내일은 고양이〉라는 뜻이다. 미래는 고양이에게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이 이제까지는 〈개미의 작가〉로 기억되었다면 앞으로는 〈고양이〉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기를 바란다는 유머러스한 표현일 수도 있다. 실제로 프랑스 언론에서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 그녀는 ‘집사’가 틀어 놓은 TV 화면과 점점 잦아지는 골목길의 총성을 통해 그동안 당연시하던 안락한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이 무렵 바스테트는 옆집..

좋아하는 소설 2023.04.30

베르나르 베르베르 '기억'

이라는 테마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확장해 나간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이다. 그는 센강 유람선 공연장 〈판도라의 상자〉에 갔다가 퇴행 최면의 대상자로 선택당한다. 최면에 성공해 무의식의 복도에 늘어선 기억의 문을 열 수 있게 된 르네. 문 너머에서 엿본 기억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그의 전생이었다. 최면이 끝난 후에도 너무나 생생하고 강렬한 기억에 시달리던 그는 몸싸움에 휘말려 의도치 않게 사람을 죽이고 경찰에 자수할지 말지 고민하며 초조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한편 르네는 자신에게 총 111번의 전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제1차 세계 대전 참전병 외에도 여러 기억의 문을 열어 본다. 그중에서도 최초의 전생은 놀랍게도 현대..

좋아하는 소설 2023.04.27

박범신 '은교'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받던 이적요가 죽은 지 일 년이 되었다. Q변호사는 이적요의 유언대로 그가 남긴 노트를 공개하기로 한다. 그러나 막상 노트를 읽고 나자 공개를 망설인다. 노트에는 이적요가 열일곱 소녀인 한은교를 사랑했으며, 제자였던 베스트셀러 『심장』의 작가 서지우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이 담겨 있었던 것. 또한 『심장』을 비롯한 서지우의 작품은 전부 이적요가 썼다는 엄청난 사실까지! 이적요기념관 설립이 한창인 지금, 이 노트가 공개된다면 문단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것이 빤하다. 노트를 공개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Q변호사는 은교를 만나고, 놀랍게도 서지우 역시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을 듣는다. 은교에게서 서지우의 기록이 담긴 디스켓을 받은 Q변호사는, 이적요의 노트와 서지우의 디스켓을 통해 그들에..

좋아하는 소설 2023.04.25

정명섭 '추락'

한때 한국영화계를 주름 잡던 영화배우 강형모. 하지만 각종 사건사고에 휩쓸리더니 이제 그의 이름 앞에 몰락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지금도 돈 많아 보이는 이혼녀 미진에게 어떻게든 달라붙어 한몫 챙기려 하는 중이다. 금요일 오후, 미진에게서 카톡 문자가 날아온다. 경주로 여행을 가려고 하니 자신의 빈집에 가서 여행 가방을 어떤 건물까지 옮겨달라는 일방적인 부탁이다.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아쉬운 쪽은 강형모이니 가방을 옮겨주러 그녀의 빈집을 향한다. 강형모가 도착한 그녀의 집에는 커다란 여행 가방 세 개뿐. 낑낑대며 여행 가방을 약속 장소까지 배달한 강형모는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여행 가방을 열어본 강형모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 안에는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그것도 여행 가방을 옮겨달라던 미진의 시..

좋아하는 소설 2023.04.22

스티븐 킹 '정원사'

이 소설은 전원주택에 사는 파킷이란 사람이 잔디 깎기 기계로 고양이를 밀어서 죽게 한 이후 잔디를 방치해 두다가 너무 정원이 무성해져 고민하는 중 잔디 깎아주는 회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회사에 의뢰를 한다. 매우 싼 값으로 잔디를 깎겠다니 금상첨회다. 얼마 후 도저히 좀 이상해 보이는 정원사가 나타나면서 사태가 복잡하게 전개되는데.... 기계 속에 깃든 악령 때문인가? 그 악령에게 바치는 희생 제물로 자신을 비롯하여 그 고용한 정원사까지 말끔히 밀어 버리는 내용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답다. 만화로도 만들어졌다.

좋아하는 소설 2023.04.20

스티븐 킹 '맹글러'

여기서 맹글러의 뜻을 알아보자면, mangler란? 난도질하는 사람, 망가뜨리는 사람, 고기 써는 기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제목이 맹글러일까? 대충 살인 세탁기? 라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세탁기라고 해서 작은 세탁기를 생각했는데, 큰 공장의 거대 세탁기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탁기의 이미지는 아니라는 것이 함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사건이 계속 터지니 형사가 관심을 갖게 되고, 수상한 점을 의심하다가 친구에게 상의를 하던 중 그 기계에 악마가 있어서 처녀의 피를 원하고 계속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 라는 것. 조사를 하다 보니 16세의 여자아이들이 많이 실종되는 경우를 발생하였고, 그 아이들은 판사의 딸이라든지, 힘 있는 자리의 사람들 자식들도 끼..

좋아하는 소설 2023.04.17

스티븐 킹 '금연주식회사'

짧은 단편인 이 소설은 이름 그대로 금연을 청부 맡은 회사의 이야기이다. 금연을 하고 싶지만, 자기 의지에 자신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이곳에 신청을 하면, 회사 쪽에서 책임을 지고 금연에 성공하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누구라도 간단히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는 엄중한 비밀 조직으로 되어 있어서, 정보는 소문을 통해서 사람들로부터 사람들에게로 은밀히 전해질 뿐이고, 그 가입금도 깜짝 놀랄 만큼 비싸다. 그러나 금연의 성공률은 에누리없이 100퍼센트이다. 어떤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그 회사에 금연 신청을 한다. 그러나 며칠 뒤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한 개비의 담배를 집어 들고 그것에 불을 붙이고 만다. 그런데 그러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운명은…? 이 이야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소설 202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