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6 3

엄인희 '홍백가'

꼭두각시놀음에서 홍백가는 술값을 떼어먹기 위해 인형 얼굴을 뒤집으면 술 취한 붉은 얼굴(홍가) 대신 하얀 얼굴(백가)이 되는 해학적 캐릭터라면, 는 성씨(姓氏)가 두 개인 인물이다.  홍백가는 자신의 어머니가 “남원 홍생원하고 수원 백생원하고 겹쳤구나” 놀림 받는 내력을 부정하며, 1940년생인 자신이 겪어온 인생사를 풀어놓는다. 일찍 죽은 봉사 아버지가 잘 불렀다는 의 한 대목인 봉사 옥중 방문 장면도 흉내 내고, 해방이후 하도 굶어서 몸을 배배 튼다는 배틀춤도 추고, 성씨가 두 개인 내력을 설명하면서 춘원 이광수의 ‘향산광랑’이라는 창씨개명 이름도 들먹이고, 해방 직후 유행가  노래도 부르고, 전쟁고아 시절, 월남전 참전 이야기까지 한국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을 나열한다. 그 말투가 흡사 “오태..

한국희곡 2025.04.06

고재귀 '고요'

올해 52살인 박진구. 동두천 외곽 허름한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는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어 안마기술을 배웠고, 장님인 여자와 결혼해 딸을 하나 낳아 행복했다. 하지만 어느 날 화재로 아내와 딸을 잃은 후 춘천의 호수에 아내와 딸의 유골을 뿌리고 동두천으로 옮겨와 안마사로 살아가고 있다. 박진구가 일하는 안마시술소 옆에는 불법 문신시술소를 운영하는 양금순이 살고 있다. 48살인 양금순은 남편과 사별하고 간호조무사인 큰딸 강미주와 작가지망생인 작은딸 강현주와 함께 살고 있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저는 양금순은 가까이에 있는 박진구가 가끔 찾아와 허리를 풀어주는 것과 그에 보답으로 밑반찬을 만들어주는 것을 작은 행복으로 삼지만 큰딸 미주는 진구가 엄마 찾아 집에 오는 것과 밑반찬을 만들..

한국희곡 2025.04.06

윌리엄 코츠빈클 'E.T'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기 위해 휴가차 긴 여행을 떠난 이티 가족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푸른별 지구를 찾아온다.  그러나 비행접시의 출현을 신고 받은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되고,  어린 이티만을 남겨놓은 채 부모이티는 서둘러 지구궤도를 벗어난다.  과학자들에게 쫓기던 이티는 엘리옷이라는 지구 소년의 집으로  숨게 되고 마음씨 좋은 엘리옷과 친구가 된다. 엘리옷과 생활하면서 지구의 어린이들을 많이 사귄 이티는  꽃을 유독 좋아해 시들은 꽃들을 초능력으로 살려내고,  아이들은 그런 이티를 무척 사랑한다.  그러나 점차 에너지가 약해진 이티는 달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에게 돌아가기 위해 송신용 전화를 만들고...  그러다가 이티는 추적해오던 당국에 붙잡힌다. 병원에서 에너지 고갈로 죽게 된 이티는 ..

외국희곡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