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마르셀 빠뇰 '빵집 마누라'

clint 2025. 2. 5. 06:31

 

 

빵집주인 에마블르 까스라니에게는 인형처럼 아름답고 맑은 아내 오랠리가 있다.
빵집주인은 추위를 타는 젊고 아름다운 부인을 위해 추운지방 바렌소에서 

따뜻한 남쪽의 마을 세르크로 이사를 온다. 이곳에서 빵집주인 에마블르는 평화로운 

가정생활을 영위 하면서 자기 부인처럼 예쁜 빵을 굽는다.
이전 빵주인의 형편없는 빵솜씨에 실망한 마을의 사람들은 먼 이웃마을에서 1주일 분의 

빵을 사다 먹다가 주인이 새로 바뀌자 매일 맛있고 신선한 빵을 먹게되어 모두들 기뻐한다.

그런데 어느 날 어여쁜 빵집 마누라인 오랠리가 이곳 목동인 도미니크의 유혹에 빠진다.

이가 희고 곱슬머리 미남청년 도미니크가 침실 창가에서 부르는 멋있는 세레나데에 반한

오랠리는 목동 도미니크와 함께 새벽에 도망을 가버리고 만다.

실의에 찬 에마블르는 빵굽는 일을 중단하고 술로 나날을 보낸다.

이렇게 되자 마을사람들은 야단이 났다. 거의 굶게 되었으니 여간 큰일이 아닌 것이다.
후작을 비롯한 선생, 사제 등 모든 사람이 에마블르를 이리저리 달래도 빵을 굽지 않는다. 

자기부인 오랠리가 목동과 눈이 맞아 도망간 것을 인정하지 않고 애써 친정어머니에게 

간 것으로 여기는 순진한 빵집주인은 막무가내로 빵굽기를 거부한다. 

비상논의를 거듭한 마을사람들은 후작의 인솔하에 에마블르의 부인 오랠리를 찾기 위한

수색대를 조직한다. 드디어 젊은 목동과 지내고 있는 빵집 마누라 오랠리를 찾는데 성공한

그들은 그녀를 빵집주인에게 데려다 준다.
에마블르는 모든 걸 용서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빵굽는 일을 즐겁게 시작한다.

 

 

 

 

마르셀 빠뇰이라고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프랑스 극작가가 있다.

그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토파즈'를 위시해서 마르세유를 배경으로 뱃사람들과

생선장수들 사이의 사랑과 애환을 그린 세 편의 연작극 '마리우스'와 '파니' 그리고 '세자르'도

오래전부터 한국에 소개되어 있다. 그의 희극 "빵집 마누라'는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을 토대로 하여 연극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마누라가 바람난 것은 동네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려주어도

믿지 않는 것을 심리학적으로는'부인'이라고 부른다.

부인이란 의식적으로 견디기 힘든 생각, 감정, 소망, 욕구 및 현실적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또 바람이 나서 도망갔다가 돌아온 젊은 마누라를 꾸짖지 못하는 대신

암코양이게게 화를 내는 행위를 '전치'라고 한다. 전치는 감정의 방향이 원래의 대상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쉬운 대치물로 바뀌는 현상이다.

'부인'이나 '전치'는 모두 자아의 고통을 덜기 위해 작용하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전'이다.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므로 동네사람들이나 관객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을

정작 이 방어기전을 사용하는 본인 자신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부인'과 '전치'는 이 극에서 희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주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프랑스 연극, 영화계의 가장 큰 별이며 선구자였던 마르셀 빠뇰은 1895년 프랑스 남단 마르세이유 근방 오반뉴라는 마을에서 출생했다. 문학적 소질과 천재적인 언어구사력을 갖춘 빠뇰은 1926년부터 극작에 착수하여 처음에는 「니부와」(Paul Nivoix)와 함께 전쟁 풍자극 「영광을 파는 상인들」(Les Marchands de Gloire)과 한 대학교수의 환멸을 그린 쟈즈(Jazz)등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극작가로서 그가 기반을 굳힌 것은 1928년 공연된 「토파즈」의 대성공 이후였다. 그 후 마르셀 빠뇰은 마르세이유의 옛 항구를 배경으로, 세 인물의 애환을 그린 3부작을 발표하였는데, 「마리우스」(Marius), 「화니」(Fanny), 「세자르」(Cesar)가 그것이다. 이 시기에 그는 영화 특히 발성영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영화에 진출하였다. 토파즈와 마리우스, 화니, 세자르의3부작이 영화로 제작되어 성공을 거두자 「앙젤르」(Angele,1934), 「마농의샘」(Manon des Sources), 「빵집 마누라」(La Femme du Boulanger, 1940 장 지오노 원작), 「나의 물방앗간 이야기」(Les Contes de mon Moulin, 알퐁스 도데 원작)등을 영화로 발표했다. 여기에 대한 평을 구구하나, 이태리 연출가로서 로셀리니(Robert Rossellini)는 빠뇰의 영화에 대한 공을 높이 평가했으며, 오손웰스(Orson Welles)는 「빵집 마누라」를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의 하나라고 극찬했다.
이러한 연극, 영화에 대한 헌신과 공적이 인정되어 1946년, 그는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이후 다시 극작으로 돌아와 1955년에는 장막역사극「유다」(Judas), 1956년에는 「파비앙」(Fabian)등을 발표하여 천부적인 극작가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였다. 60세가 넘어서도 「나의 아버지의 영광」(La Gloire de Mon Pere, 1957),「어린 시절의 회상」(Souvenire's Enfance, 1957), 「나의 어머니의 성」(Le Chateau de ma Mere,1961)등 애수와 유머가 가득찬 작품들을 발표한 그는 1974년 4월 18일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에서 79세의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