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성진 ‘탄내’

clint 2025. 1. 24. 09:52

 

 

유튜브 라이브로 실시간 자살 방송을 송출하는 승근,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 실험 중이라며 
"그만 살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투신한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옥상에서 투신 자살한 그의 시신은 보이지 않고 
깨져버린 승근의 핸드폰만 사건현장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학교 내에서는 승근의 자살 이유를 조사하다 
승근이 평소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주동자 색출에 나서는데..
남학생 경민, 민수, 태호와 여학생 승희, 지은은 아지트에 모인다.
이들은 혹시나 자기들한테 불똥이 튈까봐 대책을 세우려는 것.
그들이 승근이와 관련된 과거를 기억하는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대수롭잖게 얘기하는데... 경민이 발견한 승근의 일기가 나오자
상황은 확 바뀐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김성진의 ‘탄내’는 대전창작희곡공모 수상작이다.
왕따를 당하고 있는 <탄내>의 극중 인물 승근이의 자살소동과 
친구들 의 집단적인 언어적 폭력성도 타인에 대한 사랑이 결핍되어 
일어나는 행위들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은 
희망을 기다린다. 작가는 이들 세상을 절망적인 죽음으로 내몰지 않으며 
악물고 웃음으로 버틴다. 그래서 김성진의 이야기는 어둡고, 불안한 사회를 

은유하는 것 같으면서도 따뜻하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유튜브 영상으로 

자살 예고편을 만들고 친구들의 반응을 보려고 하는 승근처럼 그의 희곡은 

죽음과 절망, 불안과 우울로 채워져 있으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위트 감각에 있다. 
김성진 작가는 삶의 어두운 이면을 바라 보면서도 일상적인 언어로 채워지는

그의 희곡은 아프면서도 삶의 통증을 치유할 수 있는 위트의 감각이 넘친다.
33세의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메시지는 무겁고 언어는 MZ 세대처럼 

감각적인 위트로 넘친다. 시공간을 전개시키는 구성은 때로는 영화와 드라마

적이면서도 연극적인 구도를 이탈하지 않고 그만의 세계 로 밀고 가는 힘도 느껴진다. 

극중인물들의 언어로 발화되는 의미들은 작가가 경험을 하지 않거나 희곡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서사로 묻어나올 수 없을 만큼 단단하다. 

 


김성진은 동아방송예술대학 방송극작과 출신으로 극발전소301 작가이자 연출가다. 2018 최초예술지원사업선정 '비행소녀' 작, 청년예술단지원사업선정 '이계순전' 연출, 권리장전 분단국가 '소년공작원' 작, 짧은연극전3 '엄브렐러' 연출, '이말산에 핀 상사화' 작, '첫사랑' 각색/ 연출, 2017 제2회 으랏차차세우다 공모전 '당신의 오리는 안녕하십니까' 작/ 연출, 극단 필통 10주년 기념공연 '가족사진' 작, '안녕, 오리!' 작/ 연출, 뮤지컬 '너 때문에 발그레' 작 외 다수를 발표 공연했다.

 

김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