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심사평 - 진남수 · 김혁수 평론가
“다양한 사회적 현상 새로운 작법으로 표현”
총 73편이 응모한 금번 신춘문예 희곡의 경우, 많은 작품이 작금의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나름대로 새로운 작법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든 기존의 희곡 작법을 깨뜨리려는 현상은 사실 미디어의 발전과 그 영향을 차치하고라도 작가에게는 매력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정통 연극 무대 형식에서 벗어나 극적 표현의 자유로움을 누리고자 하는 희곡적 노력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그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무대의 특성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대의 특성과 그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사건 전개의 개연성, 이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의 캐릭터 구축은 희곡의 기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LIMITED TIME’, ‘프리타임’, ‘멍 때리기’, ‘장래식’, ‘두부’, ‘착상의 전환’, ‘동네 미장원’, ‘내 책상 위, 작고 따뜻한 산세베리아 화분’ 등이 위와 같은 아쉬움을 안은 채, 최종 논의됐다. 심사위원들은 결국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된 ‘내 책상 위, 작고 따뜻한 산세베리아 화분’을 망설임 끝에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당선소감 - 서유진
“삶의 소중한 의미 생각하며 희망을 쓸 것”
선생님의 희곡을 필사 중입니다. 단어와 문장, 그 사이의 말들 그리고 비어있는 공간에서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또다시 감동받고... 슬프고... 그립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선생님의 연출로 다시 태어났듯 선생님의 작품도 오래도록 다른 손길을 통해 계속해서 태어나며 영원히 재귀되길 바랍니다. 늦었지만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제 희곡을 읽어주시고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신 심사위원들께.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명동의 작은 학교와 그 안에서 만났던 모든 이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많은 것을 물려주신 서울과 진안에 계신 부모님께, 진정한 어른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내 사랑 인복, 명제, 명우에게 이름을 모두 나열할 순 없지만 항상 고맙고 든든한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에게 감사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모든 것을 모아 다시 한번 감사인사드립니다. 1999년은 연극이 저에게 온 첫 해입니다.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게 되어 기뻤고 읽기로 끝났을 책들이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며 변화되는 경이로운 순간들을 경험했습니다. 그중 몇 번의 순간은 지금도 제 심장을 뛰게 하고 그때의 책들을 다시 펼쳐보게 합니다. 오랫동안 쓰지 못해 괴롭고 우울했던 순간들조차도 그때의 경험들로 인해 포기보다는 언제가 되었든 간에 다시 쓸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이 생겨나게 했습니다. 계속 꿈을 꾸고 그걸 좇아가다 보면 그 꿈과 닮은 저와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거라 오랜 시간 생각했습니다. 좇아가는 그 길에서 삶의 소중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희망에 대해 쓸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서유진(45)
△전북 김제 生
△서울예대 극작과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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