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선욱현 '화평시장 CCTV'

clint 2024. 2. 23. 20:14

 

 

현대, 광주광역시 가상의 전통시장인 화평시장. 
이곳 국밥 골목은 현대사의 한 격변기와 굴곡을 겪은 곳이다.
이러한 기억을 간직한 시장의 현 상인회장은 
시장의 발전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건설사가 요구하는 
신구역으로 시장을 옮기고, 그 곳에 김밥을 물고 있는 
송아지 동상을 건립하여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건어물집 전사장은 상인회장을 의심하고 있는데.....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애절하고 어려운 생활상이 보이고

이동 커피점을 하는 재치있는 입담도 재미있게 펼쳐진다.
국밥집 주인 형님은 5.18때 아들을 잃었지만 
묵묵히 40여년을 이곳에서 순대국밥을 팔고 있다.
극의 끄트머리에 한 50대 손님이 와서 초등학교 때 
여기서 여러번 떡볶이 먹고 도망쳤다고 5만원을 내민다.
아들 또래인 그 손님에게 (아들의 친구인 것 같은) 
찰순대와 소주를 내와서 잔을 부딪친다.
아마도 오랜 얘기가 이어질 것 같다. 

 



작가의 말 - 선욱현
광주 안의 전통시장, 가상의 '화평시장'을 배경으로 희곡을 한 편 탈고 하였습니다. 보통은 장막극이라 함은 몇 개의 장으로 나누어 연극이 진행되는데, 이 작품은 약 90분간의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한번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장소 또한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치 CCTV에 비친 시장 한켠의 풍경을 목도하는 관극 경험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그렇습니다. 연극은 영화 방송 드라마와 다르게 일정의 무대에서 일정의 시간제약을 받으며 진행한다는 전통적인 맛을 새삼 떠올려봅니다. 인생의 한 순간을 보여주는 함축으로 인생의 의미 하나를 관객에게 전달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전통시장도 이제 마트, 인터넷 쇼핑에 사라져 갑니다. 그래서 또 떠올려보고 그 참맛도 되새김질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시장안에만 있는 이야기는 분명 있으니까요. 요즘 우리 사는 세상이 들어있고 그리고 여전히 못 잊고 아파하는 이야기도 들어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호남 광주의 이야기같지만 전국의 어떤 관객을 만나더라도 한국민이 공유하는 정서와 공감대가 있을 것입니다. 광주의 한 전통시장을 90분 만나게 하고 우리 시대에 되돌아봐야 할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게 뭔지는 작가의 직접 얘기보다는 공연을 보고 나누심이 어떨까요?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기호 '덴빈'  (2) 2024.02.25
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1) 2024.02.24
송천영 '산난기(産難期)'  (2) 2024.02.22
김미정 '시간을 묻다'  (1) 2024.02.21
박상륭 '평심(平心)'  (3)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