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앞둔 낡은 집에 한 소년이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어느날 소년의 둥지로 소녀가 한 마리 새처럼 날아든다.
소년과 소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곳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소녀에겐 소년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소녀를 찾아오고,
또 다른 한 쌍의 남녀가 찾아온다.
그들은 일상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대화를 이어나간다.
소년은 그들의 비윤리적인 대화에 반발하기 시작한다,
'산난기'는 물질만능주의 세태의 비인간화를 보여주며 또다른 '인간성 상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를 태어나게 해준 엄마와 나를 길러준 엄마가 다르다면... 반대로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에 대한 모성애를 비교하기는 할까? 대리모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과연 어떤가... 과연 대리모를 통해서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무거운 주제들을 작가 송천영은 재미 있게 풀어낸다. 그리고 제목이 산란기(産難期)인 것도 알 듯하다. 어린나이에 삶의 굴곡으로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하게된 소녀, 소녀를 위하며 따스한 마음을 가진 소년, 모든 잘못된 비윤리적 행동을 중계하는 딜러, 비틀린 세상 속에서 무엇이든 물질로 해결하려고 하는 남자, 임신의 고통과 잘못된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여자... 각각 등장인물의 개성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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