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장성희 '커피 홀릭의 시간'

clint 2016. 8. 29. 14:30

 

 

 

쉼 없는 노동에 지친 현대인, 저녁을 잃은 사람들의 소진과 회복을 담고자 한 작품이 커피 홀릭의 시간이다. 한 해변 게스트하우스의 1층 커피숍이 무대이다. 펜션이나 민박과는 달리 게스트하우스는 손님들이 개인적으로도 오고 같이 식사하고 방을 사용하기에 며칠 지나면 친숙해지는 장점이 있고 이 집이 단골인 손님들은 조용한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 같다. 시간강사, 편의점 사장, 휴학한 여대생 2, 그리고 십대 남자와 바리스터 겸 이곳 주인이 이 극의 등장인물이다. 묘안이라는 희귀한 커피를 가져온 손님이 노을이 질 무렵 그 맛을 음미하면 더욱 좋다는 얘기에 모두 동참해서 커피를 내리며 둘러 앉아 담소하는 것이 이 연극의 줄거리라면 줄거리이다. 각 등장인물들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희망들이 잔잔히 펼쳐지고 노을을 보며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끝난다. 아직 공연이 안된 작품이다.

   

 

 

 

장성희

1965년 봄 진주에서 태어나 영월로 왔다. 붉은 엿을 단 커다란 흰 새가 무리를 이끌고 부모님이 탄 뱃전에 내려앉는 태몽이 있었다. 유년의 그는 산맥을 굽이치는 동강에서 지속을, 단종애사가 깃들어 있는 청령포에서 슬픔을, 서너 살 때 단명 운을 피해 맡겨진 영불사에서 외로움을, 할머니와 자주 찾던 금몽암에서 따뜻함을, 다섯 살 때부터 제 접처럼 드나들던 만화왕국에서 이야기를 만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세청에서 주최한 전국 글짓기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글쓰기 재능을 드러냈다.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오면서 영월과는 다른 도시문화를 접한다. 각종 전시회와 영화와 연극을 빈번히 관람했다. 여고시절 교지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가장행렬과 학예회 등에서 남다른 연출능력을 발휘한다. 1986년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하여 시를 전공했다. 이 시절 우리말에 대한 천착은 훗날 극적 언어의 풍성함으로 나타난다. 졸업 후 여의도의 한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며 낮고 깊게 흐르는 한강을 보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쓴 연극평론이 한국연극의 추천을 받고 <객석예음상에 당선되어 연극평론가로 활동한다. 전공을 바꿔 중앙대학교 연극 학과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6년 국립극단 대본공모에 김삿갓의 생애를 다룬 창극 청산에 살으리랏다199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판도라의 상자가 당선되어 극작가로 활동하게 된다. <이 풍진 세상의 노래> <2031 3의 날들> <길 위의

의 가족> <꿈속의 꿈> <호랑가시나무 숲의 기억> <달빛 속으로 가다> 등의 작품과 아동극 그림자의 눈물> <(내 친구 곰곰이를 무대에 올렸다.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가 예술의전당에서 20132015년 공연되었다. 작품집으로 장성희 희곡집, 꿈속의 꿈이 있다. 청계산 자락에서 상색이와 고등어 털 무늬를 지닌 두 마리 고양이와 함께 이따금 창밖을 나는 흰 새의 향방을 쫓고 있다현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극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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