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재서 '승리녀'

clint 2016. 8. 29. 17:04

 

 

'서울연극연기자그룹' 제 2 회 공연 강영걸 / 연출
1986. 12. 2~1. 15 샘터파랑새극장


줄거리

1장
정은경은 학교 선생님이었으나 미혼의 몸으로 임신을 하고 남자에게서 버림을 받는다.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그녀는 과거에 자신을 돌봐준 술집마담 최화자에게로 찾아온다. 최화자는 '화류계의 흑진주'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아름다우나 자신의 쓰라린 과거를 만들게 한 세상의 남자들을 증오하며, 그로인해 자상하면서도 강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최화자는 같은 처지의 김숙자를 보살피고 있다. 나이 어린 김숙자는 자신을 버린 팽호성을 증오하면서도 그를 애타게 사랑한다. 최화자는 그런 김숙자를 '정신차리게'하기 위해 김숙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병원원장 팽락원을 숙자와 맺어주려 하며, 또한 팽호성을 불러 김숙자가 완전히 그를 포기하도록 하려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은경을 버린 남자 또한 팽호성이며 그는 이전에도 김숙자를 비롯한 많은 여자들을 임신시키고 버린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이 사실을 안 정은경은 쓰레기같은 팽호성의 실체에 경악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김숙자는 팽호성에게 매달리며 급기야는 자살기도까지 하게 된다.
2장
김숙자가 자살하려고 먹은 약은 수면제가 아니라 소화제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병원에 입원시킨다. 최화자의 현실적인 설득에 김숙자는 병원원장 팽락원과 결혼할 생각을 한다. 그런데 팽락원은 팽호성의 숙부이다. 팽호성은 자신의 숙모가 될 여자가 김숙자라는 사실에 충격받아 그들의 결혼을 저지하려 한다. 한편 최화자는 유명인사인 전사의와 열애 중이며 자신의 형편없는 삶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차 있다. 또한 팽호성은 유명한 여류작가이며 뭇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인 손미령에게 반해있으며 그녀가 자신의 마지막 여자임을 확신한다.
3장
팽호성은 손미령을 찾아와 열장의 러브레터 등을 건네며 열렬히 구애한다. 손미령은 기분전환이 되었다며 즐거워하고 그와 춤을 춘다. 그들의 춤은 점차 포옹으로 변하고 팽호성은 그녀를 겁탈하려 한다. 이를 숨어서 지켜보던 정은경은 극적인 순간에 등장해 팽호성의 행적을 일깨워 준다. 낭패한 팽호성은 돌아가고 손미령은 홀로 남아 자신의 처지를 생각한다. 난초처럼 정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녀는 사실 전사의의 첩이며 그의 부인이 죽기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슬퍼한다. 이때 전사의가 나타나서 손미령과 실랑이를 벌인다. 정은경은 이를 보고 남녀관계에 회의를 느낀다.
4장
정은경이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의 연인이 연락하는 것으로 위장해 공원으로 모두를 불러낸다. 공원에서 만난 그들은 서로의 엇갈린 관계를 알게 되고 큰 혼란이 벌어진다. 이때 나타난 정은경이 혼란을 수습하고 팽호성에게 사죄를 요구한다. 그녀가 잉태한 고결한 생명에 위엄을 느낀 팽호성은 무릎을 꿇고, 정은경은 자신과 아기의 승리를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