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김원일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주인공 시우는 자폐증 환자이다. 참교육 교사이던 그의 아버지는 시우를 위해 아우라지 싸리골로 이사를 하고 자연 속에서의 삶을 가르친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딸 시애의 교육을 위해 서울로 떠나가고, 그 사이에서 고민하던 아버지는 술병을 얻어 죽게 된다. 할머니와 함께 혼자 남게 된 시우는 그마저 고물상에게 유괴되어 서울로 팔려간다.
극은 이 시점부터 시작하여 시우가 겪게 되는 도시의 온갖 이면을 카메라 앵글처럼 추적한다. 팔려온 장애아들이 온도계에 수은을 주입하는 공장과 또다시 팔려간 멍텅구리 배, 그곳에서 수배를 피해 잠적 중이던 운동권 형의 도움으로 탈출하지만 다시 목포파 조직에 끌려가 조직원이 되고, 조직패 싸움에 연루되어 경찰서에서 고문을 당하고, 장애자 복지원에 수용되었다가, 풀려나 식당종업원이자 식당 주인아줌마의 성적 노리개감이 되는 등의 갖은 인생 유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러한 우여곡절 끝에 조직은 패권다툼으로 무너지고 시우는 비로소 장애 복지사인 경주와 함께 고향인 아우라지로 돌아가게 된다. 시우가 겪게 되는 도시의 삶은 현대문명이 배출하는 온갖 욕망과 환상의 시궁창을 복개시켰다. 그러나 자연과 순환되지 못하고 은폐된 시궁창은 썩게 마련이고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의 삶으로 환원된다. 그러므로 문명에 대한 환상과 욕망의 분비물은 인간세상을 부패시키는 온갖 악취의 근원이며, 악순환의 아이러니를 낳는다. 아우라지는 그에 대한 반성으로 설정된 세계이다. 그 공간은 실제 하는 자연의 세계이면서 동시에 동시대 인간이 회복해야 할 당위적인 삶의 원형으로 존재한다. 연극이 힘겨울지라도 아우라지로 가는 길을 찾아 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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