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민정 '일물'

clint 2016. 8. 28. 11:23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정조는 일물(뒤주) 앞에서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극적 죽음의 전말을 어머니에게 묻는다. 생전 사도세자는 경종의 죽음에 의문을 표한 채 역모를 꾀한 죄인들을 처결하라는 분부를 받지만 아버지 뜻대로 하지 않아 영조와 노론의 미움을 사게 된다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된 정조는 뒤주 속에 들어가 아버지 정적이었던 자신을 죽이고자 하지만 혜경궁에게 저지당한다. 결국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와 후계를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된 자신의 존재론적 죄를 깨닫게 된다아버지 사도세자가 갇혀 죽은 뒤주를 앞에 두고 정조, 영조, 사도세자가 춤을 추며 윤회의 죄를 풀어낸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 그들의 가족사를 정조의 관점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을 통한 인간의 죄의식과 영조· 사도세자· 정조 3대에 걸친 56년의 비극적 순환 관계를 추적하는 대서사시이다. 정조는 콤플렉스 덩어리인 영조와 변혁을 꿈꾸는 사도세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아들인 정조 지키려한 세자빈 홍씨, 3인의 대립과 갈등을 추적한다.

 

<일물>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한 물건(뒤주)를 가리키는 말로 거대한 뒤주로 형상화되는데 이는 등장인물 모두의 죄의식을 건드리는 공간이다. 이를 바라보는 관객 또한 '뒤주'에 갇혀 있는 자로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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