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판 '우리 읍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세 젊은이들의
사랑, 우정, 갈등을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아직도 러시아에서 자주 공연된다.
2부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아르부조프는 집단생활과 노동의 현장에 참여했던
청년들의 일상을 잘 묘사해놓았고, 그리스극의 코러스를 삽입해놓는 등
참신한 극 형식을 보여준다. 멜로드라마의 상투적 테마인 악인의 훼방이나
복수 행위 없이 인물들의 얽힌 관계를 통해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빅토르는 세르게이와 발랴의 결혼으로 인해 가볍게 여기던 발랴에 대한 깊은
감정을 깨닫고 고통을 자처한다. 삼각관계에 빠진 복잡한 상황은 발랴와 빅토르로
하여금 때로 춤을 추거나 때로 울게도 만들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등
인물의 성장에 계기를 부여하게 된다.

이르쿠츠크의 건설현장에 있는 상점에 발랴와 라리사, 두 여인이 일한다.
발랴는 25살의 계산원으로 명랑한 처녀이며 자신의 행동이나 생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어느 날 동갑내기 친구 빅토르가 그녀에게
세르게이를 소개시켜 준다. 세르게이는 굴착기 수석 기사이다.
빅토르는 발랴와 같이 극장과 클럽에 같이 가자고 약속한다.
그날 굴착기 책임 기사인 세르듀크로부터 굴착기를 고치라는 임무가 떨어져
빅토르는 세르게이에게 대신 발랴와 같이 가도록 청한다.
영화를 본 후 발랴와 세르게이는 공원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세르게이는 발랴에게 자신은 결혼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혼 이유를
‘서로에게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 라고
말한다. 발랴는 그 말에 혼자서는 너무 무섭기 때문에 아마 그녀도 진정한
사랑을 원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둘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두 명의 청년이
둘에게로 다가와 시비를 건다. 세르게이가 한 청년의 얼굴을 때리며 싸움이
벌어진다. 싸움이 있던 날로부터 며칠이 지나 발랴는 라리사와 만나 맥주를
마시며 모르는 사람한테서 편지를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그 편지엔 사람은
헛되이, 아무 의미 없이 살지 않는다고 쓰여 있고, 또 모든 것들이 다 좋아질
것이며 행복은 혼자서만 느껴서는 안 된다고 쓰여 있었다.
그 사이 빅토르가 오고 라리사는 둘을 남겨둔 채 떠난다. 발랴는 결혼해야 할
때이고, 결혼해야 한다면 너라도 좋다고 말한다.
이 말에 둘은 멋쩍게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발랴는 자신의 생일이라며 빅토르와 세르게이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러나 발랴는 세르게이에게 무엇 때문에 초대했는지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발랴에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던 빅토르는 어색한 둘만의 만남이 아니라
세르게이도 참석한다는 사실에 기뻤다. 세르게이는 빅토르에게 발랴와 결혼하라고
말하지만 빅토르는 구속당하기 싫다고 대답한다. 발랴는 책상에 앉아 모르는
사람한테서 온 새로운 편지를 큰 소리로 읽었다. 모르는 사람이 청혼하는 편지였다.
발랴는 차라리 빅토르와 결혼하는 게 더 낫다며 편지를 무시하는데
세르게이는 자신이 그 편지를 썼음을 고백한다. 세르게이와 발랴의 사랑을 알게 된
빅토르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일도 소홀히 한다. 빅토르는 세르게이에게 발랴를
내버려 두라고 했지만 세르게이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발랴와 세르게이의 결혼식 날 빅토르는 발랴에게 반지를 선물하며 떠난다.
발랴와 세르게이 사이에 쌍둥이가 태어난다. 세르게이는 발랴에게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모든 일이 조금이라도 더 잘 되기 위해서 공부를 하라고 조언한다.
어느 날 빅토르가 발랴를 찾아온다. 빅토르는 여태 그녀를 못 잊고 괴로워한다.
갑자기 그들의 친구 로딕이 찾아와 세르게이가 물에 빠져 죽었음을 알린다.
낚시를 하러 갔던 쌍둥이의 배가 뒤집혔고, 세르게이가 쌍둥이를 구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전에 세르게이가 발랴에게 공부를 하라고 했던 말을
빅토르가 똑같이 말한다. 그리고 공부를 마치면 자신의 작업조로 부를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발랴는 그 말에 동의한다. 발랴의 마음속에는 빅토르를 향한 새로운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세르게이의 목소리가 빅토르의 행복을 기원한다.

알렉세이 아르부조프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강조한 소비에트 연방의 극작가이다. 순수한 연극인으로 출발하여, 처녀희곡 <클라스>(1930) 이래 극작으로 전환하여, 애정의 파탄을 강하게 이겨낸 하나의 여성을 그린 <타냐>(1938)는 그의 출세작으로 지목되며 오늘날에도 상연되고 있다. 독소 전쟁 후의 희곡으로는 <청춘과의 해후>, <유럽 연대기>, <편력시대>가 있으나 그의 작가적 명성을 높인 것은 동부 시베리아의 수력발전소 건설을 무대로, 연애와 우정을 통해서 현대청년의 정신적 내면을 해명하고, 집단과 노동 속에서 단련되는 젊은이들의 성격과 신념을 그의 특유한 서정성을 곁들여 새로운 극형식으로 묘사한 <이르쿠츠크 이야기>(1959)이다. 그 후의 작품으로는 <23시 너머>, <잃어버린 아들>, <불쌍한 나의 마라트>, <밤의 고백>(196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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