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0 11

앤 휠러 '방목된 닭들'

삼중고의 폭염이 시작되기 직전, 늦은 봄의 어느 맑은 아침. 라스베이거스의 한 허름한 버스 정류장 금속 벤치 앞. 타지에서 온 노동자 스타일의 남성 로버트가 가방을 매고 정류장 주변을 한가롭게 살피고 있다. 이때 커다란 후드 재킷을 깊게 눌러써 얼굴을 가린 여성 셀레리나가 등장한다. 그녀는 라스베이거스 골목 생리에 바삭한 소매치기이자 사기꾼이다. 그녀는 첫눈에 로버트가 이곳 사정을 잘 모르는 '쉬운 뜨내기'임을 알아채고, 버스를 기다리는 척 의도적으로 그말을 건넨다.셀레리나는 능숙한 말솜씨로 대화를 주도한다. 자신이 처한 불행한 상황을 지어내거나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이면에 대해 떠들며 그의 동정심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로버트는 초반에 다소 서투르고 순진한 모습을 보인다. 셀레리나는 그가 가진 돈이나 물..

외국희곡 2026.07.20

알렉스 브라운 '첫 번째 불꽃놀이'

지난 20년 동안 매년 새해 전야가 되면 어머니 다운은 딸 헬렌을 데리고 도시의 불꽃놀이가 가장 잘 보이는 언덕 위 비밀 장소를 찾았었다.극은 60대의 쇠약한 어머니가 병원 환자복을 입고 맨발로 탈출해 간신히 언덕 위 벤치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잠시 후 딸 헬렌이 어머니를 찾아내고, 병원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하지만 어머니는 완강히 거부한다. 어머니는 이번이 자신이 볼 수 있는 '마지막 불꽃놀이'임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정의 카운트다운이 다가오면서 두 사람은 과거 헬렌이 아주 어릴 적 이곳에서 함께 보았던 '인생 첫 번째 불꽃놀이'의 추억을 회상한다.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이별을 슬퍼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기억을 확인한다. 알렉스 브라운(Alex..

외국희곡 2026.07.20

오거스트 스트린베리 '죽음과 맞서다'

뒤랑이 운영하는 하숙집은 파산 직전에 몰려 먹을 것조차 부족하다. 세 딸들은 아버지가 무능하여 가정을 망쳤다고 비난한다. 사실 뒤랑은 과거 아내의 낭비벽과 잘못된 투자 때문에 전 재산을 잃었다. 하지만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의리와 딸들에게 어머니의 실체를 숨기기 위해 모든 비난을 혼자 감내해 왔다. 뒤랑은 딸들에게 마지막 음식을 챙겨주고 하숙집 밖으로 내보낸다. 그 후 자신의 앞으로 든 생명 보험금을 딸들에게 남겨주기 위해 하숙집에 불을 지르고 그 안에서 독약을 마셔 자살을 감행한다. 뒤랑은 불길 속에서 숨을 거두며, 죽음으로서만 가족을 가난에서 구원할 수 있는 잔인한 현실을 마주한다. 스웨덴의 거장 오거스트 스트린베리(August Strindberg)가 집필한 (Facing Death..

외국희곡 2026.07.20

앨리스 거스텐버그 '영원한 젊음'

블랜차드 부인은 결혼 초기 남편의 외도로 깊은 상처를 받았으나, 당시의 보수적인 사회적 시선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비로소 독립을 선언했다. 그녀는 과거 자신에게 복수와 질투의 수단이 되어주었던 첫사랑 '올리버 트렌트'가 중국에서 실종되었다고 믿으며, 그의 영혼이 자신을 지켜봐 준다는 생각으로 젊음을 유지해 왔다. 대화 도중 코트니 페이지 부인이 현재 파리에서 만난 미국인 광산 회사 회장과 약혼중 이라는 사실을 밝히는데, 그 약혼자의 이름이 바로 올리버 트렌트임이 드러맘다. 블랜차드 부인은 자신이 평생 영혼으로 믿고 그리워했던 첫사랑이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약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절망한 블랜차드 부인을 위해 도체스터 부인은 순발력있게 기지를 발휘한다...

외국희곡 2026.07.20

플로이드 델 '수수께끼'(Enigma)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남녀, 폴과 헬렌. 무겁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관계의 종말을 앞두고 있다. 남자는 이별을 결정한 상태이며, 여자는 떠나기 전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해명하고자 한다. 여자는 자신이 세 번이나 바람을 피운(불륜) 사실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배신이 아니라, 늘 냉정하고 감정 변화가 없는 남자에게서 어떠한 감정적 반응이라도 이끌어내기 위한 절박한 시도였음이 밝혀진다. 폴은 이기적이고 이성적이며, 감정적으로 무감각하고 냉담하다.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믿는다. 반면 헬렌은 상대방에게 완전히 종속되어 상처받았던 인물이다. 남자의 냉정함에 지쳐 그를 아프게 하려고 고의적인 잔인함을 택한다. 미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플로이드 델(..

외국희곡 2026.07.20

나이트 보이스, 허친스 햅굿 공동작 '적들'

결혼한 지 수년이 지난 두 사람이 거실에서 밤새도록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는 내용이다. 특별한 극적 사건 없이, 두 사람의 대화(Dialogue) 자체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서로의 외도, 예술적 가치관, 구속감, 그리고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한다. 이들은 "남자와 여자는 개와 고양이처럼 타고난 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류의 지속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야 하는 모순적 운명임을 묘사한다. 그는 남성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갈망하며, 여성이 자신을 구속하려 한다고 느낀다. 그녀는 여성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남성의 이기적인 자유 분방함과 가부장적 태도가 관계를 망친다고 비판한다. 서로를 격렬하게 비난하고 상처를 주면서도, 결국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존재 역시 서로뿐임을..

외국희곡 2026.07.20

조셉 T. 시플리 '에코(Echo)'

극 중 분리된 자아인 '나(I)'와 '나 자신(Myself)'은 끊임없이 반박하고 말다툼을 벌인다. 이들은 마치 돈 때문에 결혼한 부부처럼 서로에게 날카롭게 굴며 의견 대립을 보인다. 이 내면의 자아들이 현실 세계의 부부인 해롤드와 메리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인간관계가 현재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게 된다. 극은 현실과 사유의 경계를 흐리며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미국의 연극 평론가이자 작가인 조셉 T. 시플리(Joseph T. Shipley)의 는 인간 내면의 이성과 감정의 갈등을 다루고, 1923년에 발표된 독창적인 단막극이다.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정신 세계를 무대 위 캐릭터로 시각화하여 표현한 심리주의적 성격이 강한 연극이다. 이 극의 주된 배경은 '해롤..

외국희곡 2026.07.20

마크 트웨인 원작 '강 아래 지역'

원작에서 흑인노예였던 어머니 록시는 자신의 아들 톰이 노예로 팔려가는 것을 막으려, 백인 주인의 아들과 자신의 아들을 아기 때 바꿔치기한다. 덕분에 톰은 부유한 백인 귀족으로 자라지만, 성인이 된 후 도박 빚에 시달리게 된다. 어머니 록시는 아들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스스로 다시 노예가 되어 팔려 가겠다는 엄청난 희생을 감수한다. 하지만 탐욕스럽고 비열한 아들 톰은 어머니를 속이고, 노예들에게 가장 가혹하다고 알려진 '미시시피강 아래 지역'의 악덕 농장주에게 어머니를 팔아넘겨 버린다.이 연극은 그 지옥 같은 남부 농장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어머니 록시가 아들 톰의 방에 숨어들어와 대면하는 강렬한 순간을 다룬다.록시는 자신의 처참한 상황을 고발하고 톰을 협박하여 자유를 얻어내며, 톰은 자신의 비밀이 폭로될까..

외국희곡 2026.07.20

펜들턴 킹 '코카인'

1916년 늦여름, 뉴욕 그랜드 스트리트의 한 다세대 주택 다락방이다. 마약 금단 증상과 빈곤으로 벼랑 끝에 몰린 전직 복서 조와 심한 병을 앓고 있는 거리의 여인 노라가 있다. 마약 금단 증상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두 남녀. 병에 걸려 더 이상 손님을 받지 못하는 노라와 그녀가 벌어오는 돈에 의존해 마약을 구하던 조는 절박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병으로 인한 끔찍한 외모로 손님을 구하는 데 실패한 노라가 조에게 남성 성매매를 제안하며 갈등이 깊어지지만, 결국 두 사람은 절망 끝에 가스를 틀고 동반 자살을 택한다, 그러나 가스비를 안 내서 가스가 끊어진 상태다. 밖에는 동이 트고 실낱같은 희망을 주며 막이 내린다. 펜들턴 킹(Pendleton King)이 집필한 (Cocaine, 1916)..

외국희곡 2026.07.20

앤 윌러 '아기 새들을 돌보고 먹이는 법'

어두운 거실, 단 하나의 조명만이 테이블 위를 비춘다. 테이블에는 우유에 적신 빵, 주사기, 솜과 전기방석이 깔린 유리 그릇(둥지 역할)이 놓여있다. 코니는 둥지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거나 버려진 '아기 새들'을 주사기로 먹이며 돌보고 있다. 그녀는 아기 새를 보살피는 행위를 통해 하나님(God) 혹은 자기 자신에게 독백을 건넨다. 그녀는 인생의 좋은 면과 나쁜 면, 인간 존재의 유한함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며 마음속 깊은 우울증과 싸워나간다. 코니는 평범한 삶에 대한 선망, 내적 갈등, 그리고 약한 생명을 돌보며 치유받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거창한 희망 대신 지금의 작은 생명을 통해 삶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니에게 아기 새를 돌보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희망을 살려두려..

외국희곡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