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거실, 단 하나의 조명만이 테이블 위를 비춘다.
테이블에는 우유에 적신 빵, 주사기, 솜과 전기방석이 깔린 유리 그릇(둥지 역할)이
놓여있다. 코니는 둥지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거나 버려진 '아기 새들'을 주사기로
먹이며 돌보고 있다. 그녀는 아기 새를 보살피는 행위를 통해 하나님(God) 혹은
자기 자신에게 독백을 건넨다.
그녀는 인생의 좋은 면과 나쁜 면, 인간 존재의 유한함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며
마음속 깊은 우울증과 싸워나간다.
코니는 평범한 삶에 대한 선망, 내적 갈등, 그리고 약한 생명을 돌보며 치유받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거창한 희망 대신 지금의 작은 생명을 통해
삶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니에게 아기 새를 돌보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희망을 살려두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극 중 그녀는 "아기 새를 돌보고 먹이는 일은 희망을 계속 살려두려고
애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코니는 심각한 무력감과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둥지 밖으로 떨어진 연약한 아기 새들은
그녀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지탱하게 만드는 유일한 생의 목적이 되어준다.
코니는 독백을 통해 "20대에 치어리더나 평범한 어머니가 되어 무난하고 지루한 삶을
살았어야 했다"는 내면의 압박을 고백한다. 예술을 하고(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세상의 아픔(둥지에서 떨어진 새들)에 지나치게 마음을 쓰는 자신의 예민한 본성과
싸우며 고뇌한다.

앤 윌러(Ann Wuehler)의 <아기 새들을 돌보고 먹이는 법>(The Care and
Feeding of Baby Birds)는 우울증과 희망의 상실 속에서 분투하는
한 여성의 내면을 다룬 1인극이다.
이 작품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인간 존재의 본질, 삶의 아름다움과 비극,
그리고 절망 속에서 찾아내는 실낱같은 생의 목적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외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크 트웨인 원작 '강 아래 지역' (1) | 2026.07.20 |
|---|---|
| 펜들턴 킹 '코카인' (1) | 2026.07.20 |
| 레오니드 안드레예프 '혁명의 부름' (1) | 2026.07.20 |
| 월터 와이크스 '더 워커' (1) | 2026.07.19 |
| 코스모 해밀턴 '큐피드가 얼스 코트에 온 이유' (1) | 2026.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