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레오니드 안드레예프 '혁명의 부름'

clint 2026. 7. 20. 05:12

 

 

혁명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한 러시아의 한 소박한 가정집. 어두운 밤. 
한 줄기 달빛만이 비치는 고요한 방안에서 아내가 창밖을 떨며 바라본다. 
밖에는 사람들이 혁명을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는 망치, 도끼 소리가 요란히 들려온다. 
잠에서 깬 남편이 방으로 들어와 아내에게 어서 침대로 돌아가자고 설득한다.
남편은 가족의 안전과 일상의 평화를 지키려는 전통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인 반면, 
아내는 창밖의 소리를 듣고 가슴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자유를 향한 갈망을 느낀다. 
아내는 자신이 누려온 가정, 남편, 아이들과의 일상이 거대한 역사적 흐름 앞에서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안락한 삶을 버리고 밖으로 나가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더라도 
혁명의 부름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다.

 



러시아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레오니드 안드레예프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한 단막 
<혁명의 부름> (Call of the Revolution)은 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격변 앞에 선 
평범한 개인의 심리적 각성과 고뇌를 다룬 강렬한 인간 탐구 극작품이다. 
미국의 극작가 월터 와이크스(Walter Wykes)가 무대용 대본으로 각색했다.

 


아내는 30세의 나이에 이미 스스로를 노파처럼 무기력하게 살아왔으나, 혁명의 소리를 
듣는 순간 마치 17세의 소녀처럼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을 느낀다. 그녀에게 혁명은 단순한 
정치적 폭동이 아니라, 낡은 과거를 깨부수고 진정한 '자유'와 '살아있음'을 선언하는 
영혼의 음악으로 다가온다. 현실을 유지하고 가족을 보호하려는 남편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뛰어넘어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려는 아내의 용기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작품이다. 백 년이 지난 지금 봐도 이 작품이 강력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내 집 창문 바로 앞에서 세상이 뒤바뀌는 혁명의 바리케이드가 세워질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보편적이고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안드레예프 
특유의 상징주의적이고 어두우면서도 낭만적인 색채가 강렬하게 표현된 수작이다.

 

레오니드 안드레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