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한 지 수년이 지난 두 사람이 거실에서 밤새도록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는 내용이다.
특별한 극적 사건 없이, 두 사람의 대화(Dialogue) 자체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서로의 외도, 예술적 가치관, 구속감, 그리고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한다. 이들은 "남자와 여자는 개와 고양이처럼 타고난 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류의 지속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야 하는 모순적 운명임을 묘사한다.
그는 남성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갈망하며, 여성이 자신을 구속하려 한다고 느낀다.
그녀는 여성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남성의 이기적인 자유 분방함과 가부장적 태도가
관계를 망친다고 비판한다. 서로를 격렬하게 비난하고 상처를 주면서도, 결국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존재 역시 서로뿐임을 깨닫는 애증(Love-Hate)의 관계를 보여준다.

<적들>(Enemies)은 미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부부인 나이트 보이스와 허친스 햅굿이
공동 집필하여 1916년에 발표한 단막희곡이다. 20세기 초 미국 연극혁명을 이끈
프로빈스타운 플레이어스의 대표작 중 하나로, 현대 결혼 생활 속 남녀 간의 피할 수 없는
갈등과 사랑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친 대화극이다.
실제 부부였던 두 작가가 자신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갈등이 잦았던 결혼 생활과
실제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20세기 초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보헤미안
문화와 "신여성"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여성의 독립과 전통적인
결혼관의 붕괴를 정면으로 다룬다. 이 작품은 무대 위에서 남녀의 관계를 미화하거나
도덕적으로 재단하지 않고, 현대적 결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폭로한 초기 리얼리즘
페미니즘 연극으로 평가받는다. 화려한 무대 장치 없이 오직 두 배우의 팽팽한 심리전과
대사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독창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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