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7 8

김묘진 '뉴스데스크'

열심히 살아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한 가장인 남편은 오늘 ‘최선을 다해’ 죽으려 한다.실종 보험사기를 꾸미고 숨어 지내던 그는 아무대서나 죽을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 자살을 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죽는 것도 사는 것만큼 쉽지가 않다. 자살 시도가 실패하여 사고가 되는 중에 집으로 돌아온 아내가 그래도 살아보자, 버텨 보자고 남편을 설득한다. 아내는 딸의 결혼이 임박했다 알리며 남편 마음을 흔든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함께 나눴던 일상이 펼쳐진다. 아내와 딸, 남편과 아들의 대화가 오가고, 상기되며 그래도 살아내야 할 이유를 만들어내는 부부. 비로소 남편은 아내의 설득에 자식과 가족을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힘을 내 살아보자 결심한다.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다짐하는 찰나, 생각지도..

한국희곡 16:17:07

알프레드 크레이임보그 '매니킨과 미니킨'

벽난로 선반 양끝에 남성 인형 '매니킨'과 여성 인형 '미니킨'이 서로를 보지 못하고 비스듬히 등을 돌린 채 서 있다. 매니킨은 자신들의 '도자기(비스크) 신분'이 가진 영원함과 완벽함을 찬양한다. 반면, 미니킨은 움직일 수 없고 서로를 바라볼 수도 없는 고정된 운명에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며 불만을 토로한다 미니킨은 방을 청소하는 인간 하녀의 존재를 언급한다. 하녀는 주기적으로 먼지떨이로 그들을 닦아주고 위치를 아주 미세하게 바꾼다. 미니킨은 하녀가 매니킨을 만질 때 매니킨의 눈빛이 흔들렸다며 그가 하녀에게 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질투 섞인 비난을 퍼붓는다. 매니킨은 움직일 수 없는 도자기가 어떻게 인간을 사랑하겠냐며 억울해하지만, 미니킨의 의심은 꼬리를 문다. 두 인형은 '영원한 예술품..

외국희곡 15:17:25

보스워스 크로커 '마지막 지푸라기'

작품의 주인공 바우어는 본성이 선하고 성실한 아파트 관리인이다. 어느 날, 그는 고양이를 다치게 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사실 고양이는 스스로 다친 것이었으나, 아파트 주민들과 이웃들은 바우어가 고양이를 잔인하게 학대했다고 믿기 시작한다. 이 작은 오해는 순식간에 악의적인 소문으로 돌변하여 퍼져나간다.주민들은 그를 "비정하고 잔인한 인간"으로 낙인찍고, 그의 아내와 아이들마저 주변의 따돌림과 비난에 직면한다. 바우어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며, 오히려 그가 예민하게 반응할수록 소문은 더 자극적으로 변한다. 결국 주변의 냉대와 끊임없는 비난을 견디지 못한 바우어는 깊은 절망과 고독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자살)을 하며 극이 비극적으로 끝난다. 보스워스 크로커의 단막극 (1914)는 ..

외국희곡 14:33:07

유진 필로 '신비로운 구슬'

부드러운 크림색 톤의 신비로운 공간 헛된 열망과 환상에 사로잡힌 주인공 오하노가 진정한 현실을 거부하고 꿈꾸던 이상을 좇다가 차가운 파멸을 맞이하는 상징주의 잔혹 판타지이다. 오하노가 꿈꾸던 신비로운 세계와 신비로운 구슬이 가져다줄 자유를 믿었던 오하노는 그 실체가 결국 사랑하는 이의 온기마저 대리석처럼 차갑게 느끼게 되며, 스스로 고립된 절망 속에 남겨지는 비극적 판타지이다. 주인공 오하노가 집착하는 '신비로운 구슬'은 손에 잡히지 않는 허황된 꿈과 이상향을 상징한다. 작품은 현실의 소중한 가치를 등지고 가상의 완벽함만을 좇는 삶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보여준다. 더 높은 이상과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은 통제되지 않을 때 주변의 소중한 관계를 파괴하고, 결국 자신까지 집어삼키는 독이 된..

외국희곡 13:11:30

퍼시 맥케이 '샘 에버리지'

1812년 전쟁(미국과 영국 간의 전쟁) 당시의 캐나다 국경 근처 미군 참호. 전쟁의 참혹함과 정부의 무능함에 지친 앤드루와 조엘은 군대를 탈영하기로 결심한다. 조엘과 아내 엘렌은 탈영 준비를 마치고 앤드루를 재촉하지만, 앤드루는 조국을 버린다는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다. 그때, 참호 속 찢어진 성조기 옆으로 '샘 에버리지'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나타난다. 그는 자신을 평범한 '평균작 미국인'이라 소개하며, 그들에게 돈 대신 과거 인디언 추장 매사소이트가 정착민들에게 주었던 옥수수 알갱이를 건네는 등 미국 역사의 상징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샘 에버리지와의 깊은 대화로 앤드루는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국가'라는 존재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정부가 아니라, 평범한 시..

외국희곡 10:58:08

알테어 서스턴 '교환'(The Exchange)

무대는 현실 세계가 아닌, 초현실적인 공간에 위치한 '인생의 짐 교환소'이다. 이곳은 자신의 삶에 불만 품은 인간들이 찾아와 서로의 결점이나 고통을 맞바꿀 수 있는 신비의 법정이다. 근엄하고 냉정한 판사가 단상에 앉아 있고, 그의 곁에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조롱하는 기괴한 악동 비서 임프가 있다. 판사는 인간들에게 "네가 가진 가장 큰 불행(짐)을 내놓으면, 다른 사람이 버린 짐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바꾸어 가라"는 엄격한 규칙을 설명한다. 법정이 열리자, 자신의 삶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믿는 3명의 인물이 입장한다. 누더기를 걸친 빈민은, 굶주림과 가난에 지쳐 있다. 돈만 많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다며 절규한다.허영심 많은 여인은 거울을 보며 늙어가는 것에 발작 거부감을 느..

외국희곡 09:51:21

조지 미들턴 '전통'(Tradition)

늦은 봄 저녁, 미국 한 작은 마을의 오래되고 보수적인 거실. 메리가 배우 활동을 하다가 2년 만에 고향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아들 벤의 사업 실패와 재정적 원조에는 관대하면서도, 메리가 스스로 돈을 벌며 독립적인 여배우로 살아가려는 노력은 '철없는 철부지의 헛바람'으로 치부한다. 아버지는 "너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어 그런다"고 말하지만, 메리는 "왜 남성들은 항상 여성을 보호하려고만 하나요? 세상은 알지 몰라도 나는 전혀 모르시잖아요"라는 명대사를 통해 남성 중심 사회의 위선을 꼬집는다. 아버지는 어머니 에밀리가 몸이 약해졌으니 메리가 집에 남아 가정을 돌보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자 전통'이라고 압박한다. 그러나 메리는 여성의 가치가 남성의 재정적 지원이나 가사 노동에만 국한..

외국희곡 06:43:19

제임스 M. 배리 '12파운드의 눈빛'

성공한 사업가이자 오만한 남성인 해리 심스는 기사 작위를 받기 직전, 축하 편지에 답장을 보내기 위해 임시 타자수를 고용한다. 집에 도착한 타자수는 뜻밖에도 몇 년 전 자신을 떠나 행방불명되었던 전 아내 케이트였다. 해리는 케이트가 다른 남자와 바람 나 도망쳤을 거라 믿었지만, 케이트는 오직 해리의 숨 막히는 물질주의와 가부장적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났음을 밝힌다. 제목에 나오는 12파운드는 케이트가 해리 몰래 저축해 구매한 타자기 한 대의 가격이다. 이 12파운드는 그녀에게 남편 없이도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자유와 독립의 가치'를 상징한다. 케이트가 떠난 후, 해리의 현재 아내인 심스 부인 역시 남편의 억압적인 태도에 숨막혀 하다가 케이트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자극을 ..

외국희곡 04:4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