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F. 뒤렌마트 '미시시피氏의 결혼'

clint 2016. 1. 8. 20:08

 

 

 

 

 

이 작품의 창작시에 서구는 종전 후의 혼란, 폐허, 허탈감, 무질서와 나찌에 대한 증오 등으로 인해 심한 무력감에서 아직 극복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서구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오던 기독교 정신이 흔들리고, ‘신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었다. 급속한 사회변화와 폐허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인간의 정신보다 물질만능주의, 과학과 기계문명을 우위에 두었고, 정신적인 불안과 초조 속에서 점차 인간성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이에 동․서 양진영의 이데올로기는 심각하게 대립되기 시작했다. 이데올로기는 개인의 순수한 신앙과 도덕률을 상실하게 하고, 개성을 잃게 해서 전체성을 지향하는 광신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게 한다. 이렇게 해서 당시의 서구인들은 신앙과 믿음의 기반을 잃고, 진정한 자아를 상실한 채, 이데올로기의 지배 하에 한낱 ‘권력의 놀이공 (Spielball der Machte)` 인 동시에 희생자가 되었다.
Dürrenmatt는 동․서 양 체제의 이데올로기가 ‘자유’ 와 ‘정의’를 구실로 전체화되어 가는 것을 경고하면서, 단지 ‘정신의 자유’만이 국가가 전체화되는 것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유’나 ‘정의’라는 이념은 사회체제가 아니라, 인간내부의 윤리적인 자각에서 획득되는 것이어야 하며, 이성과 인식을 통한 개개인의 변화로써만 정의로운 세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는 개개인이 윤리적인 인식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과 주변에 대한 회의를 품는 것이 자기인식의 과정에서 사고의 원동력이 된다고 그는 생각했으며,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회의(Zweifel)`와 ’믿음(Glauben)`의 변증법적 사고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

 

1막
미시시피는 자신의 친구 프랑소와가 죽자 그의 부인을 찾아 온다. 프랑소와의 부인 아나스타샤는 프랑소와가 심장 마비로 죽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시시피는 자신의 신분이 검사임을 밝히고 프랑소와는 독살되었다고 말한다. 아나스타샤가 자신의 죄를 부인하지만 미시시피는 결국 아나스타샤로부터 고백을 받아낸다. 프랑소와가 외도를 하여 참다못해 독살한 것이다. 미시시피는 자신의 아내 또한 죽었는데 사실은 자신이 독살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아내도 외도를 하였으며 그 상대가 프랑소와라고 말한다. 이말을 들은 아나스타샤는 당황한다. 미시시피는 자신과 아나스타샤가 같은 운명으로 엮어진 살인자라고 말하며 청혼을 한다. 결혼을 통해 서로의 죄를 속죄하고 승화된 삶을 살자는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미시시피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2막

미시시피와 아나스타샤의 결혼은 미시시피의 생각대로 되어가고 있다. 미시시피는 정의라는 이름아래 수많은 사람들을 사형시키고 아나스타샤는 그들을 동정하는 천사가 된다. 그러나 미시시피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저주를 받게 된다. 이때 그의 옛친구 생클로드가 찾아온다. 그는 어려운 시절 미시시피와 함께 지냈던 친구로써 미시시피의 신분을 감춰주고 성공을 도와준 친구이다. 생클로드는 미시시피에게 자신이 만든 공산당
의 우두머리가 되어달라고 한다. 미시시피는 단호히 거절한다. 미시시피와 생클로드는 각자의세계관의 차이를 가지고 말다툼을 한다. 생클로드는 앞으로 닥칠 미시시피의 앞날을 조소하며 가버린다.
3막
미시시피를 사임시키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집 앞에 모여 시위를 한다. 미시시피는 아나스타샤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죄값을 치르자고 말한다. 아나스타샤는 이제와서 감옥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여 거절한다. 이때 아나스타샤의 옛 애인 위벨로에가 찾아온다. 그는 아나스타샤에게 독약을 주었던 의사로 그동안 아프리카에 가 있었다. 위벨로에는 모든 것에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아나스타샤를 보기 위해 온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위벨로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함께 달아나자고 한다. 그러나 위벨로에는 기적을 기다려야 한다며 미시시피를 기다린다.
4막
미시시피가 총에 맞은 채로 돌아 온다. 위벨로에는 미시시피에게 아나스타샤는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을 죽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나스타샤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 사실을 부인한다. 위벨로에는 아나스타샤에게 실망하고 자신의 사랑이 우스꽝스러움을 깨닫는다.
미시시피가 자신과 아나스타샤의 살인죄를 떠들고 다니자 정신병자로 취급되어 병원으로 끌려간다. 위벨로에는 아나스타샤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칠레로 간다.
5막
아나스타샤는 생클로드와 함께 산다. 생클로드가 함께 포르투갈로 떠나자고 하자 아나스타샤는 거절하며 그를 독살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계획은 실패한다. 이때 미시시피가 병원을 탈출해 집으로 온다. 그는 아나스타샤에게 정말 위벨로에를 사랑한 적이 없느냐고 묻는다. 아나스타샤가 계속 부인하자 미시시피는 그녀를 독살한다. 아나스타샤는 죽어가면서까지 자신은 남편만을 사랑했다고 말한다. 그제야 미시시피는 자신이 아나스타샤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다. 미시시피와 생클로드는 자신들이 스스로 판 무덤에 빠지고 있음을 깨닫고 포르투갈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러나 생클로드는 총살된다. 한 여자 때문에 운명이 바뀐 미시시피, 위벨로에, 생클로드의 삶은 그렇게 의미를 잃어간다.

 

 

 

 태양 아래 결코 변하지 않을 하나, 그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중엔 이상추구라는 덕목이 있다. 그리고 그 이상이 허망한것이든 위험한것이든 그 이상에 홀린 인간은 끝을 볼려고 한다. 즉 자기식으로 바꾸기 위해 타인을 강요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란건 어떤 한 이상이나 개인에 영향은 받아도, 변하는것도 구원받는것도 아니다. 그럴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의 "착각"이다<미시시피씨의 결혼>은 그런 자기만의 이상에 빠진 남자 4명이 변화불변의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투쟁하는 코메디이다. <미시시피씨의 결혼>으로 뒤렌마트는 스위스외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그 시작은 스위스내 출판사와 극장의 상연 거부에서 시작된다. 그의 처녀작인 <그렇게 씌여졌다

Es steht geschrieben >는 반종교적인 소재로 엄청난 사회적 언쟁을 불러 일으켰지만 야단스러운 소동에도 불구하고 극은 성공적이지도 않아서 당시 스위스내 극장들은 뒤렌마트의 또 다른 "신성모독 코메디"를 손대고 싶어하지 않았다. 결국<미시시피씨의 결혼>은 독일로 건너가 1952년 3월 26일 뮌헨에서 초연되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러나 뒤렌마트 도 어느정도는 세상과 타협을 해서<미시시피씨의 결혼>의 반종교적인 부분을 그 뒤에 감소시켜 버린다. 그 후에도 뒤렌마트는 4번이나 더 개정을 했고 그 중에서 주로 우리가 아는<미시시피씨의 결혼>은 1957년판본이다. <미시시피씨의 결혼>의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우선 극 처음에 공산주의자 생클로드가 사형당하고 죽은 그가 다시 일어나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의 이야기의 시작은 그가 사형당한 바로 그 장소, 그러나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아나스타샤의 응접실이다. 부인상을 당한 검사 플로레스탄 미시시피는 남편상을 당한 아나스타샤에게 청혼을 한다. 청혼의 이유로 두 사람다 간통을 이유로 각자의 배우자를 독살했지만 미시시피는 자신이 아내를 죽인것은 "간통한 자는 죽여라"라는 모세의 율법에 의한것이므로 처형이지만 아나스타샤의 경우는 살인이므로 벌을 받아야 하고 그 벌이 둘의 결혼이라는 주장이었다. 결혼후 아나스타샤는 미시시피에게 사형 언도를 받은 죄인들을 위로해 주는 "감옥의 천사"로 거듭난다. 이 두 사람 앞에 갑자기 나타난 공산주의자 생클로드에 의해 미시시피가 사실은 갈보촌의 문지기였던 과거가 탄로나고 미시시피는 몰락하게 된다. 그 와중에 기회주의자 디에고가 새로이 수상이 되고 그가 아나스타샤가 비밀리에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것을 관객들은 알게 된다. 그리고 미시시피의 위협으로 보르네오로 도망간 보도 위벨로에 짜베르나젠 백작이 거지가 되어 아나스타샤에게 돌아온다. 보도 위벨로에의 등장으로 미시시피는 아나스타샤가 사실은 남편 프랑소와 몰래 보도 위벨로에와 결혼전부터 연인관계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한다. 사실을 알기 위해 미시시피는 아나스타샤에게 독을 먹인후 진실은 무엇인지 물어본다. 아나스타샤는 죽음의 순간에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미시시피는 그런 그녀의 말을 믿고 아나스타샤가 생클로드를 죽이기 위해 넣은 독을 마신줄도 모르고 만족한채 죽어간다. 그 현장에 생클로드가 아나스타샤를 데리고 도망치기 위해 왔다가 미시시피의 임종을 보고 자신도 처형당한다. 그리고 최후의 최후까지 살아남은 디에고가 나타나

 

디에고 : "그러나, 나는 오직 권력만을 추구하는 나는, 세계를 껴안습니다. 그리고 (아나스타샤, 몸을 일으켜 디에고에게 가고 디에고는 그녀를 포옹한다)

 아나스타샤 : 나는 죽음을 통해서도 변치 않는 창부랍니다

 

생클로드 :그러나 우리 여기 폐허에서 죽든,
미시시피 :희게 외칠한 담벼락에 기대 죽든, 천천히 무너져 내리는 화형장의 장작더미에서 죽든, 교통사고로 몸이 찢겨 죽든, 하늘 땅 어디에서 죽든,
생클로드 :우리는 언제나 돌아옵니다. 언제나 돌아왔듯이.

 

 

죽음에서 돌아와 관객들에게 말하는 이들을 통해 뒤렌마트는 이 세상은 언제나 이들과 같은 인물들과 함께할 것이라는걸 말하려 한다. 즉, 디에고, 생클로드, 미시시피 그리고 보도 위벨로에는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인간 유형들이며 아나스타샤(세계)는 그 누구와도 내통할 수 있는 奸婦이다. 그리고 이들 인간들은 세계를 차지하고 혹은 변화시키기 위해 서로를 파괴하지만 세계는 죽음을 통해서도 개인의 이데올로기나 희생 그 어떤 것에도 변하지 않는 "창녀"라는것이다. 실제로 뒤렌마트는 아나스타샤를 " 바빌론의 창녀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창녀)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창녀와 함께하는 이 세계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건 디에고와 같은 현실적인 기회주의자일뿐이며 신은 어디까지나 인간 세상과는 거리에 둔 채 존재일 뿐인것이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1921∼1990)는 스위스 태생의 독일어권 작가로서 전후 가장 위대한 드라마 작가로 평가된다. 뒤렌마트의 작품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영화화 되는 등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사무엘 베케트나 오이게네 이오네스크와 더불어 현대 속의 고전 작가로 인정받는다.
뒤렌마트는 희비극의 장르를 발전, 정착시켰으며 신과 인간 구원의 문제, 자유와 정의의 문제 등 철학적 테마를 독특한 드라마 기법을 사용해서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실험한 작가다. 뒤렌마트는 자신이 관찰하고 성찰한 것을 그로테스크, 패러독스, 풍자와 아이러니, 유머를 통해 희극화 함으로써 관객의 쓴 웃음과 성찰을 자아내는 데 특별한 기량을 보였다. 그는 어떤 영웅적 결단도 내릴 수 없는 현대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반성 외에는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뒤렌마트는 항상 작품을 통해서 시대의 문제에 정열적으로 반응했고, 시대를 비추는 거울을 받쳐 드는 비평가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다. 뒤렌마트는 매 작품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착상으로 관객과 독자의 흥미와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 로마를 멸망시키기 위해 집권한 로무르스, 장님만이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장님 공작, 자신이 발견한 과학 원리를 은폐하기 위해 정신 병원에 입원하는 물리학자, 자살을 기도하지만 죽지 못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결혼에 대해 살인죄의 형량을 내리는 검사, 정의를 돈으로 사겠다는 노부인, 환경 미화원이 되어버린 헤라클레스 등등의 역발상들은 유머와 결합되어 관객이나 독자들의 통념적 사고의 틀을 깬다. 1940년부터 뒤렌마트는 집필 활동을 시작했으나 1947년에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의 소산인 드라마 <쓰여져 있느니라>를 출간했다. 그 후 <장님>(1948) <로무르스 대제>(1949), 범죄 소설 ≪판관과 형리≫(1951) ≪혐의≫(1952)를 발표했다. 1952년에는 기독교 신앙의 코메디라고 불리는 <미시시피 씨의 결혼>을 발표했다. 그가 독자들의 호응을 받은 작품들은 <로무르스 대제>나 <미시시피 씨의 결혼>과 같은 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 아니라 그의 탐정소설이었다. 경제 사정이 악화되자 쓰기 시작한 탐정소설들은 미국과 영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교과서에 실리기까지 했다. 1953년에 <천사, 비빌론에 오다> 를 발표한 이후 1956년에 상연된 <노부인의 방문>은 뒤렌마트에게 세계적인 성공을 안겨 주었으며 영화로 만들어 지기도 했다. <프랑크 5세>(1959)이후에 발표된 <물리학자들>(1962)은 <노부인의 방문>과 더불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어 뒤렌마트에게 세계적인 작가로의 기반을 굳혀 주었다. 이후 뒤렌마트는 브레히트 이후 가장 뛰어난 독일어권 작가로 인정받게 된다. 이미 1954년 라디오 드라마로 발표되었던 <헤라클레스와 아우기아스의 외양간>을 1963년에 연극 대본으로 개작해서 무대에 올렸다. 드라마 외에도 뒤렌마트는 <이중인간>(1946) <경멸받는 인간과의 밤의 대화>(1952), <고장>(1955)등 여덟 개의 방송극을 집필했다. 1970년대에 나온 대표작으로는 <지구의 초상화>, <공범>, <유예>등의 드라마가 있다. 1977년 이후 뒤렌마트는 자신의 이념을 표현하기에 드라마가 적합한 수단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해서 드라마 집필을 중단하고 주로 산문 작품에 몰두해서 <사법기관>(1985), <주문>(1986) <헝클어진 골짜기>(1989)등을 집필했다. 특히 1970년대에 그의 작품들은 독일어권 국가에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꾸준히 유지했으며 특히 독일에서 무대에 가장 많이 오르는 작품으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문학계는 뒤렌마트를 현대의 고전작가로, 60세에 신화가 되어버린 존재라고 최고의 찬사를 던졌다. 작품 활동 외에도 뒤렌마트는 핵무기를 반대하고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을 지지하는 등 세계 평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1990년 12월 14일 노이샤텔에 있는 저택에서 심장마비로 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