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셰익스피어 '오델로'

clint 2016. 1. 1. 14:17

 

 

 

베니스 공국의 원료 브라반쇼의 딸 데스데모나는 흑인 장군 오셀로를 사랑하게 되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때마침 투르크 함대가 사이프러스 섬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자, 오셀로는 이 섬의 수비를 위하여 처와 함께 사이프러스로 떠난다. 오셀로의 기수(旗手) 이아고는 갈망하던 부관의 자리를 캐시오에게 빼앗긴 데에 앙심을 품고 두 사람에게 복수할 것을 계획한다.
사이프러스에 도착한 날 밤 이아고는 주벽이 있는 캐시오에게 일부러 술을 먹이어 소동을 일으키게 하고, 오셀로에게 부관의 자리를 파면 당하자 이번에는 데즈데모나를 통하여 밀통(密通)하고 있다고 넌지시 비추고, 오셀로가 그녀에게 주었던 귀중한 손수건을 자기 처인 에밀리아에게 명하여 훔쳐내서 캐시오의 방에 떨어뜨려 놓아 가짜 증거를 만든다. 경솔하게도 그를 믿었던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침대 위에서 눌러 죽인다. 그런데 모든 것이 폭로되자 오셀로는 슬픔과 회환으로 자살하고 이아고를 가장 잔혹한 처형을 받는다.

 

 

 

리얼리즘 이 생기기 400년 전의 작품을 리얼리티하게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그 당시의 이 표현 방식을 기본으로 해서 그 위에 리얼리틱한 부분을 첨가해서 좀 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우리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깝게 있음을 전달해 주는게 중요하다. 그 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학문적으로 너무나 연루되어 왔고 또한 영문식 표현이 아닌 우리식 산문 구조로 표현이 되어 오면서 어렵고 재미없는 작품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문제들을 통감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관객과 만나기 위해서 학문적인 접근이 아닌 단순한 관객 입장에서 작품을 표현 하려 했고 번역 또한 우리식 산문구조가 아닌 영문식 산문과 운문을 혼합해서 번역하였으므로 관객은 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시적 운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셀로는 거인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풍기며, 승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장군이다. 계속되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베니스로 돌아온 그는 그 당당한 풍모와 신뢰감 있는 처신으로 인해 천대를 받는 이방의 흑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인 사이프러스의 총독에 임명된다.
그런데 영국이 낳은 대문호 셰익스피어(1564∼1616)는 이 오셀로 장군에게 또 하나의 축복을 안겨 준다. 아름답고 현숙하며 베니스 원로원 의원의 고명딸인 데스데모나를 아내로 삼게 한 것이다. 이들의 사랑과 결혼에는 남의 조소나 아버지와의 의절도 마다하지 않는 천사 같은 데스데모나의 희생과 용기가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이<오셀로>에는 주인공 오셀로 장군이 간교하고 사악한 이아고를 자기 휘하의 기수로 삼으면서 엄청난 비극의 터널로 들어가게 된다. 지혜롭고 현명한 오셀로건만 이아고를 정직한 사람이라 믿은 것이다.
이아고는 오셀로가 자신을 부관으로 임명하질 않고 캐시오를 임명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은 자이고, 본질적으로 타인의 고통을 보며 쾌감을 느끼며 그래서 악을 행하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그는 한때 데스데모나를 짝사랑했던 로데리고를 부추겨 캐시오에게 시비를 걸게 한다. 그로 인해 캐시오는 오셀로의 부관 직에서 면직 당하고 할 수 없이 오셀로의 아내 데스데모나를 찾아가 복직시켜줄 것을 간청하게 된다. 이 와중에 데스데모나의 시중을 들고 있던 이아고의 아내 에밀리아가 계략에 동참한다. 오셀로의 사랑의 징표였던 손수건을 증거의 소도구로 삼아서 오셀로로 하여금 아내 데스데모나와 부하 캐시오와의 불륜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끔 한 것이다.
이아고의 치밀한 시나리오대로 라면, 로더리고에겐 데스데모나에게 다시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대가로 그에게 금품을 받을 수 있고, 원한이 맺힌 오셀로와 캐시오에겐 확실하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아내 데스데모나에 대한 오셀로의 불타는 질투! 그러나 오셀로가 이러한 수렁에 쉽게 빠져버린 이유는 이아고의 치밀한 계략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자신 흑인 장군으로서의 단순 결벽증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이 비극이 더욱 장엄하고 처절해진다.
오셀로는 베니스로 귀환하라는 전령이 나타난 날, 광적인 분개를 이기지 못해 그토록 사랑하던 천사 같은 아내를 저주한다.
"그러나 아내의 피를 흘리지 말자. 백설보다 희고 백설보다 매끄러운 아내의 살결에 상처를 내지 말자."
라며 침실에서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이고 만다.
운명의 모진 장난은 그 바로 일어난다. 이아고가 무대에 나타났을 때, 그의 아내인 에밀리아가 손수건의 역할로 인한 자초지종의 진실을 깨닳고 그 동안의 모든 일들이 이아고의 소행이었음을 폭로한다.
하지만 이미 순결한 아내를 자기 손으로 죽인 오셀로! 핏방울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기 가슴에 칼을 꽂기 전에 이런 절규를 터뜨린다.
"이 천사의 모습을 다시는 보지 못하도록 날 채찍질하여 쫓아 다오. 저 모진 바람 속에 나를 휘몰아가 다오. 유황불 속에 나를 태워 다오. 불바다 속에 던져주렴. 나의 천사, 데스데모나! 데스데모나! 죽어 버렸어! 아, 아, 아!"
한때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아내로 얻은 후 '그 몸도 마음같이 눈처럼 흰 데스데모나!'를 외치며 지상 최고의 행복감에 젖어 있었지만, 너무나 처절한 파국으로 끝나고 만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감정이나 의지 속에 내재된 본성적인 것들을 끄집어내어 연극 무대를 조형화 하는데 그 천재성을 발휘한 대문호인데, 이 오셀로는 질투심이 얼마만큼 이성을 눈멀게 하며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한낱 보잘 것 없는 이아고의 계략에 너무나 쉽게 넘어가 천사 같은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다가 끝내 광분하는 몸짓으로 그녀를 죽이는 장면, 진실이 규명된 후 죽은 아내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죄책감, 그 죄책감을 못 이겨 스스로 자기 가슴에 깔을 꽂는 일련의 비극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이란 이처럼 약점 투성이일 수밖에 없는가 싶어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흑인의 비극
우리나라는 인종차별이 극심하다. 미국식 교육을 받고 미국영화를 많이 봐서 백인들의 논리에 세뇌된 것일까? 아니면 우리 황인종은 백인종에 가깝고 흑인종은 우리보다 미개하다고 믿는 것일까? 흑인은 물론이고 중동과 동남아 사람들까지 무시하고 우습게 여기는데... 유럽이나 미국의 백인들은 우리를 '와나비'(Wanna-Be 백인이 되고 싶어서 몸부림치는 유색인종)라고 놀릴 것이며, 유색인종들이 우리를 보면 백인도 아니면서 백인 흉내내는 멍청한 원숭이로 보일 것이다.
아무려나, 그런 인종차별 덕분에 영화건 연극이건 흑인이 나오는 작품은 천대를 받는다. 제아무리 셰익스피어의 걸작이라고 해도 흑인이 주인공인 '오델로'는 늘 찬밥 대접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우리 자신의 본모습과 위치를 깨닫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흑인 오델로가 겪는 비극도 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델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들어가는 작품으로 비평가들이 극찬하는 드라마인데, 이 작품을 뛰어나게 만드는 것은 악역 이아고(Iago)다. '햄릿'에도 삼촌인 왕이 악역이고, 맥베스 부부도 악하며, 리어의 딸과 에드먼드도 악당들이지만 이아고만큼 악한 짓을 즐기는 진짜 철저한 악당은 없다. 실제로 이 작품은 이아고가 메인 플로트를 이끌어간다. 철저한 악마 이아고가 흉계를 꾸미고 그 때문에 열정이라는 인간적 약점을 가진 착한 흑인 귀족 오델로가 젊고 아름다운 백인 아내 데스데모나와 충실한 장교 카시오를 의심하여 비극이 벌어지는 내용이다.
당연히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와는 다르다'는 주제가 가장 두드러지지만 그 외에도 믿음, 명예, 명성 등과 관계된 주제도 있고 인종차별과 정치 문제도 나타난다. 조금 상상력을 동원해서 해석해본다면, 승진에서 누락된 사람이 불만을 품고 다른 인종의 상사를 모함한다는, 요즘도 흔히 볼 수 있는 얘기다. 또, 밖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자신만만한 중년의 남자가 집안에서는 젊고 예쁜 아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의처증이 생기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본 안 읽은 사람들을 위해 줄거리부터 알아보자.

 

 

 

오델로 장군의 부관 자리를 카시오에게 빼앗긴 이아고는 이를 분해하면서 복수를 결심한다. 그래서 이아고와 로더리고는 브러밴쇼에게 딸 데스데모나가 오델로와 놀아난다고 험담을 한다. 오델로를 비방하여 파직시키려는 것이다. 얘기를 들은 브러밴쇼는 화가 잔뜩 나서 딸과 오델로를 현장에서 잡으러 나간다.
부관 카시오는 터키 군이 사이프러스를 침공하려 한다는 소식을 오델로에게 알린다. 그때 브러밴쇼와 하인들이 와서 오델로를 잡으려 하지만 오델로가 설득하여 모두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러 간다. 브러밴쇼는 공작에게 오델로를 처벌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딸과 오델로가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는 그들의 결혼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한다. 그러나 '나를 속인 계집이니 너도 속일 것이다'라는 말이 나중에 오델로를 괴롭히게 된다. 회의에서 오델로는 군대의 지휘 통수권을 임명받는다. 모두가 퇴장한 뒤, 이아고는 오델로와 카시오 사이를 이간질시킬 계략을 세운다.
무대는 사이프러스. 터키 함대가 폭풍우에 휘말려 전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카시오에 이어 데스데모나가 사이프러스에 도착하고 곧 오델로도 도착하여 사이프러스의 임시 총독인 몬타노와 인사를 나눈다. 이아고는 계략대로 오델로에게 카시오의 험담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성 안에서 열린 승전축하 파티 겸 오델로의 결혼 피로연에서, 이아고는 술에 약한 카시오에게 억지로 술을 먹여 술주정하게 만든다. 취한 카시오는 몬타노에게 싸움을 걸어 파티는 난장판이 되고, 화가 난 오델로는 카시오를 파직시킨다.
이아고의 계획대로 카시오는 데스데모나를 찾아가 복직을 청탁한다. 카시오를 불쌍히 여긴 데스데모나는 오델로에게 복직을 간절히 부탁한다. 이때 이아고는 오델로에게 카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부정을 저지른다고 암시를 준다. 그러자 오델로는 이아고에게 이들을 감시하라고 한다.
이아고의 아내 에밀리아는 남편이 시킨 대로 오델로가 선물한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훔쳐낸다. 데스데모나를 대하는 오델로의 행동은 점점 차가워지고, 데스데모나도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만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델로는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갖고 있다는 이아고의 말을 듣고 아내를 저주하며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데스데모나를 대하는 오델로의 행동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아무 것도 모르는 데스데모나는 계속 카시오의 복직을 간청한다.
이아고는 계속 오델로의 화를 돋우고, 결국 오델로는 로도비코 앞에서 아내를 때리고 모욕을 준다. 이아고는 로도비코에게 오델로의 정신이 이상하다며 험담을 한다. 오델로는 데스데모나에게 매춘부라고 욕을 한다. 데스데모나는 오델로의 말과 태도에 기가 막히지만 아직도 오델로가 자기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이아고는 로더리고에게 카시오를 죽이라고 시킨다. 데스데모나는 오델로의 거친 행동을 마음속으로 용서하며 슬픔의 노래를 부른다.
숨어있던 로더리고는 카시오를 칼로 찌르려 한다. 그러나 반대로 로더리고가 카시오의 칼을 맞게 된다. 그러자 이아고는 뒤에서 카시오의 다리를 찌르고 도망간다. 오델로는 이아고가 자기의 복수를 대신 해줬다고 생각하며 기뻐한다. 이아고는 지나가는 척하며 나와서 카시오의 상처를 돌본 후 로더리고를 죽인다.
자고 있던 데스데모나는 오델로의 인기척에 깨어난다. 데스데모나는 자신이 결백하다고 말하지만 오델로는 아내의 목을 졸라 죽인다. 뛰어들어온 에밀리아는 오델로에게 이 모든 일이 남편 이아고의 모함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에밀리아는 사람들 앞에서 그 사실을 폭로한다. 이아고는 에밀리아를 칼로 찌르고 도망가다가 붙잡힌다. 그리고 오델로는 혼자 괴로워하다가 칼로 자기 몸을 찔러 자살한다.

 

 

 

셰익스피어의 '오델로' 역시 여러 가지 얘기를 합친 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주가 된 원본은 1565년 출판된 지랄디 신디오(Giraldi Cinthio)의 '헤카토미디'(Hecatommithi)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의 앞부분을 조금만 보기로 하자.
"옛날 베니스에 무어인이 하나 살았다. 그는 아주 용감하고 잘 생겼으며 전쟁에서 여러번 공훈을 세웠다. 그래서 그 나라의 시뇨리아(공작)는 그를 신임하여 높은 지위와 권리를 주었다. 아주 정숙하고 아름다운 귀부인 디스데모나(Disdemona)가 그 용감한 무어인을 사랑하였고, 무어인 역시 그 여인의 아름다움과 고상함에 사랑을 느꼈다. 아주 자연스럽고 정직하게 이루어진 사랑이었기에, 이버지는 딸을 다른 사람과 결혼시키려 했지만, 여인은 무어인과 결혼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베니스에서 아주 화목하고 평화롭게 살며 언제나 사랑과 친절이 가득한 대화를 나누었다..."
'오델로'에 대한 Q and A
(영국 고등학교 교사들과 브래들리의 대화 중에서)
Q: '오델로'는 셰익스피어의 다른 비극들에 비해 뭐가 다른가?
A: '오델로'는 가슴이 아플 정도의 긴박감으로 관객을 몰아가며 흥분시키지만 착한 아내가 남편에게 살해되는 아주 끔찍한 작품이다.
Q: 오델로는 원래 질투가 심한 성격인가?
A: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니고 넘치는 자신감과 정열이 강한 질투로 변하는 것이다.
Q: 오델로는 귀족이면서도 거칠고 야만스런 인물인가?
A: 아니다. 고상하고 점잖은 귀족이다.
Q: 오델로의 비극적 성격 결함(tragic flaw)은?
A: 아주 정열적이고 또 사람을 믿는 것이다.
Q: 무어 인은 진짜 흑인인가 아니면 백인보다 좀 짙은 색 피부인가?
A: 진짜 아프리카 흑인이다.
Q: 오델로와 결혼한 것은 데스데모나의 실수인가?
A: 아니다. 데스데모나는 결혼을 후회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Q: 이아고는 동기 없이 악행을 하는가?
A: 그렇지 않다. 그의 동기도 자존심이다.
Q: 이아고는 마키아벨리 스타일의 교활하고 약은 악당인가?
A: 그렇지는 않다. 이아고는 악하긴 하지만 천재는 아니다.
Q: 카시오보다 더 경험이 많다는 이아고가 부관으로 승진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
A: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아고의 말은 하나도 신빙성이 없다.
Q: 에밀리아는 남편 이아고가 꾸미는 음모를 전혀 몰랐을까?
A: 전혀 몰랐다. 에밀리아는 오델로의 질투와 손수건의 관계를 마지막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오델로'를 푸는 열쇠들
자신감(Self-Esteem)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나타내는 이 말은 다분히 현대적인 언어로 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자부심(Pride 자기를 자랑스러워하는)이라는 말 속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오델로, 데스데모나, 이아고 등 각 인물이 갖고 있는 자신감(자존심)을 중요 주제로 다루었다.
질투 -남이 가진 것을 시기하는 것도 질투고. 내가 가진 것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것도 질투로 나타난다.
낭만적인 사랑 -이아고에게는 사랑이 그저 욕정일 뿐이지만 작품 속의 다른 인물들에게는 사랑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동료애 - 요즘의 현대인들은 '친구 사이의 우정'이라고 부를 것을 셰익스피어는 '동지간의 사랑'(brotherly love)이라고 했다. 오델로, 카시오, 데스데모나, 에밀리아는 이 사랑을 이상적으로 아주 좋게 생각하지만 이아고는 이것을 나쁜 일에 이용한다.
명성과 명예(Reputation and Honor) - 명성과 명예의 차이, 그러니까 남에게 보이는 것과 실제의 모습이 다른 것은 이아고에게서 뚜렷이 드러난다. 그는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니까, 명성은 좋은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아고는 명예를 우습게 아는 인물이다. 반대로 오델로는 명성과 명예가 일치한다.
물, 바다, 폭풍, 흐르는 물, 샘물, 분수, 강물, 눈물 등은 이 작품에서 사랑과 미움을 표시하는 정열의 상징으로 쓰인다.
흑과 백 -오델로는 백인 사회 속의 흑인이며, 그 내부에서도 선과 악을 상징하는 흑과 백의 갈등이 일어난다. 이 작품 속에는 그런 극심한 콘트라스트가 많다.
증거와 심판 -법정에서는 물적 증거, 상황 증거, 동기, 증언, 진술을 포함한 여러 가지 증거를 채택한다. 오델로는 이런 모든 증거를 통해 데스데모나가 부정하다고 믿고 심판을 내린다. 그러나 곧 이 모든 것이 진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손수건 -이 작품에서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은 정열(질투) 때문에 앞을 못 보는 상태를 표현하는 상징이다. 오델로가 약간의 질투를 느낄 때부터 손수건이 등장하고, 이아고의 주요 증거로 사용되며, 마지막에 에밀리아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증거가 된다.
악마 -이 작품에서는 악마가 인물들에게 거짓말을 시키고 이성을 잃고 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카시오는 술 속에 악마가 있다고 하며, 오델로는 데스데모나 속에 악마가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아고는 오델로가 흑인이기 때문에 악마라고 한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이아고야말로 진짜 악마라는 것이 밝혀진다.
노예 -우리가 쓰는 '노예'라는 단어는 그 의미가 좀 변질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예'는 모두 흑인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의 노예들은 그 피부색이 다양했다. 대부분의 노예는 전쟁 포로들이었기에 흑인 뿐 아니라 중동인, 흑해 연안의 금발 백인도 있었다.
음악 -이 작품에는 데스데모나가 부르는 '자장가'(Willow Song)가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노래가 두 곡 더 나오며, 다 의미가 있다.
남자와 여자 -이아고와 에밀리아의 입을 통해서 여자와 남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온다.

 

작품들
'오델로'는 영화로 나온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다. 1952년 오슨 웰즈 주연의 '오델로'는 '베니스의 무어인 오델로의 비극'(The Tragedy of Othello: The Moor of Venice)이라는 긴 제목인데, 오슨 웰즈도 괜찮고 마이클 맥리아모이르의 이아고도 아주 좋다. 다만 수잔 클라우티어가 데스데모나를 너무 가벼운 여자로 연기한 게 흠이다. 착하고 점잖은 데스데모나는 끝까지 우아함과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소리도 지르고 요란하다. 그런데 오히려 죽기 직전에는 아주 초연하여 좀 이상하다. 맨 첫 장면에서 죽은 오델로를 감옥의 이아고가 보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다.
로렌스 올리비에의 '오델로'(1965년)는 스튜어트 버지의 감독 작품으로 (요즘도 할머니로 자주 출연하는) 매기 스미스가 데스데모나를 맡았고 프랑크 핀레이가 아아고를 맡았다. 올리비에의 연기도 '햄릿'에서보다 훨씬 좋다. 사실 올리비에의 '햄릿'은 대사를 너무 많이 잘랐다. 그에 비해 '오델로'는 대사가 거의 안 잘려서 올리비에는 주인공의 성격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데스데모나도 매기 스미스가 아주 잘해냈고, 이아고와 카시오(데렉 자코비)도 좋다.
셰익스피어로 먹고사는 또 한 사람, 케네스 브라나의 '오델로'(1995년 올리버 파커 각본 감독)도 있다. 그러나 이제 백인이 흑인으로 분장하고 출연하던 시대는 지났으니까, 케네스 브라나는 이아고를 맡고 흑인 배우 로렌스 피쉬번이 오델로를 맡았으며, 데스데모나는 아이린 제이콥이 맡았다. 이 작품은 오델로의 내면 세계에 초점을 맞추어, 대사가 최소한으로 절제되었고, 때와 장소는 원작을 살리면서도 분위기 중심으로 변했다. 그래서 치정 살인사건을 다룬 아주 자극적인 에로틱 스릴러가 됐다. 이 작품은 연기도 좋지만 제작 기법도 좋아서 볼만하다. 특히 여러 건물과 방으로 통하는 문들을 상징적으로 잘 사용한 것이 재미있다.
아주 색다른 '오델로'도 있다. 1998년 미국의 팀 블레이크 넬슨 감독이 만든 '오'(O)라는 작품은 무대가 미국의 고등학교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본 것처럼 부자 백인 애들만 다니는 학교에 농구 장학생인 유일한 흑인 학생 오딘(오델로)이 있다. 데시(데스데모나)는 학장의 딸이고, 휴고(이아고)는 농구 코치인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오딘에게 실력으로 밀리는 학생이다. 이 작품은 무대만 변했을 뿐 스토리, 대사, 인물을 원작에 충실하게 각색했다고 한다. 랩뮤직, 총, 자동차, 마약 등이 나오지만 감독은 의외로 전통적인 화면 구성으로 스토리를 진행하고, 젊지만 충실한 연기자들이 내용을 잘 살렸다는 평이다. 특히 휴고 역을 맡은 조쉬 하트넷이 아주 뛰어나다는데... 만든지 2년이 지난 이 영화가 아직 개봉 안 되는 이유는 미국 학교 내에서의 총격 사건이 많아서 사회문제가 되는 때에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를 개봉하기가 거북해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