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에 자주 공연되는 이 작품은 모든 세대를 어우르는 잘 쓰여진 작품이다.
특히 전반부 의처증의 리온티즈왕과 고결한 왕비의 비극적인 스토리전개가 인상적이며 특히 왕과 왕비의 대비되는 성격대결, 특히 법정 토론은 무척 인상적이다. 세월이 흘러 버려진 딸아이가 이웃왕자와 연애를 하고 얽힌 실타래가 풀려가며 재회를 하고 왕비가 타시 환생하는 스토리는 다소 동화적이지만 좋게 화합되는 모습은 당시부터 현재 까지 많은 관객들에게 기쁨을 주었을 것 같다.
내가 이 작품 연출을 본다면 잠깐 등장하는 시간 요정을 좀더 부각시켜 나래이터 겸 극의 큰 줄기를 이해시키는 역할로 보여주고 싶고
양털깎기 축제를 버라이어티하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몇몇 개성있는 인물들을 좀더 연극적인 모습으로 만들어 재미있는 장면을 꾸미고 싶다.
많은 작가, 연출가들이 이 작품을 재해석하고 번역가의 역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큰 틀은 역시 셰익스피어니까 ...
위의 세개의 번역본 중 이윤기 번역은 완역이지만 좀 시대에 떨어진 느낌이 들고 세번째 공연본은 현대화 됐고 가운데 있는 한예종 공연본이 매끄럽고 번역도 괜찮다. 아마 신정옥의 번역인 듯하다.

시실리아에서 9개월 동안 리온티즈 왕의 환대를 받은 보헤미아의 왕 폴릭쎄니즈는 고국에 돌아가려 한다. 폴릭쎄니즈가 시실리아 허마이오니 왕비의 청을 받아들여 더 머물기로 하자 리온티즈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한다. 질투에 사로잡힌 리온티즈는 신하 카밀로를 시켜 그를 독살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무고함을 믿는 카밀로는 폴릭쎄니즈와 함께 보헤미아로 도망친다. 이 소식을 들은 리온티즈는 해산을 앞둔 왕비를 감옥에 가두고 신탁을 의뢰한다. 리온티즈는 감옥에서 왕비가 낳은 아기를 자신의 아이로 인정하지 않고 귀족 앤티고너스에게 내다 버리라고 명령한다. 신탁이 도착하자 리온티즈는 공개재판을 열지만, 신탁은 왕비의 무죄를 선언한다. 왕이 신탁을 거부하고 재판을 강행하려 하자 갑자기 왕자가 죽고, 곧이어 앤티고너스 부인 폴라이나가 허마이오니도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비로소 리온티즈는 참회하며 왕비의 죽음을 애도한다. 한편, 앤티고너스는 보헤미아에 공주를 버리고 돌아가다가 곰을 만나 목숨을 잃는다. 잃어버린 양을 찾던 양치기 노파와 아들이 아기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간다.
16년이란 세월이 흐른다. 양치기 노파의 딸로 자라난 공주 퍼어디타는 신분을 숨긴 보헤미아의 플로리젤 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양털깎이 축제에 변장을 하고 나타난 폴릭쎄니즈는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플로리젤과 퍼어디타는 카밀로의 조언에 따라 시실리아로 떠나고 카밀로와 폴릭쎄니즈 왕, 그리고 양치기 노파 모자도 이들을 쫓아간다. 폴릭쎄니즈와 카밀로는 양치기 노파 모자로부터 퍼어디타가 리온티즈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폴라이나는 허마이오니와 닮은 조각상의 제막식에 모두를 초청하는데...


《겨울이야기》는 셰익스피어가 1611년 초에 쓴 작품으로 그의 후기작에 속한다. 1588년에 출판된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 1558~1592)의 베스트셀러 소설 <판도스토-시간의 승리>에서 소재를 따왔다. 두 나라의 왕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질투와 참회의 양상 등 그린의 소설과 유사성이 많지만 몇 가지 면에서 상이하다. 우선, 극의 공간적 배경이 뒤바뀌었다. 그린의 소설에서는 사건이 보헤미아에서 시작되어 시간이 흐른 뒤에 시실리아로 옮겨가지만, 이 작품에서는 반대다. 셰익스피어는 그린의 소설에 등장하는 두 명의 인물에 착안해 카밀로를 만들어내고, 그린의 소설에는 없던 앤티고너스, 폴라이나, 오톨리커스를 창조해냈다. 또한, 그린의 소설에서 왕비는 왕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충격으로 죽고 다시는 소생하지 못한다. 반면에 《겨울이야기》에서는 셰익스피어 말년의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그러하듯 화해와 용서, 재회의 기쁨, 재생, 그리고 감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총 5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전반부의 3막에서 ‘겨울’의 이미지처럼 차갑게 얼어붙을 듯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후반부의 2막에서는 ‘시간’이 등장해 긴 세월의 흐름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행복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이 작품에는 그린의 낭만적 소설 외에도 옛이야기 <꽃의 공주>와 같은 동화적 요소가 섞여있다. 뿐만 아니라, 이윤기의 해석에 따르면 스파르타의 헤르미오네를 연상시키는 허마이오니와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름, 아기를 버리는 오이디푸스 신화의 모티프,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신화의 모티프 등 많은 부분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향이 눈에 띈다. 이 시절엔 초기 희극에서 느껴지던 쾌활함은 사라지고 영혼의 고뇌와 생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엿보인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활동을 시기별로 구분할 때 제4기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이러한 점은 4대 비극을 쓰던 시절과도 또 다른 면모다. 이 작품은 1611년 5월 글로브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현대에는 피터 브룩 연출로도 공연된 바 있으며 영어권의 수많은 극단과 대학들에서 공연되고 있다. 그간 관점에 따라 다각적인 비평이 이루어져왔지만 극적 수법과 언어 구사에 있어서만큼은 의견이 일치한다. 비극에서 희극으로 상승하는 역동적인 구성, 매력적인 인물과 사건, 부드러우면서도 현란한 표현, 셰익스피어 어록의 숱한 페이지를 장식한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문장은 우리에게, 비할 데 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1564년 스트랫포드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셰익스피어는 1590년대에 이르러 런던에서 이름난 배우이자 극작가 겸 극단의 주주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인다. 활발한 연극 활동으로 경제적, 직업적 안정을 구가하던 셰익스피어는 1613년 글로브 극장 화재 후 은퇴하여 죽을 때까지 스트랫포드의 뉴 플레이스에서 지낸다. 1590년대에는 주로 희극과 사극, 1600년을 전후한 시기에는 비극 창작에 몰두한 셰익스피어는 말년에 비극에서 벗어나《페리클레스》,《심벨린》,《겨울이야기》,《태풍》과 같은 낭만극들을 창작한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1608년 셰익스피어가 주주로 있던 글로브 극장이 실내 극장인 블랙프라이어즈를 구입한 사실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극장은 비싼 입장료 때문에 주로 귀족들이 이용하였으며 이로 인해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극작품이 필요했다는 추측이다.
외적인 사건 못지않게 런던과 스트랫포드 양쪽에서 벌어진 가정적으로 슬프고 즐거운 일들 역시 그의 작품 방향을 변화시킨다. 1607년 스물일곱 살이었던 동생 에드먼드의 죽음, 딸 수잔나의 결혼, 이듬해 2월 손녀 엘리자베스의 탄생 그리고 9월 어머니 메리의 죽음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셰익스피어는 내적으로 성숙하며 사려 깊고 관대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셰익스피어는 그의 낭만극 속에서 중년의 차분함, 전원생활이 가져다 준 경이로운 초연함 그리고 어렵게 얻은 평화를 그리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비교적 풍족하고 평온한 말년을 보내고 1616년 4월 23일 53세를 일기로 타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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