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 심사평 올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는 응모작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아직 희곡장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라 여겨져 반갑기도 하다. 그러나 양에 비해 질적인 수확은 예년수준을 맴돌고 있다. 대부분의 응모작들이 여전히 개인 신변의 넋두리나 어디서 본 듯한 신춘문예용 모작, 혹은 고민 없는 치기의 과시에 머무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마지막까지 관심을 끌었던 몇 편의 작품 중 결국 차성우의 '천국에서의 5월'을 당선작으로 꼽기로 합의를 봤다. 천국답지 않은 천국이란 어쩌면 이미 진부한 착상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천국을 종교적 대안마저 결핍된 또 하나의 현실로 파악한 논리가 참신했으며 그 논리에 일상성과 적절한 지적 유머를 통해 자연스레 희곡적 살을 입혀간 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