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4487

남정희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1980년대 후반의 대졸취업 생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수 임용을 몇 년째 기다리고 있는 나소원은 아파트 경비로 나서 일하면서 교사로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가수지망생인 김시련과 기자 지망생인 민제린은 전집 책과 클래식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 등을 세일즈하고 있다. 그들은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라는 소줏집에서 하루하루의 일을 털고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동료들이다. 그러나 경비로 있는 나소원은 아파트 반장의 구박과 고향 사람을 만나고 갈등하는데 성격이 소심한 게 흠이다. 동료의 격려로 어려움을 훌훌 털고 다시 경비 일로 나서나... 결국 아파트 반장이라는 여자의 등쌀에 사표를 내고 만다. 술집 주인으로 나오는 아저씨의 왕년의 ..

한국희곡 2015.10.28

남정희 '빽(Background)좀 빌립시다'

건실한 청년들과 사기와 불법으로 살아가는 기성세대를 대비시켜 현 세태를 풍자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여러 사람들이 한 지붕에 세 들어 사는 2층집... 이들은 약장수, 직업소개소, 그리고 신발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로 돕고 백을 공유하고... 등등 자체 지침을 만들어 서로 돕고 격려하며 지내는데 외형으로는 좋은 모습이나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악취가 날 정도이다. 먼저 직업소개소응 하는 고사장과 주 전무는 직업을 구하는 여성들을 꿰서 사창가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시골서 갓 올라온 순진한 처녀를 속이고 돈 많이 벌게 해주겠다고 해서 수면제를 먹여 사창가에 보내는 질 나쁜 불법을 저지르는 일을 한다. 1층에 자리 잡고 무면허 의료인 행세를 하는 약장수는 만병통치약이라며 병원..

한국희곡 2015.10.28

이근삼 '국보'

이 작품은 1970년에 서강대 개교 10주년 기념 작품으로 이근삼 선생이 한글, 영어를 혼용해서 쓴 작품이다. 당시에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이 많았고 이들 중에는 연극을 해본 사람들이 많아 이 학생들이 같이 배우로 참여하는 연극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작가 이근삼 선생은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또 작가의 통역장교시절 경험을 토대로 당시의 사회상을 풍자해서 쓴 작품으로 서강대 연극부에서 그해 공연함. 이 작품을 본 제임스 웨이드라는 코리아 타임지 고문이 대서특필했다. 한국인에게 민주주의 교육을 시킨다고 하거나 한국 보물을 사재는데 급급한 미국인들과 민족적 긍지를 강조하는 한국의 시골사람들과의 갈등을 노래와 춤을 가미해서 희극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강원도 설악산 근처의 한 마을을 무대로 미군들과 평화봉사단..

한국희곡 2015.10.28

고향갑 '사이코'

한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각각의 등장인물의 입장을 통해 줄거리를 꿰어 맞추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남선생과 여선생은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이고 미스터리한 소선생은 환자들을 뒤에서 조정하는 역할이고 의사선생은 이 병원 의사이다. 막이 오르면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로 신문을 보며 모든 기사에 토를 달며 사회를 꼬집는 남선생이 보이는데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2장에서는 여선생이 남선생을 인터뷰하는 데 중간에 역할을 바꾸기 전까지는 여선생이 이 정신병원 의사로 인식되고 역할을 바꿔 서로 이 정신병원을 나가기 위해서 의사와의 퇴원 심사를 잘 끝내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4장에서는 각각 남선생과 여선생의 과거사를 독백을 통해 보여주는데..

한국희곡 2015.10.28

남정희 '2박3일'

무대는 콘도미니엄 거실. 레저용품 회사 사장인 주배신과 임시비서직인 나가린이 2박3일간 여기에 묵으면서 시작된다. 사장과 여대생인 비서와의 여행... 불륜과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관계로 연상이 되는 관계인데 잠시 사장이 외출나간 사이 하이걸이란 젊은 청년이 자신이 이 방을 배정받았다며 들어오고 실랑이가 오고가는 사이에 주사장의 부인이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혼란스럽게 된다. 임기응변으로 하이걸은 신혼부부인 것처럼 행세하여 나가린과 투숙했으니 나가라며 부인을 쫓아내고 다음날 주배신이 있을 때 하이걸이 들어와 주먹 다툼이 벌어진다. 결국 주배신은 나가린과 같이 있는 걸 부인에게 들켜 곤혹스럽게 됐을 때 다시 하이걸이 등장해서 신혼부부처럼 행세해서 사건을 해결하려 하나 나가린이 나서며 주배신은 자기 부친의 원수라..

한국희곡 2015.10.28

홍창수 '도라지꽃'

작가 홍창수는 우리나라 전통 연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작가이다. 탈춤의 연행원리를 형식적 기반으로 하면서 판소리 〈변강쇠가〉의 내용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흥겨운 분위기를 창출했던 〈아으 다롱디리〉는 그 좋은 예이다. 이러한 작가의 관심은 판소리의 장르미학을 연극적으로 현실화한 〈도라지꽃〉에서 더욱 심화되어 나타난다. 이 작품은 1999년에 발표한 〈오봉산 불지르 다〉의 뼈대를 기본 모티프로 삼고 있어 얼핏 개작으로 이해될 소지가 있으나, '오봉산 설화'의 맥락만 유지할 뿐, 형식과 내용 면에서 그 변화가 상당하기 때문에 거의 새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 은 판소리를 희곡으로 안착시켰다는 점이기에 〈도라지꽃〉의 형식적 특징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주지하다시피 판소리는 창을 부르는 광대..

한국희곡 2015.10.28

양수근 '홀인원'

골프장이 있는 충정도의 어느 마을에 붕어빵 장사를 하는 오기 만과, 농사꾼 강남수가 있다. 강남수는 지난겨울에 내린 폭설로 자신의 비닐하우스 딸기밭이 무너져, 출하 일주일을 남기고 알거지 신세가 된다. 남수는 마을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받은 보상금과 농협에 빚까지 내 딸기농사를 진 상태였다. 빚더미에 집 까지 넘어갈 신세가 된 남수는 막막한 마음에 기만에게 돈을 부탁해 봤지만, 기만 역시 돈도 없어 고민을 하고 있던 차였다. 기만은 동네 다방에서 일하는 이화라는 여자를 좋아한다. 이화는 기만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지만 과거가 깨끗하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에, 기만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이화가 일하는 다방에 증도CC(골프장) 박기풍 사장의 부하 한달진이 자주 찾아온다. 달진은 기풍이 골프를 치..

한국희곡 2015.10.28

양수근 '불발탄'

마을회의를 하고 있는 사람들. 다양한 편으로 갈라진다. 동네 이장은 마을의 평화를 위해 사격장 반대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배상청구를 내자고 한다. 정부도 못한 일을 어떻게 하느냐 그리고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다 육이오 때를 벌써 잊었느냐는 온 건파와, 군속으로 일을 해야만 먹고 사는 (영호 父)같은 사람이 팽팽한 긴장감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석주 (할머니의 아들)는 약간 이장의 편을 동조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술에 취해 말이 없는 순만 어느 구석에 자리를 잡고 코를 골고 있다. 결말 없는 회의가 끝나갈 무렵 할머니가 들어온다. 마을사람들 빠져나간다. 할머니 보청기를 하고 기분이 좋은지 종일 바닷가에 나갔다 오는 길이다. 할머니의 과거 속에서 뛰놀던 아이들도 함께 들어온다. 아 이들 장승에..

한국희곡 2015.10.28

김재엽 '아주 이상한 기차'

는 일상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하며 꿈을 잃고 사는 현대인을 위한 우화 스타일의 연극이다 김재엽은 데뷔작〈페르소나〉, 〈맨버거, 그 속엔 누가 들어 있나?〉, 〈유령을 기다리며>,등에서 현실과 환상을 뒤섞거나 메타극적 방법, 혹은 극사실적 문법으로 연극하는 행위나 권력, 혹은 사회적 일상에 대해 나름의 독특한 연극 만들기를 보여 왔다 최근에 이르면서 그의 연극 만들기에는 재치 있는 말장난과 반복, 어깃장, 말 비틀기로 희극성을 자아내는, 이른 바 '김재엽 식 유머'가 특징적으로 보인다.과의 연극 상황과 캐릭터를 가져와서는 원전의 의미를 무의미와 연극놀이로 불경하게 비틀어버린 극이다. 햄릿은 아버지 유령을 기다린다고 하면서도 잠을 자거나 딴 짓만 하고, 유령은 햄릿을 만나기 위해 나타나지만 햄릿이나 ..

한국희곡 2015.10.28

조일도 작 모노드라마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른 여자'

조일도 선생의 유고 희곡이며 모노드라마 작품이다. 50세가량의 여자가 13평 남짓한 아파트 실내를 무대로 자신의 기구한 인생을 이야기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른다. 군대 장군의 아내이기도 한 그녀가, 문맹이었던 자신이 어떻게 글을 배웠고 여러 책을 독파했으며 특히 남편인 장군의 몰락과 아들의 자살, 그리고 남편의 행방불명을 밝히는데 대사 하나하나에 인생에 대한 한과 서러움이 서려있다. 스피커폰으로 원고 청탁된 15년의 삶을 거절하며 그 원고를 읽는 형식으로 그녀의 그 삶을 이야기하며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는 더욱 슬프게 느껴진다. 조일도 선생은 1947년 인천에서 태어나 신흥 초, 인천 중, 제물포 고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신문방송학을 (3년) 공부하다 현 서울..

한국희곡 201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