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향갑 '사이코'

clint 2015. 10. 28. 22:03

 

한국극작 워크숍 8기 희곡모음집에 수록됨

 

한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각각의 등장인물의 입장을 통해 줄거리를 꿰어 맞추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남선생과 여선생은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이고 미스터리한 소선생은 환자들을 뒤에서 조정하는 역할이고 의사선생은 이 병원 의사이다. 막이 오르면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로 신문을 보며 모든 기사에 토를 달며 사회를 꼬집는 남선생이 보이는데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2장에서는 여선생이 남선생을 인터뷰하는 데 중간에 역할을 바꾸기 전까지는 여선생이 이 정신병원 의사로 인식되고 역할을 바꿔 서로 이 정신병원을 나가기 위해서 의사와의 퇴원 심사를 잘 끝내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4장에서는 각각 남선생과 여선생의 과거사를 독백을 통해 보여주는데... 남선생은 고생고생 끝에 철공소를 꾸리고 결혼해서 좀 살만하니까 IMF사태로 휘청하고 좀 무리해서 헐값에 나온 공장을 인수했다가 완전히 속아 결국 집 하나라도 건지려고 미친 행세를 해서 이 병원에 들어 온 것이라 말한다. 여선생은 평범한 주부로 몇 년 전 한 시낭독회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는데 3년간 아기가 없자 남편과 시어머니의 눈초기가 달라지고 각자 병원에도 문제가 없다는데 고민하다가 술로 달래고.. 그러다가 그 양이 늘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됐는데 그 후 3개월이 지나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고민 끝에 애를 지우려고 중절수술을 받았는데 그 아이의 울음 환청 때문에 견딜 수 없어 이 병원에 오게 된 것이다.

이 두 사람의 독백 말미에 등장하는 소선생.. 이분 때문에 삶의 의미를 깨닫고 빨리 이 병원을 나가서 새 삶을 찾겠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누구인가... 잠깐 비추고 두 남, 여선생에게 지시한 내용으로 봐서는 공작금 확보, 지령.. 등으로 간첩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마지막은 반전이다. 의사선생과의 대화에 그는 이런 사이코 환자들을 뒤에서 조정하여 돈을 뜯고 (의사와 나눠 갖음) 이들이 오래 이 병원에 있도록 해주는 의사편의 프락치였다.

 

고향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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