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의를 하고 있는 사람들. 다양한 편으로 갈라진다. 동네 이장은 마을의 평화를 위해 사격장 반대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배상청구를 내자고 한다. 정부도 못한 일을 어떻게 하느냐 그리고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다 육이오 때를 벌써 잊었느냐는 온 건파와, 군속으로 일을 해야만 먹고 사는 (영호 父)같은 사람이 팽팽한 긴장감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석주 (할머니의 아들)는 약간 이장의 편을 동조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술에 취해 말이 없는 순만 어느 구석에 자리를 잡고 코를 골고 있다. 결말 없는 회의가 끝나갈 무렵 할머니가 들어온다. 마을사람들 빠져나간다. 할머니 보청기를 하고 기분이 좋은지 종일 바닷가에 나갔다 오는 길이다. 할머니의 과거 속에서 뛰놀던 아이들도 함께 들어온다. 아 이들 장승에 기대어 말 타기 놀이를 한다. 석주 장승을 괴롭히지 말라고 하면, 이이들 각시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던 석주를 놀린 다. 미군과 통역이 들어온다. 이 땅을 매입해서 훈련장으로 쓰기로 한다. 할머니의 치매증상이 날로 더 심각해진다며 순만이 석주에게 걱정을 털어 놓는다. 며느리와 지산 댁 들어온다. 내일 밭일을 거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누워 있던 순만 데리고 나간다. 순만 목발을 사용한다.
풍금을 닦는 할머니. 건반을 거의 독수리 타법으로 하나 둘 누르면 자연스럽게 '섬집 아기' 가 연주된다. 석주와 할머니의 보기 좋은 모습. 아들은 어머니에게 재롱을 부리기도 하고.
그러면 샤 뒤에 신랑과 신부 나와 노닌다. 주로 학생들 걱정이다. 임신한 신부를 위해 '섬집 아기' 노래를 부른다. 폭격소리에 노래가 사그러들면 아이들 할머니 치마폭으로 숨 는다. 어린 석주 울고 있다. 치매 증상을 걱정하는 석주와 며느리.
“저 폭격소리가 다 장승이 없어져서 그런 것이다. 손자 동 연이가 꼭 장승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이 할미하고 약속을 했어.” 막연한 기대에 사로잡힌 할머니.
군속으로 일하고 들어가는 영호에게 갑자기 다가가 해코지를 하는 할머니.
샤 뒤, 마을사람이 나타나 시방 학교에 폭탄이 떨어져서 선생님이 죽었다고 한다. 그러면 신부 마루 기둥을 붙잡고 있다. 잠자리에서 자고 있던 할머니 벌떡 일어나 폭탄소리 나는 곳으로 가면서 마당으로 나와 고래고래 악을 쓰며 거의 실성을 한다. 할머니 쓰러진다. 순만 평상에 앉아 말없이 하늘만 본다. 영호 父가 들어와 쓰러진 할머니를 걱정하자 두 사람 붙잡고 싸운다. 화가 난 석주와 이장이 들어온다. 석주는 할머니가 쓰러진 원인이 포격 훈련에 있다며 극단의 조처를 계획한다. 그러나 며느리는 말린다. 이장은 마을의 일이니 같이 대처하자고 한다. 할머니의 쓰러진 소식을 들은 동연이 들어온다.
석주는 동연이 와 준 것이 한 편으로는 고맙지만, 아무래도 직장(초등 미술교사)에 나가지 못함을 걱정하고, 수아가 와주지 않음을 걱정한다.
과거 속 할머니의 회상. 등목도하고, 풍금도 치고, 예쁜 각시 인형도 선물하고, 아이들 숨바꼭질도 한다. 아들과 동연 며 느리는 일상대화를 한다. 동연은 듬직한 이들답게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의 건강걱정이 앞선다. 그러다가 장승을 하나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마침 생태학 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갯벌 에다 세울 장승인데 우리 마을에도 몇 개 설치할 생각이란다. 동시진행이다. 아이들이 나간다. - 과거 + 현재 -
석주, 이장의 전화를 받고 나간다. 마을 대책 회의에 대한 의견 때문이다.
동현 엄마에게 서울로 올라가 살 것이냐고 묻자. 엄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동연 올라간다. 동연 수아에게 전화 메시지를 남긴다.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내용이다. 간호하는 며느리. 옛일이 떠오르는지 자신이 시집올 때 힘 든 일도 하지만, 이젠 돈도 제법 모아지고 편하게 모시려 했다며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수아가 전화를 걸어와 왜 하필 이때 할머 니가 그러는지, 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개 한 마리도 살 수 없는 곳, 고향이지만 고향 같지 않는 바다와 땅이 정말 싫단다. 엄마의 긴 한숨. (전화를 하는 쪽과 받는 쪽이 동시진행) 이장과 동네사람들이 모였다. 사람들 할머니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이장은 공원묘지에 할머니를 모시자 하나, 석주는 돌아가신 아버지 옆에 모시지 못함이 너무나 죄스럽다. 그러자 순만, 느닷없이 '백발가'를 굿거리장단으로 부른다. 영호가 들어와 할머니 드시라고 보약 한 재를 놓고 간다. 석주는 영호랑 친구별이다. 그냥 받기만 한다. 순만 그런 영호가 괜히 밉다. 방으로 들어가 TV 견다. “덕 수궁에 미군들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뉴스 내용이다.” 할머니 거의 숨을 몰아쉬고 있다.
다시 폭격소리가 들린다. 아이들 우왕좌왕 무대를 가로지른다. 영호 자신이 그런 것 같아 너무 미안해 한달음에 나간다. 순만 TV 끈다. 비행기가 낮게 날아다닌다. 할머니 죽는다.
사람들 오열한다.
이장의 “복 소리. 근조 등. 장승도 여럿 보인다. 할머니의 영정을 보고 오열을 한다. 마을사람들 이제 더 이상 이 마을에 평화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샤 뒤, 나룻배에 신랑과 신부 그리고 할머니가 떠난다. 만장을 든 사람들 하나 둘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다시 날기 시작하는 비행기 소리와 폭격. 장승만 우뚝 서서 말없이 관객을 바라본다.
극작가 양수근
1970년 광주출생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 박사
1988년 극단 토박이 입단
연극<금희의 오월>,<모란꽃>,<여우와 포도>뮤지컬<못다 한 사랑>등 20여 편의 공연 출연
199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희곡<전경이야기>
1997년 광주MBC '얼씨구 학당'작가
2000년 공연작<보물찾기>극단 뿌리
2003년 공연작<홀인원>극단 작은신화
2004년 문예진흥원 신진예술가 문학(희곡) 수혜
2004년 양수근 희곡집1[보물찾기],평민사
2005년 KBS라디오독서실<기러기 아빠>방송
2007년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금지원<부부유별>공연
2007년 경기문화재단 무대지원기금지원 뮤지컬<대학로는 파업 중>공연
2008년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 무대공연작품제작지원<부부유별>공연
2009년 ‘극단 모꼬지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창작팝뮤지컬<매직릴리>
2007년 극단 해우소, 하유상 작<딸들 자유연예를 구가하다>드라마투르그
2007년 2인극 페스티벌<코리안 드림>번안
2008년 극단 늑대, 부조리극 시리즈,아라발 작<전쟁터의 산책>드라마트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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