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 번의 사랑>은 자폐아를 둔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자폐아가 한 가족을 파탄시키는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그의 아버지를 비인간적인 불륜의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기족의 해체를 주제로 한 사회문제극으로 확장, 발전된다. 자폐아는 현재의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고, 소희는 아내와 전남편 사이의 딸이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어린 시절에 의부를 만나게 된 소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부에게 성폭력을 당하며 성장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게다가 아내가 자폐아를 낳아 기르자 남편은 아이와 모녀를 모질게 학대하고 천시하며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 여기서 부터 명실상부한 선악의 대결구도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자폐아를 천사와 같이 돌보던 선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선생의 따뜻한 지도로 병세가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던 소년은 사망의 충격을 받아 더욱 반항아가 되고, 교감에게도 미움을 사게 된다. 아버지의 증오 역시 더욱 심해진다. 어느 날 누나를 겁탈하려는 현장을 목격한 아이는 아버지의 권총을 들고 나와 그를 살해하고 만다. 아이 대신 어머니가 범인으로 구속된다. 누나는 결혼해서 떠나가고 아이는 복지관에서 생활하게 된다. 후일, 누나의 결혼은 사기당한 것으로 드러나고 캐나다 이민으로 떠나게 된다. 혼자 남은 자폐아, 무기징역을 받은 어머니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어머니에 대한 절실한 사랑을 깨닫는다.
이 작품은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과 오로지 욕망의 충족에 집착하는 아버지의 악마적 성격을 대비시킨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사랑의 힘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모자의 관계를 통해서 감동적으로 부각시킨다. 즉 어머니의 신성 심과 아버지의 야수심을 통해서 인간의 양면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의도는 물론 이런 심리의 갈등을 통해서 현대인들에게 신성심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숱한 가정에서 겪고 있는 자폐아 문제를 적나라하게 무대화시킨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하겠다.
작가 장일홍
1950년 제주시에서 출생한 장일홍 극작가는 오현고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 연극과를 중퇴했다. 1971년 공직에 입문한 후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단막 『강신무(降神舞)』로 당선, 등단했다. 1991년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한 희곡집 『붉은 섬』을 비롯, 『이어도로 간 비바리』, 『내 생에 단 한 번의 사랑』을 집필했다.
장 작가는 그의 4번째 희곡집인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를 발표하는 등 활발한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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