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상열 '호모TV쿠스'

clint 2015. 10. 27. 10:30

 

 

 

작품에서 TV가 현실을 대신하는 시대, 인간은 '호모 TV쿠스라 불린다.
『호모TV쿠스』는 두개의 스토리로 전개된다. TV라는 매체를 둘러싸고 있는 두 요소, 시청자와 스타의 이야기가 각기 독립적으로 흐른다.
이 연극에서 시청자는 공연 내내 침묵으로 일관한다. 「시청자는 왕이다」는 논리는 빛 좋은 개살구며 실제 그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아래서 철저히 구매자 또는 소비자의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TV 안에 살고 있는 스타들은 각기 다른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TV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상품경제의 논리 속에 언제인가 용도 폐기 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인간의 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다. 소모품. 재활용품. 폐기물 등으로 불리는 이들은 지금 「대기」 또는 「용도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

 

 

 

 

 

TV에 등장해서 성장, 소멸의 스타 재생산 구조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TV보는 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관객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극중 '소모품이라는 여자는 가장 성공했다가 비참하게 소멸한다. 낚시꾼(매니저)이 하라는 대로 말을 듣는 '인형'의 모습에서 점차 스타로 성장하고 데뷔 2년 후 정상에 오르며 매니저에게 가끔 항의도 한다. 그러나 스캔들에 연루되는 음모로 신선도와 가치하락으로 결국 폐기처분 되고 만다. 이 연극에서 관객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신나는 아침체조' 프로를 통해 시청자들의 건강을 도모하는 것 같더니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에어로빅의 부작용을 보도하는 TV의 모순된 행태를 보며 우리의 의식이 얼마나 마비되었는지 실감케 한다. 현대사회의 모습, 욕구의 집약체인 대중매체, 문화를 적절하게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시청자 또는 관객의 몫이라는 걸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 김상열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근호 '천국에서의 5월'  (1) 2015.10.27
차범석 '식민지의 아침' (꿈하늘)  (1) 2015.10.27
이반 '동창생'  (1) 2015.10.27
조원석 '컴퓨터 결혼'  (1) 2015.10.27
장일홍 '내 생애 단 한 번의 사랑'  (1)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