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50

전현아 '종이꽃'

장면1 - 만남, 예정된 재회 간절히 아주 간절히 원한다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알고 계시나요? 그들의 재회는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결코, 우연이 아닌, (창가에 기대어 밖을 내다보는 것을 즐기다가 발을 헛디뎌 밖으로 떨어진 아연의 친구 마야는 무술연습을 하며 민혁을 기다리는 철이를 만난다.) 장면2 - 용기, 첫 번째 시도, 기억 속의 그녀, 그리고 그 익숙한 아픔, 그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가 아니어야 합니다. 전 왜 간절히 원하는 걸 바래서는 안 될까요? (민혁은 꽃 배달을 하려던 오늘 아침, 2층의 아연을 우연히 보고 자신이 찾던 그녀라 확신하지만 어떻게 다가서야 할 지 몰라 버릇이 되어버린 종이 꽃을 접으며 고민을 하고 철이는 그렇게 고민하는 민혁을 안타까워한다.) 장면3 - 추억, 아..

한국희곡 2023.08.27

심회만 '8장 7절을 거부한 화려한 여인'

정인숙의 기구한 운명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허영과 자기반발에 가득찬 평범한 여인이 권력과 음모 자기모순속에서불행과 슬픔으로 점철돼가는모습을 그리고 있다. 정인숙의 첫사랑과 최고통치자와의 만남,그리고 그의 무심함에 대한 자기반발과 오만으로 권력 고위층의 비위를 건드리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삶의 여정을 세간에 알려진 이야기를 기초로 극화시켰다. 1988년 홍익소극장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이다. 정치 권력의 횡포와 비윤리성을 돌아보는 작품이다. 정인숙 사건은 지난 1970년에 일어난 피살 사건으로, 정인숙이라는 한 여성이 가슴과 머리에 총상을 입어 사망한 사건이다. 특히 숨진 여성의 수첩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층의 연락처와 당시 특권층의 상징인 '여권'이 발견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미..

한국희곡 2023.08.27

김원 '만리향'

2014년 34회 서울연극제에서 4개 부문(대상, 연출상, 신인연기상, 희곡상)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 작품이다. 연출 정범철. 극발전소 301. 도시 외곽의 중국음식점 만리향. 한때는 방송국 맛 집으로 선정되며 손님이 우글대던 곳이었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첫째 아들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파리만 들끓는 곳으로 전락한다. 유도선수인 셋째 딸이 운동도 그만두고 배달 일을 도우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꼴통 취급 받던 둘째 아들은 가출을 해버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적장애가 있던 막내마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리는데… 그리고 5년 후, 장 보러 나간 어머니가 시장에서 막내를 목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랜만에 모두 모인 가족.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니, 이제는 막내를 직접 찾으..

한국희곡 2023.08.26

장-폴 벤젤 '남아있는 나날들' (원제: 머나먼 아공당주)

희미한 빛과 밝은 그림자. 밀레의 그림과 같은 무대. 아련한 샹송 같은 사랑노래. 공간이 담긴 계절. 실존하고자 망치 소리, 그 안에 태어나는 금속. 차와 함께 하는 라디오 시간. 침대, 낱말풀이. 드라마 속 병 그리고.... ... 죽음... 조르주와 마리는 은퇴한 노부부이다. 이들은 젊은 시절 사회활동을 하던 대도시 아공당주를 떠나 아담한 시골집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다. 마리는 오늘따라 조르주가 보통 마시는 커피 대신 차를 찾는 것이 이상하다며 그 변화가 갖는 의미를 애써 찾아내려 한다. 마리는 또 예상치 못했던 전자제품 외판원의 방문에 어찌할 줄 몰라 하며 기뻐한다. 조르주는 집 한구석에 있는 철공 작업소에 아내가 생일케이크를 들고 느닷없이 나타나자 '성스러운' 남편의 일터를 함부로 찾아왔다며 심..

외국희곡 2023.08.26

안경모 '오페라 스토킹'

세상에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 종류보다 수백 배, 수만 배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세상에는 깔려지게 된다. 이 작품에는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라디오 방송의 한 프로그램의 MC인 혜은이 있고, 그녀에게는 가수인 남자친구 민성이 있다. 그 사이에 혜은의 방송 PD가 있고, 그 세 사람 사이에 PD의 딸인 묘경이 가세한다. 그리고 남은 한사람, 아무도 모르는 한 사람, 하지만 그 모두를 알고 있는 한 사람, 진호. 사람이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또 사람이 사람에게 집착한다는 것. 아무것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을 내보이고 있다는 것. 무방비 상태의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인해 자신의 정신과 자아의 세계는 으깨지고 갈려 나간다. 서로를 훔쳐보고, 응시하며 그 사..

한국희곡 2023.08.25

장 아누이 '베케트 - 혹은 신의 영광'

제1막 노르만인의 정복자 '헨리 2세'는 국왕의 권위를 지키고 왕국을 다스리는데 둘도 없는 신하이자 가장 사랑하는 친구인 '토마스 베케트'를 더욱 신임하는 표시로 상서직을 부활하여 옥새를 맡긴다. 그리고 항상 골치를 섞혀 온 교회의 부재지주 세금을 염출해내는 문제로, 추밀원회의에서 헨리는 강권으로 주교들에게 돈을 낼 것을 요구하자, 주교들은 성직자로서 그들의 교묘한 이론을 내세워 열띤 논쟁이 벌어진다. '베케트'는 오직 국왕의 충직한 신하로, 주교들께 대항하여 엄포를 가하지만, 일찌기 '베케트'를 잘 알고있는 대주교만은 그가 결코 속된 인물로 교회에 반역하는 방탕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매사에 호기방탕하고 국왕으로서의 위엄과 학문 등을 고루 갖춘 강력한 왕 '헨리'는 '베케트'의 탁월한 두뇌에 ..

외국희곡 2023.08.25

데이비드 H. 황 '옐로우 페이스'

이 작품에서 작가 데이비드 황은 인종과 국가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할 것인가를 얘기한다. 작가 자신이 등장인물로 나오는 이 작품에서 DHH는 미스 사이공 캐스팅 사건에 관해 입장을 표명하지만 결국 그 발언이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되어, 유라시아 계 마커스를 괴상한 아시아인으로 만들고 만다. 전반부가 전형적인 인종의 의미가 무엇인지, 곧 인종 그 자체가 문제였다면 후반부는 마커스와 부친의 기부문제가 정치적으로 문제되면서 인종과 국가의 문제로 확대된다.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건 국가일까, 인종일까? 자유와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던 이 이민자들에게 영원한 이방인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부친도 암으로 죽었으나 DHH는 부친은 그 꿈을 잃었기에 상실감이 ..

외국희곡 2023.08.24

김경주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시극 는 김경주 시인의 시집에 실린 동명의 제목 시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에서 출발한 희곡이다. 시극은 일반적인 희곡의 전개와 달리 시적인 언어와 알레고리적 전개를 통해 드라마를 구성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시극 는 2006년 연극실험실 에서 초연을 시작해 국내 무대에 여러 차례 공연되었으며, 일본에서도 매혹적이면서도 독창적인 희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야기가 있는 곳에 시적 질감을 채우고 언어를 비우고 그곳에 침묵의 질을 배치하며 독특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시극 작품이다. 불구로 태어나 가정과 사회에서 천대를 받던 아들 늑대가 이 세상에 자기 울음소리 하나 남기고 사라져 가는 이야기로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우화적이며 부조리한 작품이다. 먼 미래, 핵..

한국희곡 2023.08.24

송연수 '낙타의 꿈'

카자흐스탄의 이주노동자 세르게이에 대한 작품이다. 여기, 어찌 보면 우리보다도 못하고, 또 어찌 보면 우리네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카자흐스탄의 외국인 노동자 세르게이가 있다. 그는 자신과 함께 한국에 왔던 여동생- 율리아가 산재를 당하고도 보상받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가자, 그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혹독한 노동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임금이 체불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더해가고, 율리아의 치료비를 보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직장 동료인 철수의 여동생 수연이 공장에서 파업농성에 참여했다가 공장측으로부터 자신의 월세방 보증금과 식구들의 재산까지도 가압류당해 세르게이의 옆방인 철수의 방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세르게이는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집을 배우려는..

한국희곡 2023.08.23

블라디미르 베기체프, 바실리 겔처 공동작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트 왕자가 우연하게 악마 로트발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의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여인 오데트 공주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오데트에게 저주를 걸어가면서까지 그녀를 탐낸 악마 로트발트는 자신의 딸 오딜을 보내 왕자를 유혹하게 했고, 왕자는 계략에 걸려 오딜에게 사랑을 고백해 버려 오데트는 상심한다. 자살하려는 오데트를 지그프리트가 말리고 사랑을 고백하고, 그 직후 로트발트가 나타나 오딜과의 결혼을 강요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오데트와 지그프리트가 함께 춤을 추고는 호수에 몸을 던진다. 이 순간 둘의 사랑의 힘으로 저주가 풀리고 로트발트는 몰락하고 두 사람은 영원한 행복의 나라로 간다. 사람들에게는 지그프리트 왕자와 오데트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동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모티브는 추측하기..

외국희곡 202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