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이주노동자 세르게이에 대한 작품이다.
여기, 어찌 보면 우리보다도 못하고,
또 어찌 보면 우리네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카자흐스탄의 외국인 노동자 세르게이가 있다.
그는 자신과 함께 한국에 왔던 여동생- 율리아가 산재를 당하고도
보상받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가자, 그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혹독한 노동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임금이 체불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더해가고,
율리아의 치료비를 보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직장 동료인 철수의 여동생 수연이 공장에서
파업농성에 참여했다가 공장측으로부터 자신의 월세방 보증금과
식구들의 재산까지도 가압류당해 세르게이의 옆방인 철수의 방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세르게이는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집을 배우려는 집주인에게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주는 수연에게 따뜻함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지만,
자신의 처지로 인해 표현하지 못한다. 세르게이의 임금체불은 계속되고,
고향에서 동생이의 다리를 미칠 안에 수술하지 않으면 절단해야 한다는 편지가 도착하는데...
열심히 일하지만 계속 임금이 체불되자 한국인 동료 철수의 꾐으로
결국 세르게이는 공장 물건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다.
2002년 5월, 40세의 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 세르게이씨의 죽음이 이 연극 '낙타의 꿈'을 시작이다. 사망한 세르게이씨에 대한 자료는 몇 개 안되는 신문기사들과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 있는 서류 복사본 몇장이 전부. 나머지의 이야기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사례와 파업으로 인한 손배소송 가압류 사례, 신용불량 등의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 없는 현실, 외국인 노동자 세르게이를 통해 비춰본 우리네의 슬픈 자화상이다.
무거운 짐을 매고 뜨거운 사막 위를 걷고 또 걷는 낙타는
때로는 안락한 고향 초원을, 때로는 풍요로움을 안겨줄 오아시스를 꿈꾸지만,
그것은 현존하지 않는 '꿈'이다.
외국인 노동자 세르게이에게도, 철수와 수연에게도,
그들을 바라보며 연민을 느끼는 우리들에게도 그것은 꿈이다.
너도나도 로또의 대박을 꿈꾸는 오늘,
'낙타'는 곧 우리의 이웃이자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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